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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10년 9월 8일에 작성한 글의 2021년 수정본입니다. 내용은 사실상 그대로입니다. 단지, 조금 첨삭하고 포맷을 달리하여 가독성, 특히 모바일 기기 가독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 원글 : https://befreepark.tistory.com/1118

 

 

 

매실청 만든다고 매실하고 설탕 사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매실청에서 매실을 건져낼 때가 되었습니다. 시인 이육사는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노래했지만 저는 "우리집 8월은 매실청이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말해야 하나 봅니다. 8월 말일에 매실을 건져냈습니다. 평년에 비해 대략 열흘 정도 시기가 당겨진 셈입니다. 어쩌면 날이 많이 더워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때 되면 매실청을 담다 보니 이런 저런 경험도 하게 되고 이런 저런 스킬(이랄 것도 없는 스킬)이 생기네요. 어쩌면 누군가 도움 혹은 조언이 필요한 분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저희집 나름의 경험과 스킬을 공유해 봅니다. 누가 상 주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뭔가 공유할 때가 개인적으로 참 좋습니다. ^^

 

 

 

  1. 매실청에 곰팡이가 생기면? 
  2. 매실이 다시 부풀면 수확시기?
  3. 건져낸 매실로 매실주를?

 

 

# case 1  
 


< 매실청을 담았음 > (0611)
  


< 매실청에서 곰팡이 발견! > (0728)

매실청을 담은 후에는 때때로 흔들어주고 가끔 저어주고 그래야 설탕이 가라앉아 뭉치지 않고 잘 녹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때때로 흔들어주고 가끔 저어주고 그래야 위아래 매실의 위치가 바뀌어 매실에 곰팡이 같은 게 생기지 않죠.

그런데 아차. 한 열흘 넘게 젓지 않았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소망과는 정반대로(!) 곰팡이가 생겨 있습니다. 두 통 가운데 한 통만 생겨 있더군요. 아이고, 두통이야.

이게 매실과 설탕의 비율이 안 맞거나 매실이 공기 중 노출이 되거나 온도가 안 맞거나 ... 하면 그런다고 하는군요. 설탕:매실 = 1:1 비율을 못 맞췄다 싶은 쪽에서 곰팡이가 생겼습니다. -.-; 흔들어주고 저어준 건 두 통이 똑같거든요.

 

 

< 곰팡이가 낀 매실만 긴 젓가락으로 꺼냈어효. -.-; >

 

 

바보같이! 매실청에 곰팡이가 생기기는 첨입니다. -.-;;; 그렇다고 매실청을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매실청 곰팡이는 공기에 노출된 매실 과육에 끼거든요. 매실이 뱉어낸 과즙에 녹은 설탕물(?) 속에 가라앉은 매실에는 곰팡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좀 기다란 나무젓가락으로 곰팡이가 생긴 매실만 꺼내면 됩니다. 곰팡이 비슷한 것이라도 끼었다면 그 매실은 무조건 건져냅니다. 건져내도 매실은 여전히 엄청 남아있으니까요. ^^

 

 

< 곰팡이 생긴 녀석들을 다 꺼냈다면 다시 저어야죠. >

 

 

다시 깔끔한(!) 매실청이 되었다면 휘이휘이 저어줍니다. 긴 나무주걱으로 깊은 곳까지 넣어서 잘 저어줍니다. 위아래 매실들의 위치를 바꾼다는 생각으로요.

 

 

# case 2  
  


< 매실이 다시 부풀기 시작한다면 매실청을 수확해야할 때! > (0831) 


석달이 다 될 무렵부터는 매실청 속 매실을 유심히 살펴야죠. 쪼글쪼글 했던 매실이 다시 부풀기 시작한다면 이제 꺼내야 하니까요. 매실이 부푼다는 건? 매실이 아까운 매실청을 다시 먹기 시작한단(!) 이야깁니다.

대략 석달 90일에서 100일 후에 꺼낸다 생각하고 매실청을 담그지만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그게 딱 맞기란 어렵습니다. 저희 경우 6월 11일 담가서 8월 31일 꺼냈으니까 80일 정도 담가둔 셈입니다. 

