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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힘들어도 자기연민은 하지 말자...!
는 생각을 품고 삽니다. (아. 저는 개인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보거든요.)
때로는 남들이 나에게 연민의 정을 보여올 때에 조차도, 자기연민은 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고 다짐합니다.

누군가... 어떤 시에서...
"야생의 생명체도 자신을 동정하진 않는다"고 노래했어.
"나뭇가지에서 얼어붙어 떨어지는 작은 새도 자신을 동정하진 않는다"고 했던 거 기억 안 나?
이러면서 말입니다. 이 시는 자기연민에 대한 경계의 경구(警句)로 제 마음 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



제가 가끔이라도 자기연민씩이나 한다는 뜻은 아니고요. 그런 처지에 있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런 생각을 늘 갖고 경계하자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지요.
지난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예상치 못한 바쁜 시기... 정말 예상 이상으로 바빴습니다.
그 시기를 온전히 누구 도움 하나 얻지 않고 통과하면서...
주변에 그리고 블로그에... 바쁘다고, 정신없다고 하면서도,
자기연민은 언제나 경계했습니다.

혹시라도 그간의 제 넋두리 비슷한 것을, 자기연민으로 읽으신 분은 안 계셨죠?
혹시라도 그런 분이 계셨다면, 그것은 자기연민이 아니었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요.
바쁜 것을 바쁘다고 한 것일 뿐이라고... 소홀해진 여타의 것들에 양해를 바라는 목소리였던 거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없이 매일매일이 바쁘지만, 잘 해내고 있노라고 말한 것임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그 와중에 위에 인용한 제 기억 속의 저 시(詩)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검색을 좀 돌리면 나올 것 같았는데, 검색어가 될만한 어떤 싯귀가 정확히 떠오르지 않아...
그냥 궁금해하며 일주일 정도를 보내던 무렵이었지요.
12월 3일 밤 8시 50분 경...! 다른 교무실의 동료 강사의 책상위 유리에 끼워진 시에 눈이 갔습니다.
두개의 시가 적혀 있는 A4 용지였는데, 아래쪽의 짧은 시에 눈이 갔습니다.

무슨 우연의 일치인지...! 놀랍게도, 그 시가 바로...!
일주일 정도를 제 머리 속에 맴돌던 바로 그 시였습니다. 정말 놀라운 우연의 일치죠...?
핸폰 카메라를 꺼내 적당한 초점과 거리에서 일단 찍고 봤습니다.
그걸 발판으로...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고 원문을 찾고 관련정보를 뒤적거렸습니다.
위에 제가 인용한 싯귀는 정확히 이런 시였습니다.


                        self-pity

                                        - D. H. Lawrence (1885~1930) -


                I never saw a wild thing
                sorry for itself.
 
                A small bird will drop frozen dead from a bough
                without ever having felt sorry for itself.



                                  자기 연민

                          나는 야생의 것이
                          자신을 연민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작은 새가 나뭇가지에서 얼어죽어 떨어질 때에도
                          그때까지 자신을 연민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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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더군요. 그리고 D. H. 로렌스였습니다. 사실, 로렌스까지는  기억 안 났습니다. ^^;
그가 자기연민을 경계하자는 의미로 이 시를 썼던 거라는 해석을 했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뭔가 숨겨진 깊은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시의 텍스트로만 읽었을 때에는 그렇습니다.
제가... 독자는 텍스트에 자신의 해석을 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

음음. 이 시는, 데미 무어(Demi Moore)가 망가져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던 무렵에 찍은 영화,
지아이 제인(G. I. Jane, 1997)에서도 말미에 흘러나왔던 대사지요. 그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계급은 기억나지 않는 상관 비고 몰텐슨(Viggo Mortensen)이 데미 무어에게 건네준 책의 어느 페이지...
거기에 나온 시였던 것 같습니다. ( 웹 검색을 해보니 제 기억이 맞군요. ^^v )


다시. 일상 이야기로 돌아와서...
시험이 끝나면 그나마 좀 한가해질 거 같습니다.
그거 바라보고 있습니다. 며칠 안 남았습니다.
흐미~ 그런데 겨울방학용 교재 작업이 기다리고 있군요.
근데, 이건... 사실 시험대비에 비하면 간지럽습니다. ^^;

그렇게... 예상치 못한 바쁘고 정신없는 시즌을...
그렇게... 자기연민 없이, 꿋꿋이 다 해내면서 잘 통과하고 있습니다.
자기연민은 안 해도, 자신에 대한 대견함 같은 것은 살짝 해도 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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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04 목 20:50 ... 21:30  비프리박


p.s.
self-pity 시 원문 확인 페이지 : http://www.lila-frosch.de/TEXTS/fremdetexte/lawrence_selfpity.html
본문 사진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D._H._Law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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