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잘 쉬어온 그녀가 새로 출근합니다. 12월 13일(월) 즉 어제가 첫 출근이었네요. 전에 일하던 사무실로 나가는 그런 복직은 아니었구요. 이력서 내고 면접하고 그런 거였죠. 그녀는 '과연 될까'라는 의문을 품었지만 '잘 될 거야'라는 제 격려(와 소망)대로 일은 잘 풀렸습니다. 두번째로 이력서 넣은 곳에서 연락이 오고 면접을 하고 ...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2년의 자체 안식년(?) 후, 아내의 첫 출근. 스케치와 두 사람의 생각.



[ #1 ]  그녀의 퇴직, 자체 안식년(^^), refreshment.

작년 초 그녀는 퇴직을 감행했었죠. '감행'이란 말을 쓴 것은 사회적으로 퇴직이란 것이 '감행'이란 말과 어울리는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퇴직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가장 큰 것이, 그녀가 대략 4년간 일해온 직장이 '전쟁터'(?)로 바뀔 가능성이 아주 농후해졌다는 것이었죠. 그녀의 동료들도 비슷한 시기에 퇴직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안식년! 그녀의 퇴직을 결정하게 된 다른 이유는 바로 안식년을 갖자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본봉 주면서 쉬게 해주는 그런 안식년은 아니고요. 우리가 알아서 갖는 그런 안식년이죠. 대학 졸업후 10년 넘게 일해온 그녀에게 안식년이 필요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10년차 넘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소망 갖지 않을까요.

그녀가 작년 초 건강을 위해 어떤 수술을 해야 하기도 했고, 수술 후에 서너달 정도는 안정을 요한다고 한 의사의 권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내리 10년 넘게 일해온 사람에게 리프레시먼트(refreshment)의 시간이 요구되고 있었습니다. 굳이 재취업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쪽이었습니다. 제 생각은요.


[ #2 ]  그녀의 느닷없는 "나, 다시 일을 해볼까?"

마음 속 어떤 생각에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짐작이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여성과 일'을 놓고 찬반 양론 중 찬성을 택하는 것과는 별개로, 제 기본적인 생각은 그녀가 (쉴 수 있다면) 쉬었으면 하는 쪽입니다. 일하는 것보다는 쉬면서 자기 하고 싶은 일 하는 게 좋죠. 그래서, 길든 짧든 쉬고 싶다면 쉴 수 있게 해주고 싶은 쪽입니다. 역으로 일을 하고 싶다면 일을 하(게 하)는 것이 맞다고 보구요. 

작년 초 퇴직할 때 저는 그녀가 일을 해야 한다거나 일을 했음 좋겠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그리고 이번에 그녀가 느닷없는 "나, 다시 일을 해볼까?"라는 말을 했을 때에도 그에 쉽게 동의할 수 있었습니다.


[ #3 ]  사무실에서 어린 축에 속할 때 만났는데 어느새 고참 그룹과 비슷한 나이.

그녀가 사무실에서 어리다는 소리 들을 때 그녀를 처음 만났죠. 그런데 어느새 세월은 흘러, 새로 출근하는 사무실에서 그녀는 이제 고참 그룹과 엇비슷한 나이가 되어 있습니다. 세월 빠릅니다. 아마 몇년 더 지난 상태라면 새로 어딘가에 출근할 기회가 주어질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나이는 취업경쟁력에 반비례합니다.

새로 출근하는 사무실에서 그녀는 신입직원입니다. 대학 졸업 후 작년 초까지 십년 넘게 한 분야에서 일을 한 경력사원이긴 하지만 새로 출근하는 사무실에선 신입인 것이죠. 사무실 동료 직원들이 고참 행세(?)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길 바래 봅니다. ^^


[ #4 ]  그녀의 소망.

가능하면 이 회사가 오래 가서(^^) 이 회사에서 롱런할 수 있으면 좋겠다, 회사에서 엥간히 노동 강도를 높여도 5년 정도는 버티자, 소망 같아서는 10년 정도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정도면 남편 월급으로 생활하고 조금(^^) 저축하는 거에다 자기 월급 받는 거 보태서 모으면 몇억 정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 하는 그녀의 소망. 

그녀의 소망이 실현되기를 저 역시 소망합니다.
함께 갖는 소망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데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도 함께 소망해주시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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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나마 격려해주시려면 추천버튼을 쿡! ^^


2010 1213 월 21:25 ... 21:40  가닥잡기
2010 1214 화 09:20 ... 10:05  비프리박


p.s.
아래는, 작년(2009년) 그녀의 수술을 전후하여 적었던 글 셋.
- ▩ 그녀가 건강을 위해서 수술을 받습니다. ▩
- ▩ 그녀의 수술은 잘 되었고 회복모드로 진입했습니다. ▩
- ▩ 그녀가, 입원 후 9일만에 예정대로 퇴원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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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4 11:06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0.12.14 19:2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오전에 일을 마치시면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는군요. 부럽. ^^

      맞벌이는 대세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 경제는 홑벌이로는 (엥간히 잘 버는 게 아니면)
      평균 4인 가구를 끌고 가기 어려울 정도죠. (ㅇㄹㅋ님은 잘 버실테지만. ^^)

      일하는 부인을 둔 사람은 다들 비슷한 심정이 아닐까 해요.
      하고 싶은 일 하는 거라 하더라도 미안한 감정이 없을 수 없으니까요.

