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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오래 전에 구입했던, 아마도 2000년인가 2001년인가 구입했던, 김훈의 「자전거여행」이었습니다.
어지간히(?) 오래 잊고 지냈던 책이었는데, 황석영 선생이 이 책을 상기시켜주었습니다.
황석영 선생,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 나왔었지요. (2008년 10월 29일과 11월 5일로 확인되는군요.)
그때 김훈이 황석영 선생에 의해 언급되었고, 저는 기억에서 김훈을 퍼올렸습니다. ^^
2009년 들어서 계속 이어져오는(암, 그래야지!) 책읽기에 끼워넣게 된 이유입니다.

   김훈, 「자전거여행」(생각의나무, 2000)   * 본문 - 총 329쪽.

김훈의 「자전거여행」은 읽는 데에 그닥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김훈의 문체도 문체겠고,
무엇보다 책의 판형이 좀 작지요. 게다가 여행기이고,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풍경사진들도 있고 해서요.
2009년 3월 10일(화) - 3월 16일(월), 꼭 일주일 걸렸군요. 휴무와 이런저런 이유로 이틀은 못 읽었네요. -.-a
흠흠. 김훈 하면 「칼의 노래」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인데요. 요건 언제 한번 기회를 만들어 읽을 듯합니다. ^^
 
 
 

    무릎팍도사 황석영 선생 덕에 김훈의 「자전거여행」을 읽다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김훈의 책과... 밀린 리뷰를 써야할 몇권의 책. (이미지를 클릭하면 커집니다.)


 

1.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하는 깊은 사색

자전거는 새벽에 여우치 마을을 떠나 옥정호수를 동쪽으로 우회했다. 호수의 아침 물안개가 산골짝마다 퍼져서 고단한 사람들의 마을을 이불처럼 덮어주고 있었다. 27번 국도를 따라 20여 킬로미터를 남쪽으로 달렸다. (280쪽)
강은 인간의 것이 아니어서 흘러가면 돌아올 수 없지만, 길은 인간의 것이므로 마을에서 마을로 되돌아올 수 있었고, 모든 길은 그 위를 가는 자가 주인인 것이어서 ... 그러므로 이 늙은 길은 가(街)가 아니고 로(路)로 아니며 삶의 원리로서의 도(道)이다. (281쪽)
(280, 281쪽, '시간과 강물 - 섬진강 덕치마을에서)

김훈의 「자전거여행」에서 기록되고 있는 것은 '자전거'도 아니고, '자전거여행'도 아니고 '여행의 풍경'도 아닙니다. 달리는 자전거 위에서 보는 삶과 자연과 풍경에 대한 김훈의 깊은 사색입니다. 그것을 빼면 이 책은 빈 종이 묶음에 불과하다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김훈은 달리고 또 달립니다. 페달을 밟는 김훈의 머리 속을 스쳤을 수많은 생각을 한올 한올 놓치지 않고 옮겨 놓습니다. 그렇게 전해지는 사색은 우리의 삶와 연관성을 놓치지 않기에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렇게 전해지는 사색에 깊이가 있기에 울림이 있습니다.
저, 길 하나를 놓고 펼쳐지는, 가-로-도에 관한 생각은 리뷰를 쓰는 지금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2.  꽃 한송이 풀 한포기를 놓치지 않는 따뜻한 시선

매화는 잎이 없는 마른 가지로 꽃을 피운다. 나무가 몸 속의 꽃을 밖으로 밀어내서, 꽃은 품어져 나오듯이 피어난다. 매화는 피어서 군집을 이룬다. 꽃핀 매화숲은 구름처럼 보인다. 이 꽃구름은 그 경계선이 흔들리는 봄의 대기 속에서 풀어져 있다. 그래서 매화의 구름은 혼곤하고 몽롱하다. 이것은 신기루다.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散華)한다. ... 가지에서 떨어져서 땅에 닿는 동안, 바람에 흩날리는 그 잠시 동안이 매화의 절정이고, 매화의 죽음은 풍장[風葬]이다.
(21쪽, '꽃피는 해안선 - 여수 돌산도 향일암'에서)   * [   ] 삽입은 비프리박.