 

 

< 수십번 매실을 떠내는 일은 팔뚝힘 좋은 제가! >

 

 

조리로 매실을 떠내면 됩니다. 아까운 매실청 국물 흘리지 말고 신속히, 잽싸게. ^^ 
수십번 수백번(?) 반복하는 일이므로 팔뚝힘이 좋은 제가 했습니다. ;;;

 

 

< 쪼글쪼글했던 녀석들이 다시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거 보이시죠? >

 

여전히 쪼글쪼글한 녀석들도 있지만 어떤 녀석들은 (그러면 내가 좀 안습인데 ;;;) 다시 포동포동해졌습니다. 녀석들을 계속 살찌울 순 없습니다.

"내 아까운 매실청을 먹지 말란 말이다! 원래 그게 다 니 꺼이긴 했다만, 줬다 뺐는 게 어딨냐!" 

 

 

 

# case 3  
  


< 매실청에서 꺼낸 매실로는 매실주를 담그자 > (0831) 


시중에 판매하는 과실주용 담금 소주를 이용하면 됩니다. 대략 부피 1:1 비율로 섞으면 됩니다. 매실의 공극이 있어 부피는 줄어듭니다. 전에 담갔던 매실주의 맛을 본 후로 시판되는 매취순이나 설중매 같은 걸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아버님에게 저희가 직접 담은 매실주를 드렸더니 "또 없냐?"라고 하시더군요. ^^

 

 

< 건져낸 매실에 30% 또는 35% 과실주 담금 소주를 붓자! >

 

 

이 아까운 매실을 그냥 버릴 순 없습니다! 소주를 부어서 매실주를 담아야죠. 매취순, 설중매 저리 가랍니다! ^^

저희가 구입한 건 아마도 국순당에서 나온 과실주 담금 소주였을 겁니다. 전에 담았던 경험으로 만족도가 꽤나 높은 결과를 내놓는 소주입니다. 3.6리터짜리 4통(총 14.4L)을 사왔습니다. 매실과의 비율 대략 1:1로 잡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제가 좋아하는 계산을 한번 들어가 봅니다.
14.4리터면 설중매나 매취순 41병 꼴입니다. 41병 설중매나 매취순은 (2010년 현재) 소매가로 16만 4천원입니다. 저희 매실주는 매실 재활용에 담금 소주 가격 36000원 들었습니다. ^___^ 대략 13만원 번 셈이군요. 그것도 인공 감미료 안 넣은 매실주를요. 기분 째집니다. ^^

 

 

< 20L 통에 14.4L의 소주를 부으니 딱 맞습니다. ^^ > 

 

 

위 사진은 9월 7일 샷인데요. 소주를 붓고 일주일 지난 시점인데, 매실의 부피가 커졌군요. 물론 전체 매실주 양이 늘지는 않았습니다. 매실이 소주를 먹고 있는 것이죠. 소주를 먹으면서 매실+설탕 발효액을 내놓는 거지요. 매실이 녹색으로 보이는 건 저희집 매실청 통이 녹색이라서 그렇습니다.

 

 

 

- 석 달 전에 매실청 담고서 올린 게시글
▩ 매실청 만드는 법, 매실 엑기스 만드는 법. 매실청 만들기, 그녀와 함께 작업한. ▩

- 두 해 전에 매실청을 수확하고서 올린 게시글
▩ 매실청을 수확(?)하다 ^^v ▩

 

 


엑기스와 청(淸)에 관하여

'엑기스'는 영어 extract(추출물, 정제)의 일본식 표기라고 합니다.
'엑스'도 아니고 '엑기스'라고 하는 게 좀 일본어스러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엑기스' 보다는 '청(淸)'이란 말이 더 좋습니다. 게다가, 사전을 뒤적여보니 '청(淸)'이란 말이 옛날 궁중에선 '꿀'을 의미했다네요.

 

 

 

posted by befreepark

2010 0908 수 01:20 ... 02:30  원글작성

2021 0628 Mon 20:40 수정게시

공유와 소통의 산들바람 / 비프리박

 

 

 

p.s.
매실 20kg과 설탕 20kg으로 담은 매실청. 거기서 얻은 매실청 수확량은 20리터에서 조금 빠지는 19리터 쯤 됩니다. 매실청에서 건진 매실로 담은 매실주는 담금 소주가 14.4리터. 그게 매실과 섞여 20리터 통에 거의 가득 찼으니까 매실청에서 나온 매실의 순수 부피는 5.5리터 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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