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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세가지 소원"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자는 마음을 먹은지 한 3일 된 것 같습니다. 아내가 이런저런 기회에 저에게 전해왔던, 또는 저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소원 비슷한 것이 세가지로 제 맘 속에 어렴풋이 그림이 그려진 것 같습니다. 그것들은 묶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저에게 더 강하게 각인시키는 의미도 있을 거 같기도 하고, 함께 공유하며 뭔가 보편성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해서요.

아내에게는 "이 다음에 로또 당첨되면"이라는 서두가 일상화될만큼 복권당첨의 꿈이 있긴 합니다. 히이. ^^;  하지만, 그것은 일상 속의 소원이라고 보기 힘든 면이 있으므로^^ 제외시키고...! 저와 아내 단둘이 공유하게 된, 일상에서 확인하고 노력해가는, 그런 아내의 소원을 간추리니 세가지가 되더군요. 그래서 "세가지 소원"입니다. ^^

"아내"라고 적고 보니, 좀 낯설군요. 일상에서 저는 아내를 부를 때, "○○씨"가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사무적인 것은 아니고요. 좀 다정다감하게 말이죠. '결혼'을 하고 '주부'가 되면 본인에게도 잊혀져가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은 마음에서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옆의 이 사람" 또는 "저의 그녀"라고 불러왔습니다. 이미 많이 접하신 분들도 계실테구요. ^^  제목을 "세가지 소원"이라고 뽑고 보니 "옆의 이 사람"이나 "저의 그녀"라는 말과는 다소 부조화하는 것 같아서, "세가지 소원"에 걸맞게 공식 지위(!)이자 명칭인 "아내"로 택해봤습니다. 온라인에선 처음 적는 호칭이라서 여전히 낯설긴 합니다. ^^;



    아내의 세가지 소원


하나. "웃으면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

저희가 지금보다 젊던 시절, 언젠가 한동안, 저는 세상의 고민은 혼자 다 짊어진 것 같은 표정으로 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결혼 후였지요. 실제로 이런 저런 고민거리가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고민거리가 잦아들고 시일이 좀 지나면서, 아내는 기회와 제 표정을 봐가며^^;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빠, 난 우리가, 웃으면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라고 말이죠. 땅을 쳤습니다. OTL  저야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아내는 옆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홨습니다. ㅜ.ㅜ

아내의 소원에 동화된(!) 저도 이제 같은 소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웃으면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여기엔 삶의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살려면, 일단 건강해야할 것이고(!)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야 할 것이고(!) 서로를 더 많이 챙겨야 할 것이고(!) 하고 싶은 일은 해야 할 것이고(!) ... 끝이 없지요. 그래도 살아가는 동안, 노력에 또 노력하면서 "웃으면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둘. "자기가 나보다 오래 살아야 해."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할 때, 아내가 저에게 뜬금없이 던지는 말입니다. 저나 아내는 사람이고(!) 사람은 언젠가 죽습니다. ㅜ.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이제 계란 한판을 채운지 조금(?) 지난 아내가 하기엔 무게가 느껴지는 말이라 그런지 제 뇌리에, 그리고 제 가슴에 강하게 각인되었습니다. 둘이 같은 날 세상을 떠나는 그런 운좋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별로 없을 거 같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후를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자기가 나보다 오래 살아야 해."라는 말을 하는 마음 그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을, 저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말이어서, 이 소원은 제 가슴 속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상상하자면,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제가 홀로 남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된다면, 세상은 저에게 텅 빈 곳처럼 다가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내보다 제가 먼저 세상을 떠난 후 아내가 느낄 똑같은 느낌을 생각한다면, 제가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맞습니다. 누군가 힘들어야 한다면 제가 힘든 것이 옳습니다.

그러려면 아내보다 다섯살 많은 저는, 대한민국의 남녀 평균수명을 감안할 때,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을 꾸준히 열심히 해야하고, 건강을 잘 챙겨야 하고, ... 오래오래 살아야 합니다. 물론, 아내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을 잘 챙겨서 함께(!) 오래오래 살아야지요. ^^  산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기쁨 아니겠습니까.


셋. "혹시라도 '장치'에 의존해서 생을 부지하게 되는 일이 생기면 장치를 끊어줘, 알았지?"

지난 2월, 그녀가 건강을 챙기기 위해 어떤(?) 수술에 들어가던 그날 아침, 저에게 했던 이야깁니다. 전신마취, 의사가 읽어주는 수술동의서 내용, ... 그런 것들이 아내의 마음 속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혹시라도 '장치'에 의존해서 생을 부지하게 되는 일이 생기면 장치를 끊어줘, 알았지?"라고 아내가 저에게 부탁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럴 일은 절대 없었으면(!) 그리고 없으리라(!) 하는 바람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누구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그런 만큼, 반대의 경우도 상상을 하고 어떤 원칙을 세워놓는 것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의미를 담아서, 저도 아내에게 말 했습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 거, 알지? 내가 혹시라도 가망 없이 생명만 붙어있는 건 생각만 해도 싫으니까, 나도 그렇게 해줘야 해. 알았지?" 물론 그럴 일이 없는 것이 좋겠지만, 알 수 없는 미래... 서로의 이 같은 소원 아닌 소원이 현실적으로 힘을 가지려면 뭔가 공적인 문서로 만들어 두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존엄사니 안락사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하는 시절이니 만큼, 기회와 여건 봐서, 확인을 해서, 효력있는 문서로 만들어두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저희 부부는 다행히(?) 대화를 좀 많이 나누는 편입니다.
닭살일 수도 있지만 서로의 사랑을 확인도 틈틈이 하는 편이고요.
서로의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더 많이 알아가는 것은 작지만 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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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424 금 15:20 ... 16:20  비프리박


p.s.1
카메라는 생각보다 일찍, 오늘 낮에 도착했군요.
택배 기사의 전화 목소리가 어찌나 반갑던지...
배송확인 하고^^ 도착을 기다렸다가 물건 받고 인증샷 찍어두고 테스트샷 찍어보고 ...
칼출근^^을 했습니다. 늦지는 않았구요. 흐으. 기쁩니다. ^_____^

p.s.2
업무의 쓰나미 보고를 계속 해 봅니다.
어제가 3일차. 그래도 나름 컸지만 잘 넘겼습니다.
4일차인 오늘도 그럭저럭 잘 넘길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토요일인 5일차만 잘 넘기면 쓰나미는 좀 작아지는데,
오늘 미리미리 준비를 좀 해둬야 할 것 같군요.

서울에는 비가 옵니다.
기분 DOWN되지 마시고...
행복하고 편안한 주말 맞으시길요.

[ 2009 0424 금 낮, 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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