저는 솔직히 우리의 이른 봄을 장식하는 매화에 관해 이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이처럼 아름답고 섬세하게 기록한 글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매년 이른 봄, 매화꽃 좀 피는 곳이면 축제를 열고, 저부터도 꽃구경을 가고 싶어 엉덩이를 들썩이는데, 매화 자체에 관한 생각은, 계기가 없었는지, 겨를이 없었는지-.-a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위에 인용한 바과 같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꽃과 나무들에 대한 김훈의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은 책 전체를 관통합니다. 그 시선 역시 깊이가 있고 울림이 있어서 좋습니다. 게다가 글쟁이 김훈의 유려한 글솜씨까지 겹쳐져서 그의 따뜻함과 섬세함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3.  먹거리에 관한 김훈식 묘사가 주는 이채로움

새로 돋아난 봄 냉이를 엷은 된장에 끓인 국이 아침 밥상에 올랐다. 모시조개 몇 마리도 국 속에서 입을 벌리고 있었다.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나가서 공원을 몇 바퀴 돌고 오니까 현관문을 열 때 집 안에 국 냄새가 자욱했다. 냄새만으로도 냉이국이란 걸 알아맞혔다. ... 국 한모금이 몸과 마음 속에 새로운 천지를 열어주었다. ... 겨울 동안의 추위와 노동과 폭음으로 꼬였던 창자가 기지개를 켰다. 몸 속으로 봄의 흙냄새가 자욱이 퍼지고 혈관을 따라가면서 마음의 응달에도 봄풀이 돋는 것 같았다.
(34-36쪽, '흙의 노래를 들어라 - 남해안 경작지'에서)

김훈의 먹거리 묘사에서 느껴지는 그의 관심과 생각과 조예가 남다르다는 사실이 조금은 놀라움으로 다가옵니다. 그렇습니다. 문인 김훈이 풀어낸, 봄철 밥상을 장식하는 냉이된장국 하나에 관한 묘사와 생각은 그야말로 이채로움과 놀라움를 선사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경유지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닐 뿐더러 지나치며 본 것들에 관한 묘사로 그치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먹거리 하나에 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담아 풀어냅니다.
약간의 과장과 오버액션이 느껴지기는 하나, 그것이 전체적인 글의 흐름에서 결코 벗어나거나 어긋나는 일은 없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히려, 그것은 읽는 사람에게는 색다른 읽는 재미로 작용하기도 하는 한편, 글쓰는 이에게 주어진 자유이자 글쓰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의 행사라고 볼 수도 있으니까요.

 
 

 
4.  길에서 사람을 만나다, 사람에서 사회를 보다

목발을 짚고 꽃가게를 경영하는 [광주민중항쟁] 총상 피해자 이세영씨와 나눈 대화는 다음과 같다.
"처음부터 그 사태에 대한 인식이 있었나?"
"전혀 없었다. 나는 그때 전두환이라는 이름조차 몰랐다. ... 두들겨 맞고 나서, 총에 맞고 나서, 이 사태가 무슨 사태인지를 알게 되었다."
......
"용서와 화해는 불가능한가?"
"그게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 가해자들은 아무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고 화해를 요청하지도 않았다. 개인의 심정으로는 만일 용서를 빌어온다면 부둥켜안고 통곡하고 싶다. 그러나 그런 일이란 없었다."
(55-56쪽, '망월동의 봄 - 광주'에서)   * [   ] 삽입은 비프리박.

어쩌면 오랫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한 김훈의 이력 때문인지, 사회에 대한 생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위에서와 같은,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인용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비출 뿐이지요. 이것은 현실에 대한 회피도 아니고 책임의 모면도 아닙니다. 오히려 간접적으로 이렇게 드러냄으로써 독자에게는 더 생생하고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화해와 용서'를 구하지도 않는 학살의 주인공들을 용서하고 화해한다는 것의 허구성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비판하는 것보다 피해자의 생생한 육성을 전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적어도 김훈은 그런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공감 혹은 깨달음을 불러일으키니까요.




