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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인간의 삶은 언젠가부터 수평을 팽개치고 수직을 지향하고 있다. 

어렸을 적 밥상 위에 동생과 장기알 쌓기를 한 추억이 있다.
누가 높이 쌓나. 교대로 한알 한알 쌓아 올린다. 높이가 높아질수록
행여 식구들 중에 누군가 지나가다 상을 건드릴까봐 신경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언제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누군가 나타나서 상을 흔들었다.
동생과 나의 소망이 담긴 장기알 탑은 한 순간에 무너졌다.

일본에 지진이 왔다.
장기알 탑이 무너지듯 건물이 무너진다. 사람도 삶도 무너진다.
비단 일본만 그런 게 아니라 지구 행성에 사는 누구든지
발밑이 흔들리지 않으리란 보장을 할 수 없다.
수직을 지향하는 우리의 삶의 방식은 언제든지
수평이 될 수도 있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수직의 삶은 과연 옳은가.



두울

인간의 삶에 언젠가부터 안전성보다 효율성과 경제성이 제1의 잣대가 되었다.

어렸을 때 엄마는 깨지기 쉬운 물건을 둘 괜찮은 곳을 찾으셨다.
위에 두었다 혹시라도 떨어져 깨지면 안 되고
낮은 곳에 두어도 위에서 뭐가 떨어져 깨뜨리지 않을 곳, 그런 곳에 두셨다.
하지만 그래도 그 깨지기 쉬운 물건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것이어서
엄마는 항상 노심초사하셨다. 

일본에 지진이 왔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다.
원자력 발전소는 안전하다. 지진이 닥치기 전까지는 그렇다.
원전은 안전하다고, 수력과 화력 발전에 비해 효율성과 경제성이 좋다고,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불안감은 현대적이지 못한 거라고, 국가적으로 노래했다.
하지만 원전은 지진을 피하지 못하고 지진은 원전을 비켜가지 않는다.
효율성과 경제성을 추구하며 진행된 우리의 생활양식은 
결국 안전이 먼저였음을 뒤늦게 일깨운다.



일본 지진으로 숨진 모두의 명복을 빈다. 한명이라도 더 생존하길 기원한다.
지진과 그 여파로 다치거나 잃은 이들 모두 용기를 잃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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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313 일 10:40 ... 11:3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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