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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기사로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유서가 떴습니다. ( 관련기사 ) 한줄 한줄 읽으면서, 글자 한자 한자에 서려있는 그의 번뇌와 고민이 절절이 느껴져, 더욱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습니다. 한자한자 적을 때 그의 머리와 가슴에 교차했을 그 오만가지 생각과 감정들. 새벽바람 맞으며 뒷산으로 향하던 그의 눈동자를 파고들었을 정든 집들. 담배 있나, 라고 경호원에게 건넸다는 그 말 한마디에 담겼을 그의 슬픔. ‥‥‥ .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는 정녕 우리곁을 떠난 것인가, 하는 생각에 아직도 머리와 가슴이 멍합니다. 그의 유서라고 언론에 보도된 것을 직접 한줄 한줄 쳐봤습니다. 짐작도 가늠도 힘들지만, 거기에 담긴 그의 번뇌와 고민과 슬픔을 절절히 느끼면서요. |
▩ 노무현 대통령 서거만큼이나, 남긴 유서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아래한글 프로그램으로 작성된 유서의 파일명은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고통이 너무 크다"였고, 파일 최종 저장 시각은 23일 오전 5시 21분.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 그는 참 여린 사람입니다.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까요. 나로 인한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살인마도 버젓이 활보하는데 말입니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 이 부분에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얼마나 그가 힘들었을까'만 생각했지, '앞으로 받을 고통'에 대해선 전혀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 그에게, 정말이지, '앞으로' 다가올 고통은 헤아림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었을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여생이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는 것 역시,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을 것 같습니다. 여린 그에게는요.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 얼마나 갑갑했을까요. 다방면에서 옥죄어오는 압박은 건강을 빼앗아가고 있었겠지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느낌을 매순간 마주하는 그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읽을 수도 없고 쓸 수도 없는 상황은 감옥과 같았겠지요. 지옥일 수도 있었겠고요. 아.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읽을 수도 없고 쓸 수도 없던 그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 위로하고 싶었겠지요. 이제는 영영 보지 못할 가족들, 친척들, 친지들, 동지들, ... '너무 슬퍼하지 마라.'라는 말 외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아아. 정말이지.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라는 그의 말은, 삶의 진실을 담고 있다고는 하지만, 죽음을 목전에 둔 그가 하기에는 너무 슬픈 말입니다. 이런 무게의 삶의 진지한 고민이 담긴 그의 말을 이젠 더이상 들을 수가 없군요. ㅜ.ㅜ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 누구에게 미안해 하지도 말고 당당하게...! 누구도 원망하지 말고 자신의 일부로,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라...! 는 이 말은 가족에게 전하고 싶었던 그의 솔직한 심정이자 격려였겠지요. 이 대목을 적을 때 그의 심정은 얼마나 갈기갈기 칼로 찢는 느낌이었을까요. OTL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기라는 말에서 다시 한번 그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이자 바람대로 그를 위한 작은 비석으로 세웠으면 합니다. 우리 마음 속에 그가 차지할 작은 자리 하나 만들었으면 하고요. ㅜ.ㅜ 2009 0524 일 00:00 ... 00:30 비프리박 p.s. 23일 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오는 퇴근길의 밤바람은 그닥 차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오월이지요. 하지만 차지도 않은 밤바람에 웬일인지 제 코끝이 시큰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울지 않겠다고 끊었던, 눈물을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번뇌도 고민도 고통도 없이 그가 평안하게 잠들었으면 합니다. 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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