리뷰의 결론은...?

- 여행은 느리게 하는 것이 좋다. 여행의 속도는 생각의 깊이와 반비례 관계에 있다.
- 여행은 보는 것,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보고 만나는, 풀과 나무들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갖는 것은 아름답다.
- 고로, 여행은 하지 말아야할 이유보다 해야할 이유가 많다. 가능한 한 많이 돌아다니자.

※ 여행 자체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분에게는. 전혀 공감이 안 가는 책일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 0428 화 00:50 ... 02:15  비프리박


p.s.

쓰나미는 거대한 파도로 몰려오고...

화요일, 수요일이 지나면 쓰나미는 일단 잦아듭니다.
문제는 오늘과 내일, 화요일과 수요일입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세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야 할 듯 합니다.
쓰나미 자체도 크지만, 미리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군요.

그래도 이제 쓰나미는 끝을 보이고 있음에 기뻐하렵니다.
 
                                            [ 2009 0428 화 아침, 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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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4.28 12:40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아까아까..아침에 이글을 봤습니다만 댓글이 하나도 없기에 무플방지위원회에서 다녀갑니다...^^
    우선 일빠 하고요....ㅎㅎ

  2. BlogIcon 머니야머니야 2009.04.28 12:5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처절하게 결론1번 공감합니다..
    제가 오래전 와이프델구 7일간 40군데 국내유명 여행지를 강행군한적이 있었는데..
    와이프의 한풀이 용도가 강해서..나름 성과는 있었지만..
    여행은..말씀하신대로...유유자적..슬로슬로..천천히 보는것이 훨 좋은것 같더군요~
    리뷰 잘보구 갑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09.04.30 00:48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저도 강행군을 좋아 합니다만,
      느리게 느리게 하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아하. 강행군은 맞습니다, 한풀이의 성격이 강해요. 잘 압니다. ^^
      음음 7일간 40군데를...? 크헉. (이라고 적고 보니, 저희도 7일로 환산하면 만만찮을 듯. 크흣.)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4.28 12:55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에구....시간 낼려고 빡시게 일하다 보니 댓글 달시간도 없고 포스트 할시간도 없고 포스트꺼리도 없고...
    그래서 뭐 별일이 없을뿐이고요....^^
    여행에 관한 책은 지가 느끼기로는 엄청 주관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잘 읽지 않는 편입니다만...
    유명하신 작가가 쓰는 여행기는 왠지...좀 답답할것 같다라는 선입견부터 갖게 하는지 몰라요...^^
    좀 전에 사진 예기를 하며 구례의 그 무슨강(?)이 떠오르지 않았는대...흐흐 섬진강이었군요.....ㅎㅎ
    여행은 먼곳이던 가까운 곳이던 그저 즐겁지 말입니다..좋아하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 배가 되지만
    혼자 쓸쓸히 하는 여행도 그것대로 볼거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여행이지 말입니다...^^

    윗쪽 내번째줄 19번째 글자 아무래도 오타같어요..

    31일 남도 여행을 갑니다만...이것저것 많이 볼 수 있는 여행이 될꺼라 생각되어지내요..
    아직 갈 수 있을지 못갈지..31일 저녁시간이 돼봐야 알것 같지만요...꼭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믿지도 않는 하느님까지 동원하여 기도도 해봅니다....^^

    얼마전에 지금까지 읽고 있는 "나는 소소한 일상을 탐닉한다"라는 책도 여행기지 말입니다...^^
    그런대 국내여행이 아니고 미국여행기를 다룬책이라서 급..나도 대륙횡단을 하고픈맘이 들었지 뭡니까...^^
    더군다나..군대군대 음악에 대한 예기까지 나오고 그래서 아끼느라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ㅋㅎ...