      흐으. 등기를 그렇게 처리하셨군요. 잘 하셨네요.
      누구 이름이냐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감동 받죠. 맞습니다.

      그래저래, 그렇게 챙겨주시니, 주말마다 산에 가셔도
      잘 버텨주시는 거가 아닐까, 짐작을 해 봅니다.

  2. BlogIcon Slimer 2010.12.14 12:0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아무래도 일을 즐기기만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으니까요....
    취업 안된다고 울먹이는 후배들을 보면, 참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하구요.

    그래도 더 앞선 생각으로 움직이시는 모습에 응원을 보냅니다..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한다기 보다 일을 하다보니 돈이 벌리더라.. 이런 생각이면 좋을 것 같아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0.12.14 19:28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 의미 부여가 잘 되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일이 즐김의 수준은 아니니 제 맘이 아주 편하진 않습니다.
      어른들 하는 말로, 남의 돈 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뭔 일이든.

      격려 감사하고요. 저희 둘의 생각이 바로 "돈을 좇기 보다는 돈이 따라오게"라죠. 핫.
      아직 많이 따라오고 있진 않다는. 큭큭.

  3. BlogIcon 보기다 2010.12.14 14:1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다시 치열한 사회로 나간다고 하시니 걱정반, 기대반 그러시겠네요.
    첫출근날은 별일(?) 없으셨지요?
    전 고작 두어달 쉬었지만 재취업 할 때 얼마나 걱정이 많았는지...
    그만두지는 입에 달고 사는데 어느덧 삼년이 지났습니다.^^;
    휴식이 필요할 때 적절한 보상을 주는 것.
    이전 회사는 그걸 전혀 찾지 못했는데 지금 회사는 잘 챙기면 찾을 수가 있어서 그런 듯 하네요.
    옆지기님의 다시 시작하는 사회생활에 건승을 기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0.12.14 19:3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염려반 기대반, 맞습니다.
      회사는 놀이터가 되어야 하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못하니까요. ^^;

      첫출근 후 소감은 그럭저럭 괜찮다 였습니다. 다행이지요.

      아. 두어달 쉬신 적이 있군요.
      쉬긴 해도 맘은 안 편하죠. 맘 먹고 쉬는 경우도 그건 마찬가지가 아닐까 해요.

      하하. 그만두지, 그만두지, ... 입에 달고 살아도
      몇년 지나는 거 우습죠. 십년 넘는 것도 우습더란. ^^;

      몸과 마음이 휴식을 요구할 때 쉴 수 있는 게 좋지요.
      물론 이런 저런 상황을 만들어서 그걸 가능하게 단도리를 해놓는 것이 먼저일테구요.

      보기다님 지금 다니시는 회사는 그래도(?) 긍정적인 의미부여가 되시는 면이 있으니
      듣는 저로서는 기쁘지 말입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

  4. BlogIcon 무예인 2010.12.14 15:47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아자아자 파이틩

  5. kolh 2010.12.15 11:04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순*샘이 재취업을 하시는 바람에 집에 돌아오시면 좀 쓸쓸함이 생기시겠군요..ㅎ 저희 집에도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는 바람에 아쉬워 하는 사람이 있더라구요..ㅋ 저번에 말씀하신 곳으로 잘 이동하셨는지 궁금하면서~ 순*샘이 어디로 적을 두셨는지 그 곳은 횡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 들어 젤로 춥다는 날인데.. 출근 전 집에 있으면서도 이불 속으로 파고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이런 날씨에 일 하러 가는 것은 참 싫습니다..ㅋ 출근이 이르지 않다면 언제 한 번 같이들 뭉치고 싶은데.. 새로 옮긴 곳의 출근 시간이 딴데와 다르게 너무도 일러서.. 마음과 달리 현실은 멀기만 합니다.. 12월 넘어가기 전에 송년회 비스꾸리 한 것을 기획하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제가 주도하면 잘 이뤄지지 않는 듯~(나름 징크스이겠지요?? ㅋㅋ) ㅎㅇ샘이 함 기획해 보시면 다들 마음이 동할 듯~ 그리 느껴집니다...

