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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늘 설렙니다. 뭔가를 처음 시작할 때의 느낌을 기억하시겠죠. 뭔가가 처음으로 딱 이루어졌을 때의 그 벅참, 태어나서 처음 하는 것일 때의 그 설렘과 떨림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평생 간직할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포스트의 제목에 적은 '첫 경험'이란 말에서 섹슈얼한 쪽으로 간 건 아니시겠죠? 굳이 섹슈얼한 쪽이 아니어도(^^) 첫 경험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처음으로 자전거를 혼자 타던 경험, 처음으로 수영을 100m 완주하던 경험, 처음으로 피아노 곡을 연주하던 경험, 처음으로 내 입에서 외국어가 술술 나오던 경험, ... 모두 '첫 경험'이지요.


기억에 남아 있는, 어쩌면 평생 잊지 못할, 저의 세 가지 '첫'을 적어 봅니다.

사랑, 연애, 첫 만남, 첫 경험, 영어, 영어로 대화, 영어 대화, 외국어, 외국어 대화, 외국인, 자전거, 보조 바퀴, 저전거 타기, 그녀와의 첫 만남, 그녀를 만남, 설렘, 떨림, 벅참
 기억에 남는 세 가지의 첫. :) 처음으로 자전거를, 영어로 대화를, 그녀를.

  
 
{ #1 }  자전거 타기

비포장 흙길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쯤이었을 겁니다. 늦여름이나 가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구요. 아버지가 뒤에서 자전거를 잡고 함께 달리셨지요. 바나나 자전거라고 불렸던 안장이 길쭉한 자전거였습니다. 보조 바퀴가 없는 자전거의 페달을 힘차게 밟았습니다. 제 머리카락이 뒤로 날려 바람에 이마를 드러내도록 씽씽 달렸습니다. 제가 아버지에게 무슨 말을 했던 것 같은데 대답이 없으십니다. 돌아 보니 아버지는 저 멀리서 저를 보고 계십니다. 처음으로 온전히 제 힘으로 자전거를 타게 되었던 때입니다.


{ #2 }  영어로 대화

가을인지 봄인지 암튼 따뜻한 날이었습니다. 몇 번 본 외국인이 말을 걸어옵니다. 말이 또렷이 귀에 와 박힙니다. "Do you remember me?" 그리고 "What about having tea and talking some day?" 이어지는 대화. 외국인 처자의 말이 잘 들리는 겁니다. 게다가 제 생각이 영어로 말이 되어 나오는 겁니다. 이때까지 영어는 그저 읽고 외우고 듣고 공부하는 영역이었습니다(그것도 즐거웠고, 지금도 즐겁지만). 이 외국인 처자를 만났을 때, 살아있는 누군가의(!) 일상과 생각이 영어로 들리는 첫 경험을 하고, 제 생각과 일상을 영어로 말하는 신비(?)를 최초 체험합니다. 처음으로, 영어가 문자 그대로 말이 되고 소통의 수단이 된 것이죠. (이 캐나다 처자는 지금 뭘하고 지내려나?)


{ #3 }  그녀를 만남

여름의 초입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사무실을 그만 두고 새 직장에 최종 면접을 갔던 날이었습니다. 그 사무실의 출근 시간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남녀 직원들이, 로비에 앉아 보스를 기다리던 제 앞을 지나 출근 카드를 타임 체크기에 찍고 사무실로 향합니다. 어째서 그랬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한 여성분의 걸음과 옷차림과 헤어스타일 그리고 동료와 나누는 수다가 제 뇌리에 콱 박힙니다(저와 그 여성분에 관해, 그리고 그 날에 관해 더 상세한 묘사가 가능하지만 '덕후스럽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생략합니다). 지금 저는 그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첫 만남의 그 순간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효.



태어나서 처음 해본다는 이유로 중고등학생들이 어떤 일에 굉장히 큰 의미를 부여할 때, 그게 마치 대단한 일인 양 이야기할 때, 미소를 짓게 됩니다.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상가에 가는 일, 누구네 누나가 결혼해서 결혼식장에 가는 일, 친구가 입원해 있어서 병문안을 가는 일, ... 어른들에게는 이제 일상이 되어 시큰둥할 수 있는 일이지만 어린 친구들에게는 그런 일이 처음이어서 많이 설렐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처음', 그런 설렘을 존중해 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당신의 기억에 남는 '첫'으로는 어떤 게 있으십니까.
  
사랑, 연애, 첫 만남, 첫 경험, 영어, 영어로 대화, 영어 대화, 외국어, 외국어 대화, 외국인, 자전거, 보조 바퀴, 저전거 타기, 그녀와의 첫 만남, 그녀를 만남, 설렘, 떨림, 벅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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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215 수 13:25 ... 14:35  비프리박

p.s. 
본문 삽입 이미지 출처 
(→
http://nutsinanutshell.blogspot.com/2011/06/fat-butt-friday-bike-safety.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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