    요..자전거여행이라는 책도 확 사고픈 욕망이 꿈들거리는대요...^^

    • BlogIcon 비프리박 2009.04.30 00:5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아. 오타 지적은 거의 실시간 확인을 하고 고쳤더랬습니다.
      희수님 센스 짱. ^^ 다 읽으시는군화. ^^
      요즘은 올라오는 답글 보면 가끔 대충 읽기가 대세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슬프답니다. ㅜ.ㅜ

      아마도 바쁘신 날의 연속인가 했어요.
      포스트도 답글도 올릴 시간이 없으신 거겠지, 했어요.
      별일이 없으시다니 다행입니다. 별일 없어야죠. ^^a

      여행에 관한 책은 저도 잘 안 읽습니다. 저자를 가리는 편이라면 맞을 겁니다.
      제일 최악은 그런 거죠. 여기 갔었다, 저기 갔었다, ... 의 반복요.
      그래서 여행기는 좀 말빨이(?) 센 사람들의 여행기를 읽는 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도 여행기를 심심찮게 쓴다는 거 아니겠어요. ^^ 좋습니다. 하하.

      남도 여행은 꼭 가실 수 있기를 빌어드립니다.
      30일 밤 목요일 그러니까 이제 오늘(!) 밤 출발인가요?
      저도 믿지도 않는 석가모니와 크리스트와 마호메트에 의지해서 빌어드려 봅니다.

      음음. 나는 소소한 일상을 탐닉한다. 제목이 저를 확 잡아끄네요.
      희수님이 일부러 천천히 읽으실 정도라면 확 구미가 당기는...! ^^

      음음. 이, 김훈의 책은 남도쪽 이야기가 많으니까 희수님이 보시면 친숙할 수 있겠어요.
      게다가 뽐뿌도 될 수 있고 말이죠. ^^
      꼭 읽으시란 말씀은 아니고요. ^^

  4. BlogIcon 검은괭이2 2009.04.28 15:4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이 책을 읽지 않아 우선 내용은 안 봤지만(나중에 읽구 내용을 보겠습니다^^;; ㅎ) 사진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푹 찔리네요 ㅎ 아직 '하'권을 보지 못 했어요 ㅎ 조만간 꼭 봐야겠네요 ㅎ

    • BlogIcon 비프리박 2009.04.30 00:5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요것이 상하권 분리되었나 보군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처럼요.
      책값을 더 먹으려는 출판사의 속셈인지, 독자의 가방 무게를 가볍게 해주려는 배려인지, ... ㅠ.ㅠ
      조만간 다 보시기를 기원해드릴게요.
      나중에 이 포스트를 읽으신다고 했으니 기다릴 거임. ^^

  5. BlogIcon oddpold 2009.04.28 16:0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활주로 앞에서 탁 트인 하늘을 볼 때마다 제 마음은 구름 위를 날고 있다는...
    날씨도 상쾌한 요즘입니다. 여행하기 좋은 것 같아요.
    딱! 여행에 목마른 사람의 가슴을 후벼파는 리뷰군요. ㅋㅋㅋㅋㅋㅋㅋ

    • BlogIcon 비프리박 2009.04.30 00:58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요즘, 여행하기 딱 좋은 그런 날씨죠?
      날씨도 여행 뽐뿌. 리뷰도 여행 뽐뿌.
      흠흠. 하늘을 볼 때마다 하늘을 날고 계시다면 조만간 여행 떠나시겠는데요? ^^

  6. BlogIcon 맑은물한동이 2009.04.28 23:3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역시 글쓰는 분들을 뵈면 부럽습니다.
    뭔가 가슴에 느껴지는 것들이 있는데 그게 뭔지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 모를때가
    대부분입니다.
    저녁에 일을 마치고 약간 차가워지는 공기를 마시며 집으로 돌아 올때의 가슴에 가득한 이상하게 편안하고
    또 뭐 어떤 느낌, 땀흘리며 일하다 바람을 타고 내 후각을 자극하는 찔래꽃 향기가 남긴 가슴의 어떤 느낌....
    이런 것들이 뭔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 ㅡ.ㅡa

    저렇게 섬세한 표현력을 가진 분들이 존경스럽습니다.