    다들 그립습니다..ㅋ

    • BlogIcon 비프리박 2010.12.15 16:2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둘 퇴근 시간이 비슷해서 다행히 쓸쓸함을 벗하지는 않아.
      집에 들어오는 시간은 내가 조금 늦을 수도 있거나 같거나, 그럴 거 같아.
      kolh네는 지난번에 통화할 때처럼 퇴근시간이 고정된다면
      신랑이 많이 외로워할 듯. kolh이 어쩔 수 있는 건 아니지만. -.-a

      언니야^^가 새로 나가게 된 곳은 집에서 그닥 안 멀어.
      맞아. 그 곳은 횡재한 거지. 그걸 그쪽에서도 좀 알아줘야할텐데. ^^;

      12월 가기 전에, 새해 오기 전에, 한번 모이는 게 좋을 거 같긴 한데,
      다른 사람들에 앞서 kolh가 시간 빼기 가장 힘들지 않을까 싶은 걸? ㅠ.ㅠ
      일단 시간을 한번 맞춰보자고 연락을 넣어 볼까. ^^

    • kolh 2010.12.16 01:14 | Address | Modify/Delete

      하하.. 제가 걸림돌이 되는 거였군요..ㅋㅋ
      화요일을 기점으로 저는 시험대비가 끝나 이번 일요일은 쉬게 되었지만, 갑작스런 일이 생기는 바람에 어디를 좀 가게 됐답니다.. 26일 저녁은 넘 민폐일까요??
      주중 어느 요일 때로다가, 예전처럼 밤시간에 한 번 뭉쳐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ㅋㅋ 아.. 제가 일하는 곳에서 1~3일까지 쉰다고 했으니, 혹시라도 이 때 기획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ㅋ

    • BlogIcon 비프리박 2010.12.16 01:1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걸림돌은 무슨. 시간 빼기가 쉽지 않지. 이해함.
      아마 다른 사람들도 시간 빼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르고. ^^;

      흠흠. 대안으로 말한 두 날짜는 고려에 넣을게.
      그리고 한번 연락을 넣어볼게.
      정 안 되면 밤에 잠깐이라도 시간을 빼보는 것도. 지난번처럼 말이야.

  6. BlogIcon 원영. 2010.12.15 12:0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비프리박님의 글을 읽으며..
    마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제게도 들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어떤 장면들도 같이 막연하게 그려지면서요.

    따뜻하고, 로맨틱하고..
    소박한 바람들로 채워진 글이 이 추운 하루에 큰 위안이 됩니다.
    진심이에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0.12.15 16:28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흐으. 우리 둘의 대화가 들리는 듯 하셨군요. 이심전심일까요?
      하기사 이심전심이래도 뭐 과언은 아닐테죠. 비슷한 코드의 소유자들이니까요. ^^
      이럴 땐 정말이지 공감과 짐작이 감사하다니까요.

      사실, 큰 꿈 없죠. 그저 소박한 바람들인 것이죠.
      그거 하나 하나 이뤄지는 속에서 기쁨과 행복을 얻는 거 아닌가 하고요.
      아시잖아요? 행복, 그다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란 거.

  7. BlogIcon 럭키도스 2010.12.17 01:0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원래 일을 하셨군요.~~ 축하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제로냥 님은 블로그에 글이 없어서..ㅋ "일을 할수 있다면 하는게 좋다." 라고 생각합니다.~개인적으로...

    • BlogIcon 비프리박 2010.12.17 11:4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축하 전할게요.
      원래 일을 했어요. 한 2년 쉰 셈이고요.
      그렇죠. 일은 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좋죠. 할 수 있다면.
      100% 공감합니다.

  8. BlogIcon 유리애비 2010.12.19 20:35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저도 소망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많은 힘든 일이 있을텐데, 잘 견디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분과 같이 계시는 어떤 분이 중심이 잡힌 분이라서요.. ^^
    제 아내도 직장 여성인데 큰 풍파에 휩쓸리지도 추문에 말려들지도 주변의 손가락질도 안받고 잘 버텨왔는데, 경제적인 부분도 물론이지만 아내가 그 조직의 상위 1%에 올라가서 주변인들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아내를 받드는 이유가 그런 심성의 소유자이기 때문이지요.

    제가 상상하는 형수님은 당장의 직급은 신입이지만, 주변 분들을 rearrangement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셨을 거라 믿어 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0.12.21 01:2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함께 소망하면 현실이 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겠죠. 감사합미당. ^^

      어디든 회사라고 하면 힘든 일이 없을 수 없겠죠. 그러면 다들 즐겁게 일하게? 그쵸? ^^
      옆에서 미력이나마 챙겨주고 도와주고 그래야죠. 제가 그런 도움을 받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

      유리엄마에 대한 외조가 어떨지 짐작이 되고요. 잘 하고 계시리라 봅니다.
      거기에 힘입어 유리엄마가 조직의 상위 1%에 속할 날도 오리라 보구요.

      이래저래 우리는 아내를 받드는 경처가군요. ^^ 공경할 경(敬). ^^

      마지막 한줄은 제 소망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