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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문자메시지 "병원을 가봐야 할 것 같아. 내일 들어올 수 있느냐." 아버지에게서 문자가 옵니다. 지난 8월 초 허리가 아프셨던 후로 엉덩이와 허벅지-장딴지 뒤쪽으로 통증이 있으셨습니다. 간헐적으로 좋아질 때도 있긴 하지만 심할 때는 걷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한의원에도 가셨고 내과 병원에도 가셨는데,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합니다. (사시는 곳에서 가까운 한의원과 내과 병원에는 도움 없이 다니십니다. 아버지는 그 연세임에도 운전을 하십니다. ^^) 비전문가인 제가 보기에(^^)a 디스크 쪽에 문제가 있는 거 같았습니다. 그 동안 아버지께 몇 차례 병원엘 가자고 했는데, "괜찮다"고," 이러다 좀 지나면 나을 거"라고 하셨더랬죠. 자신의 몸은 자신이 잘 아는 거라시면서. ^^;;; 그렇게 대략 두 달 여 시일이 흐르던 중에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으셨나 봅니다. 그런 상황까지 온 것 같습니다. 통증클리닉, 마취통증의학과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병원을 알아봅니다. 먼저, 제가 가끔 한의원 가서 서로 이름과 얼굴을 알고 지내는 젊은 한의사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아니어도(^^); 어떤 방향으로 어떤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지 자문을 구합니다. 역시 의사는 의사입니다. 가닥을 잡아 줍니다. 당장 자기네 병원에 치료 받으러 오라는 말이 아니라(!) 어떤 치료를 어떻게 받는 게 좋고 또 어떤 치료를 받지 말아야 하는지 조언을 해 줍니다. 이럴 때 제에게 드는 생각은 "이 분, 정말 '참 의료'를 실천하는 분이구나"라죠. ^^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통증 클리닉'을 알아 봅니다. 네이버 지도 검색으로 들어가서 영역을 정해놓고 '마취통증'이라는 검색어로 병원을 찾습니다. 주사요법의 강도에 따라 마취를 할 때도 있겠지만 꼭 마취를 한다는 뜻은 아니구요. 일반적인 병원 명칭이 '마취통증클리닉'으로 되어 있을 뿐입니다. 포인트는 '통증'에 있는 거겠죠. 그런 병원이 제가 사는 지역에 서너 곳 있군요. 두 곳을 골라 병원을 가봅니다. 규모와 시설을 살핍니다.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합니다. 갠츈하겠다 싶은 곳이 물망에 오릅니다. 다음날,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갑니다. 저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시는 아버지를 모시러 들어갑니다. 평소에 아버지는 운전을 하시지만 치료를 받은 후에 운전을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닐 터이므로(= 제가 다시 댁에 모셔다 드려야 하므로) 제가 들어가서 모시고 나오는 것이 맞습니다. 다녀 올 동안 어머니가 혼자 댁에 계시는 것도 안 좋을 것 같아, 두 분을 모시고 나옵니다. 일단 집에 도착. 그녀가 내려와서 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올라가고, 저는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병원에 동행한 저는 아버지와 함께 의사를 만나 문진에 응합니다. 치료를 시작합니다. 아버지가 치료를 받고 침상에 누워 계시는 동안 저는 의사와 좀더 면담을 합니다. 다행히 내원 환자가 많을 때가 아니고 원장실이 개방형이어서 의사에게 말걸기(^^)는 쉬웠습니다. 의사 선생은, 통증이 잡힐 확률은 50% 이상으로 본다, 혹시 추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한번 더 내원해야 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최소 일주일은 간격이 있어야 한다, 별 일 없으면 한두 해 통증 없이 지내시리라 본다, 척추 협착으로 생각된다, 연세가 있으시므로 수술은 권하고 싶지 않다, ... 는 취지의 이야기를 합니다. 의사가 많이 친절합니다. 이런 거 모두 알고 온 거 아닌데 이런 곳에 오게 되다니! 제가 운이 좋습니다. (하나마취통증의학과 031-847-4925). 어린 시절의 기억 통증 클리닉 치료를 받으시고 아버지는 만족해 하십니다. 그후로 몇 일동안 매일 전화를 드려 안부를 여쭙습니다. 다행히 괜찮으시답니다. 저에게 부담될까봐 그러시는 건가 싶어서 "원래 한번 더 병원 가셔야 될 수도 있고 오히려 그게 더 깔끔할 수도 있다"고 여러 차례 여쭈어도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시며 "됐다"고 하십니다. 11월 첫 주의 일이었습니다. 와중에 저는, 어린 시절을 생각합니다. 몇 해 전에 어머니를 의료원에 모시고 가야 할 일이 있었을 때, 한 보름 입원 치료 받으실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 아버지 모시고 마취통증클리닉에 갈 때도 그랬습니다. 제 어린 시절 생각이 납니다. 어린 시절 제가 어디 아플 때 저 데리고 병원에 가시던 두 분을 생각합니다. 받은 만큼은 아니겠지만 돌려드릴 수 있는 만큼 돌려드리는 거라 생각합니다. 두 분의 연세는 이제 팔십 언저리이십니다. 저는 늦둥이 장남입니다. ^^; 제 옆의 그녀는 맏며느리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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