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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에 학생들이 힘들어할 때 녀석들을 대화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대화 주제는 주로 방금 전 독해 지문이 제물이 되어줍니다. 일단 한 학생에게 묻기 시작한 질문은 수업 듣는 모두에게 반복됩니다. ^^

현재 고2, 고3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가르치는 건 '알아감'의 다른 표현이군요. 입시에 찌든 녀석들의 속내를 알아가는 것 또한 가르치는 일을 구성하는 또다른 재미이자 의미입니다. 틈날 때마다 녀석들의 생각과 생활을 묻습니다. 구체적으로. ^^


바로 며칠전 고2 학생들과 '싫어하는 음식'에 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빵 터졌습니다. ^___^ 도무지 싫어할 수 없을(이건 제 생각일 뿐이겠죠!) 음식을 싫어하는 것도 재밌었지만 싫어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학생들이 말하는 이유가 웃음 유발 폭탄일 줄은. 핫핫.



    가르치는 학생들이 말하는, 자신들이 싫어하는 음식과 이유. 아, 놔.


으으. 후루룩~ 흡입 대상인 굴을 싫어할 수도 있구나. 근데, 근데, 그 이유가. 큭큭.


 
지현 - 피망 ( 맛이 좀. -.-; )
                ☞ 난 아삭거려서 좋은데.
세민 - 파프리카 ( 저도 맛이 좀. -.-;; )
                ☞ 신선한 거 먹을 때 식감이 짱인데.
기열 - 감자 ( 아무 맛이 없어서요. -.-;;; )
                ☞ 가끔 한끼 식사가 되어주는 녀석인데.
근수 - 버섯 ( 씹으면 즙이 나와요. )
                ☞ 육류와 맞먹는 선호식품인데.

······
······ (중략)
······

주헌 - 김치 ( 매운 건 다 싫어요. ) 
                ☞ 나도 어릴 땐 싫었다.
형준 - 깻잎 ( 씹히는 느낌이. -.-; )
                ☞ 여친이 깻잎머리하면 싫은?
동호 - 굴 그리고 가지 ( 특히 굴은 무서워요. 느물느물한 게. )
                ☞ 무섭다, 무섭다, 무섭다... 으하하핫.
영석 - ( 저도! ) 굴이랑 가지! ( 물컹물컹한 게 싫어요. )
                ☞ 동호랑 동병상련? 큭큭.


동호가 굴이랑 가지무침을 싫어하는 이유에서 빵 터졌습니다. 무서워서! 큭큭큭. 음식을 무서워하다니!! 걔네들이 우리를 어쩌지 못한다고!!! 음식과 맛에 무섭다는 표현을 쓰는 게 재밌었습니다. 웃음 폭주로, 잠시 수업이 중단되었습니다. ^___^


저는 싫어하는 음식이 마늘쫑과 고사리입니다. 이유요? 씹어도 씹어도 입안에 남는 녀석들이 싫습니다. 부드러워서 잘 씹힌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어린시절에 각인된 질긴 마늘쫑과 고사리의 추억이 기억에서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이 싫어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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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227 일 20:30 ... 21:00  비프리박
2011 0228 월 08:30  예약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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