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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사야할 일이 있었습니다. 겨울은 저한테 발바닥 굳은살이 난동을 부리는 계절인지라 딱딱한 신사화를 피하고 운동화를 택해야겠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도, 출근은 해야하고 옷과도 맞춰야 하니 완전 운동화 컨셉을 택할 수는 없죠. 검은색 가죽으로 된 워킹 슈즈를 고르기로 했습니다. 이런 컨셉의 신을 진작부터 구하고 있었죠. 다만 딱 이거다, 싶은 게 없었을 뿐. -.-;;;

맞는 신발, 내 맘에 드는 디자인! 참 구하기 힘듭니다. 제가 신발을 285 또는 290mm 짜리를 신어야 하는데(R U 도둑놈?), 어떤 샵은 말도 안 되게 280mm까지만 판매하고 있더군요. 게다가 검정색으로 찾다 보니 딱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두어 차례 여기저기 찾아 다녔는데 노력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지지난 일요일에 맘 먹고 다시 적극적으로 검은색 가죽 워킹 슈즈를 찾아댕겨 봤습니다. 예상대로, 늘 그랬듯(?), 찾기 쉽지 않습니다. 예닐곱 집을 찾아다니는 동안, 재미있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그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졌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재미는 무슨 재미? 라고 하신다면 어쩔 수 없고요. 'ㅂ'



    검은색 가죽 워킹슈즈 찾아 삼만리 중에 확률적 비관주의, 심리적 비관론을? 

운동화 같기도 하고 신사화 같기도 한, 검은색 가죽 워킹슈즈.
찾아 헤매던 중에 조우한 확률적 비관주의와 심리적 비관론을 극복한 결실.



{ #1 }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거다!> - 확률적 비관론!
        - 7번 연속 동전 앞면이 나왔다면 다음번 던질 때 앞면이 나올 확률에 대한 기대치는?

아마 앞면이 안 나온다에 한표가 아닐까요. 심리적으로 반대쪽 즉 뒷면으로 쏠리게 되지요.
다음에도 앞면이 나올 거라 기대하는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8번째에도 앞면이 나올 확률은 늘 똑같은 1/2입니다. ^^;
그러니까 심리적으로 뒷면에 쏠리는 현상은 확률적 비관주의이라 불러 마땅할 듯 합니다.



{ #2 }  <같은 일이 반복될 거다!> - 심리적 비관론!
        - 7곳 신발 가게에서 신발을 살 수 없었다면 다음 가게에서 살 수 있을 거란 기대치는?

아마 다음 가게에서도 신발을 살 수 없을 거다(!)에 한표가 아닐까요. 제가 바로 그랬단. 
일곱 집에서 못 샀으면 여덟번째 집을 가도 마찬가지다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이건 동전 던지기로 비유하자면 계속 앞면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격인데요.
사실 여덟번째 집에서 신발을 살 기대치는 첫번째 집에 대한 기대치와 달라선 안 되는 거죠.
또, 여덟번째 집에서 신발을 살 수 있는 확률이 앞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요.
이건 심리적 비관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이군요. (여러가지 이유를 따질 수야 있겠지만요).



결과는?

위 사진에 나온, 제 마음에 드는 운동화를 살 수 있었습니다. 운동화같기도 하고, 운동화가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런 신발입니다. 딱 제가 원하던 스탈입니다. ^^a 여덟번째 집을 들르자는 그녀의 강력한 권유를 못 이기는 척 어떤 샵(르까프)에 들어갔습니다. "이 집도 내가 찾는 신발은 없을 거야!"라는 심리적 비관론을 살포시 억누르고 말이죠. 첫 집에 걸었던 기대와 다른 기대를 거는 게 이상한 거라고 제 자신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흐흠. 그랬더니 맘에 드는 게 짜잔하고 눈에 띄는 거 있죠. 그녀에게 좀 멋적었지만 맘에 드는 걸로 득템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기뻤습니다. 

확률적 비관주의든 심리적 비관론이든, 이성으로 논리로 개념으로^^ 극복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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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15 수 09:40 ... 10:00  가닥잡기
2010 1222 수 17:00 ... 17:45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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