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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아일랜드에서 만난 능소화 '허브식물박물관'이란 이름이 붙은 식물원 안을 걷다가 그녀가 먼저 발견합니다. 뭔가 기억에 남을 꽃은 항상 그녀가 먼저 발견합니다. 식물원 천정 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50D 줌을 최대한 당겨 찍고 크롭 아웃을 시도했습니다. 다행히 이미지를 늘리지 않아도 되는군요. ^^ 볼수록, 아, 그 꽃 참 곱다! (2011년 9월 13일 화). |
낙산사 홍련암 가는 길에 핀 능소화
바다에 면한 길을 따라 홍련암 들어가는 길은 초가을임에도 뜨거웠습니다. 어느 인상적인 전각을 끼고 계단을 오를 때, "능소화다!" 그녀가 말합니다. 능소화는 땡볕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무리지어 핀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한 떨기 꽃이었습니다. 색감은 어찌 이리도 고운지. 능소화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을 것처럼 뇌리에 각인됩니다. 2011년 8월 28일 일. 조두진의 소설에서 처음 만난 능소화. (「능소화」, 위즈덤하우스, 2006. ) 돌담 너머로 고개를 내민 소화의 붉은 꽃잎을 먼저 보았을까. 희디흰 얼굴을 먼저 보았을까. 아니면 검고 큰 눈과 마주친 것이 먼저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옻칠을 한 듯 검은 머리카락을 먼저 보았을까. 이도 저도 아니면 시들지 않고 송이째 떨어져 땅바닥에 뒹구는 소화 꽃송이를 본 것이 먼저였나. 응태는 어디에도 눈을 고정하지 못했다. 응태는 난감하고 아찔한 마음이 되어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땐 담 너머 아름다운 여인은 보이지 않았다. (72쪽에서, 응태) 당신을 처음 만난 날을 또렷이 기억합니다. 당신은 벗들과 일월산으로 사냥을 나가던 길이었지요. 햇볕은 뜨거웠고 담벼락에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친 당신은 고개를 숙였지요. 당신은 그때 정신이 아찔했노라고 나중에 말씀을 하셨지요. 맞아요. 저도 그랬답니다. 저는 쿵쿵 뛰는 가슴을 어쩌지 못하고 얼른 초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초당으로 걸어오는 동안 넘어지지 않으려고 조심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걷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110쪽에서, 여늬) 응태와 여늬 두 사람의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만남 한가운데에는 능소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애틋하고 아련하고 결국에는 슬픈 하지만 그래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능소화에 포개집니다. 이 소설을 읽은 후에 저는 능소화를 눈여겨 보게 됩니다. 조두진의 이 장편은 (기록을 보니) 하루만에 읽었군요(2011년 4월 30일 토). 푹 빠졌던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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