    김훈의 칼의노래 저는 매우 인간적이 었던 이순신장군이 맘에 들었어요.^^
    그 책 자체가 섬세하고 가냘픈 느낌이 들었는데 제 맘속에 여운이 오래가더라구요.

    • BlogIcon 비프리박 2009.04.30 01:0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김훈의 경우는 조사 '은,는'과 '이,가'를 놓고서도 몇번씩 고쳐쓴다더군요. 다른 어감 때문에요. ^^
      제 맘엔 들어요. 표현은 연습과 다듬기가 아닐까 해요.
      천재적인 글꾼이 아니면요. ^^

      일을 마치고 귀가하며 느끼는 차가운 공기와 가슴 가득한 편안함 ...
      이런 것을 울 한동이님도 언젠가 멋드러지게 시적으로 또는 소설적으로 표현해 내시지 않겠어요?
      블로그 포스트 작성을 통해 연습도 되실 것이고.
      (그러니까 꾸준히 의무적으로! 올려주삼. 아하핫.)

      인간적인 이순신을 보고파서 한번 칼의 노래를 읽고 싶답니다.
      그리고 자전거여행에서도 칼의 노래를 간접광고(?)하고 그러더군요. ^^
      그러는 것이 저는 나쁘지 않더군요.

      흠흠. 섬세하고 가냘프고 보드랍고 ... 한 것은
      21세기의 우리들을 사로잡을 트렌드일 거라 봅니다.
      남성 중심적인 사고와 글쓰기가 그런 여성성으로 좀 무력화되어야 한다고 봐요. 히이.

  7. BlogIcon 찬늘봄 2009.04.29 12:0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오늘은 자리깔고 있어요.. ㅋ~

    김훈 작가의 섬세함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글들이에요..
    "길은 道이다."
    "매화의 죽음은 風葬이다."
    "창자가 기지개를 켠다.. 마음의 응달에도 봄풀이 돋는다."
    베풀어님을 통해서 새롭게 김훈 작가와 만났어요.... ^^

    4번째 글을 보니 MB가 몇년전에 망월동 묘역에 갔을때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입을 대문짝만하게 열고 웃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용서를 구하기는 커녕..
    지금은 만행을 저질렀던 집단들이 득세해서 역주행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으니 정말 캄캄해요..
    오늘 선거에서 제대로 심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베풀어님.. 오늘도 수고하시구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

    • BlogIcon 비프리박 2009.04.30 01:0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자리 깔고 계신 거 봤어요. 답답글을 못 적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a

      찬늘봄님이 답글에 인용하신 세 문장은 정말 강렬한 울림이 있는 것들이었어요.
      고걸 또 콕콕 짚어내시니 역시 찬늘봄님입니다. ^^
      김훈이 좀 새롭게 다가왔다 하시니 리뷰 올린 맛이 제대로 나는데요? ^^

      2mb 이야기 하시니, 언젠가 그는 묘지석을 사뿐이 발로 즈려밟은 적이 있군요.
      사진도 꽤나 오래 인터넷에 떠돌았는데.
      2mb는 광주에 왜 가나 모르겠어요. 뭐, 전혀 그들의 죽음에 개의치 않을 거면서 말이죠.
      거기다 학살의 주범이 몸담았던 바로 그 당이기도 하고요.
      오늘 선거는 딴나라당이 전패했더군요. 게다가 진보신당이 한 석을 얻었구요. ^^
      흠흠. 요거, 수일 내로 결산(?) 포스트 올릴 생각입니다. ^^

      자리깔고 계셔주시니 제가 좀 쓰나미 속을 헤치고 있어도 맘이 놓여요. 카핫.

  8. BlogIcon mingsss.net 2009.04.29 12:45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여행자체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여태껏 그다지 만나보질 못했는데..'ㅁ'
    제가 하는 (무계획 컨셉의)여행들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시는 엄마는 매일 보지만 ㅋㅋ
    전 사실 자전거여행을 책이 출간될 당시에 교보에 진열되어 있길래
    서서 후루룩 본 적이 있어요
    책 읽는 속도가 느린 저가 책장을 빨리 빨리 넘기면서 봤으니 엄청 대충봤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저도 배풀박님처럼 저자의 사색을 따라가며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네요
    칼의 노래도 읽은 적 없고, 기자출신이신 것도 몰랐지만 김훈씨를 좋아하게된 계기가 되었을수도
    저도 버스, 지하철, 걸어가는 도중에 즉 이동중에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게 버릇이거든요
    요새는 주로 -_-; 과제의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를 고민하지만;;
    가끔은 저런 철학적인 고민도 하지 않나 싶어요 ㅋㅋ
    그게 집에와서까지 생각이 나면 제 일기장(사이트 ㅎㅎ)에 적어두기도 하고
    암튼 기회가되면 다시 시간을 두고 보고픈 책이네요

    • BlogIcon 비프리박 2009.04.30 01:1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음.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궁.
      돈 쓰고 왜 돌아다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거 다 인터넷에 사진이 올라와 있는데 왜 보러 가냐는 사람도 있고,
      갔다가 금방 올 거 뭣 땜에 가냐는 사람도 있어.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부대끼며 사는 곳이니까 그러려니 해.

      밍스의 엄마는 무계획 컨셉의 여행이 싫으신 거로군?
      밍스는 무계획 컨셉의 여행도 좋아하는데 말이야.
      언니랑 나랑도 무계획 컨셉의 여행을 가끔 해.
      그냥 뜬금없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동해안으로 달리고 있을 때가 꽤 있었지. 크.

      자전거여행을 본 적이 있었구나. ^^
      그래서 김훈을 좋아하게 되고 말이지?
      그것도 괜찮은데? 꼭 그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그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야.

      골똘히 생각하는 밍스. -> 요건 내가 밍스를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임. ^^

  9. BlogIcon 초록장미 2009.04.29 14:27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김훈이라는 이름도, '자전거여행'이라는 제목도 들어본 적 없지만 '칼의 노래'라는 책제목은 어렴풋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목이 주는 어감 때문에 막연하게 무협지인가보다 했거든요. 위쪽에 어떤 분이 다신 댓글을 보니 전혀 그런 내용이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비프리박님 덕분에 아름다운 글을 쓰는 또 한 명의 문인을 알게 되어서 기쁩니다.

    다 좋은데, 맨 처음에 언급하신 '길'에 대한 사색이 특히 깊은 감동을 주는군요. 뭔가 묵직한 것이 마음을 한 번 툭 건드리고서 조용히 사라진 것 같아요. 누구도 깊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흔하디흔한 '길'에 대해 이렇게 깊은 고찰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이겠지요. 생각한다는 것 말이에요. 여행이란 여가를 즐기는 수단도 되지만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시간도 함께 제공하는군요.

    저는 태어나서 처음 읽어본 여행기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인데요, 1권도 채 못 읽고 덮어 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_- 무라카미 하루키와 마찬가지로 매번 청소년 필독서로 꼽히는 책이라 늘 생각만 하고 있다가 지난 2월에 다른 책과 함께 구입해서 읽어봤는데, 그다지 재미를 못 느껴서인지 진도가 안 나갔어요. ㅜㅜ 그래서 여행기는 나랑 안 맞는구나 생각했죠. 그러나 오늘 비프리박님의 리뷰를 보고 나니 다시 여행기에 도전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는 차치하고라도 문체와 표현이 참 아름다워서 꼭 읽어보고 싶거든요. ^^

    오늘은 수요일, 비프리박님이 예고(?)하신 업무쓰나미가 절정을 이루는 날이군요. 블로그만 보아도 어제 오늘 굉장히 바쁘시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어요. 힘드시더라도 바쁜 업무가 끝난 후의 여유를 생각하며 힘 내시고요, 모쪼록 건강 유의하셔야 합니다. 요즘 돼지독감 때문에 전세계가 난리잖아요. 어제 보건복지가족부에서 문자가 왔는데(대체 제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어요;) 외츨에서 돌아온 후에는 손을 꼭 씻고 평소보다 위생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예방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화이팅입니다! ^^ 퇴근할 때쯤 시간이 나면 다시 들를게요.

    • BlogIcon 비프리박 2009.04.30 01:2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저도 칼의 노래에 대해선 살짝 듣기만 했더랬는데,
      이 책에사 두번인가 언급한 것을(본인의 책이라고 간접광고를? 큭^^) 보고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전거여행의 포스(?) 정도면 신뢰할만하다는 그런 판단? ^^
      영웅 이순신이 아니라 인간적인 이순신을 그린 소설인 것 같아요. 아프고 병들고 고민하고 그러는. ^^;

      길에 관한 이야기는 제가 참 잘 인용을 했죠? 하하핫.
      책 전체에 관해 언급을 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제가 안 내켜하지만
      인상적인 부분을 혼자 보기 아까와 하면서 직접 인용해서 소개하는 것도 좋겠단 생각을 해요.
      가-로-도. 참 멋진 연결 아닌가요? 인간으로서의 도리까지 연결되는...!
      맞아요. 여가는 그냥 쉰다는 의미도 좋겠지만 생각의 깊이와 폭을 넓혀주기에 좋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을. ^^

      아. 문화유산답사기는 아마도 유홍준이 문인이었음 좋았을 걸 해요.
      글이란 것, 책이란 것, 꼭 문인이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인이 쓰면 아무래도 흡인력이 생기지요.
      아마도 문화유산답사기를 독파하신 분들은 의무감도 좀 작용했을 거예요. ^^
      저도 첨에 몇번 시도하다 덮어놓은 책이예요. 막 유행(?)하던 그 시절에 말이죠.
      아직도 그 책들은 그냥 책꽂이에 꽂혀 있는데요. 내키면 읽으면 된다는 생각을 해요. 내킬 때 있겠죠. ^^
      초록장미님이 문화유산 답사기를 덮어버린 것은 유홍준이 흡인력이 없었기 때문이예요. ^^
      하아. 아마도 자전거여행을 읽으시면 그런 일은 없겠네요.
      (그렇다고 꼭 읽으란 말씀은 아니고요. 요것도 때 되면. ^^)

      아. 이 답글을 적으신 것이 29일 수요일이니까 업무의 쓰나미, 파도의 최정점에 있을 때 맞습니다.
      화-수요일은 그랬으니까요. 이제 과거형입니다. 어제 퇴근하면서 홀가분하더군요.
      아직 시험 안 끝난 학교가 좀 있지만 고건 귀여운 수준이예요. 파도에 서핑을 할 수 있는...? 크흐.
      블로그만 보고도 바쁨을 짐작하는 초록장미님, 너무 많은 걸 간파하셔요. ^^

      보건복지부 문자 계속 들어와요. 방송 메시지로 말이죠. 이거 수신거부 좀 안 되나? -.-a
      아마도 통신사 가입자 전원에게 날리는 걸걸요? 어케 내 폰 번호 알았지? 하는 생각은 털어내셔도 됨. ^^

      퇴근하시기 전에 답글 적으신 것이 또 있는 것 같은데, 잠자기 전에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 ^^a

    • BlogIcon 초록장미 2009.05.01 11:54 | Address | Modify/Delete

      저도 처음엔 복지부의 문자가 귀찮기만 했는데(어제는 무려 세 통이;;;) 지금은 나름 유용한 정보라고 생각하고 건강을 챙기는 데 만반을 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들리는 얘기로는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아직은 아무것도 없다면서요? -_-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한 것인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하지만 손 씻기는 돼지인플루엔자 뿐 아니라 모든 전염병 예방에 해당되는 일이니까 지켜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해요. 온갖 들어본 적도 없는 전염병들이 판을 치는 시대 아니겠습니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대한 말씀에는 상당히 일리가 있네요. 그래요, 책을 중도에 덮는 이유는 열에 아홉은 재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죠. 저자가 들으면 섭섭해하겠지만^^; 더 이상 책이 손에 잡히질 않는 걸 어쩌겠어요. 그저 언젠가는 다시 읽을 날이 있겠지 하고 책장에 고이 꽂아뒀어요. 다 읽지 않은 책이라도 소장가치는 충분하니까요. ^^

      어제가 파도에 서핑을 할 수 있는 날이었다면 오늘은 유유자적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날일까요? ㅎ 잘은 모르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시험이 끝났을 시즌인 것 같아서요. ㅎㅎ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03 23:4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돼지 인플루엔자라고 불리던 녀석이, -> SI -> 인플루엔자A형...!
      오락가락입니다. 참 이름으로 고생하는 인플루엔자입니다. 크쵸?
      우리나라 언론의 냄비근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요.
      정부 관계부처의 무책임함 또는 무식함을 재확인합니다.
      다른 모든 질병예방의 기본인 손씻기를 잘 한다면 좋은 거겠지만,
      고작 그게 대처방안이냐?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문화유산답사기는, 중도에 때려친 저 자신을 합리화 하기 위함이 아니라,
      어느 독자도 '반드시'(!) 억지로 읽어야 할 책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예요.
      나중에 때 되면, 느낌이 오면, 그 때 읽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파도에 서핑을 하려고 했는데, 파도가 참 높군요. 쓰나미라고는 하기 힘들지만,
      꽤나 큰 파도군요. 방금 일단락 지었어요. 그리곤 답답글 러시를 시작...! 크흐.

      p.s.
      그래도 그 와중에 초록장미님의 포스트에는 답글 폭탄을 투하할 수 있어서 기뻤다는...! ^^

  10. 세옹지마 2009.05.06 21:03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며칠 간의 여행을 마치고 간만에 편하게 음악을 즐깁니다.
    다양한 글 중에 반가운 책 제목이 있기에 들어 왔습니다.

    처음 '자전거-'를 접했을 땐 기대와의 차이가 있어 잠시 접었었고, 소설 - 칼의 노래와 남한 산성을 읽고 난 후 다시 만났지요.
    흐흠~~ 좋더군요!! 그 땐 전차여행의 정보를 더 원했었거든요, 전차에 한참 열을 올리고 있을 때인지라!!


    여행을 하다 보면 뜻 밖의 보너스를 얻기도 하지요.
    '혼불 문학관'

    주문한 3권의 책을 읽은 뒤, 왠~~지 다시 혼불로 손이 갑디다. 싸악 싹 먼지 털어 내고 겸손하게 펼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발견한 이정표이었기에 현장에서의 감동은 소름이 돋을 정도.
    때 맞춰 석양의 시간대라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긴~~ 문구들이 주변의 산세와 더불어 사정없이 절 휘몰아 치더군요.
    휘청 흐너적 양껏 즐겼습니다.

    ^ ^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07 11:2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즐거운 여행 후의 즐거운 음악 감상이시겠습니다.
      그 와중에 반가운 책 제목으로 자전거여행을 만나신...? ^^

      자전거여행은 저도 처음에는 살짝 '뭐지?' 했더랬어요.
      이번에 다시 읽을 때는 왕창 대박이라는 생각을 했구요.

      아. 혼불문학관에 다녀오신 모양이군요.
      저도 그 고즈넉함에 넋을 잃은 기억이 있습니다. ^^
      흠흠. 이 기회에 저도 혼불을 한번 시작해봐? ^^

  11. BlogIcon 위센셩 2009.10.30 14:07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김훈, 자전거 여행에서 특히 3번 봄냉이를 묘사한 부분은 특히 오묘합니다.
    봄날에 냉이된장국을 먹었을 때의 느낌을 글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운데요...

    '된장'이라는 물건이 원래 다른 음식물을 조화롭게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09.10.31 23:2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말씀하신 그 부분을 읽으면서 접했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어찌 이런 표현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했구요.
      역시 김훈은 대단한(!) 문필가란 생각을 했다죠.
      황석영같은 '변절'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