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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소를 합니다. 풀버전으로 방청소를 하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바닥에 널린 것들 모두 제자리에 갖다놓고, 방마다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물걸레질하면, 서너 시간도 후딱 지나 갑니다. 꼭 여름이 아니어도 가슴과 등에 또르르 물방울이 흐릅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풀버전 방청소를 자주는 못합니다. 시간이 걸려도 청소한 후 깨끗해지고 반딱반딱 윤이 나는 바닥을 보면 기분까지 상쾌해집니다. 그런 맛에 청소하는 거겠죠. 지난주 후반부 나홀로 휴가 기간 중에 그래서 그 맛을 또 만끽했습니다. ^^
 

 
풀버전 방청소를 하고 나서 느끼는 점은 또 있습니다. '하는 데에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데 왜 다시 어질러지고 지저분해지는 건 순간인가?' 하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바로 다음날, 꽉 짠 물걸레질을 하면 먼지가 장난 아니게 닦여 나옵니다. 허무합니다.

'방청소의 역설'이라고 명명해도 될 듯 합니다. '습관의 역설'과 '운동(근육)의 역설'이 꼬리를 물고 뇌리를 스칩니다. 세 역설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삶이란 게 원래 그런 면이 있는 건가 싶습니다.

 




 방청소의 역설? 삶의 아이러니 셋. - 청소, 습관, 운동의 공통점?
 
 
 
# irony 1 #   청소.

청소하는 건 오래 걸리는데 어찌 지저분해지는 건 그렇게 단 시간에 가능한 걸까요. 방청소하고 다음날 청소하면 벌써 지저분해진 걸 느낍니다.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도 진공청소기에는 뭐가 그리 많이 빨려들어오는지, 다음날 하는 건데도 물걸레에는 어찌 그리 많이 닦여 나오는지 말입니다. 청소의 역설?



# irony 2 #   습관.

좋은 습관은 붙이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는 더 어려운데, 어찌 나쁜 습관은 그렇게 쉽게 잘도 붙어서는 떨어지지 않는지 말입니다. 나쁜 습관은 어느 순간 착착 와서 달라붙습니다. 청소한 방 지저분해지는 것만큼 쉽습니다. 작심삼일이 좋은 습관 붙이는 노력을 두고 하는 말이라면, 나쁜 습관은 떼어내도 어느새 또 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작심삼분'이라고 하면 말이 될까요? 습관의 역설?



# irony 3 #   운동(근육).

몸에 근육 만들기 어렵습니다. 반면, 없어지는 건 금방입니다. 허무할 정도입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매일매일 자신을 채찍질하고 겨우겨우 근육이 자리를 잡아가는 데 몇 달 걸립니다. 근데, 운동 안 하면 한 달도 안 되어 봄 볕에 눈 녹듯 근육이 사라집니다. 근육 만드는 데 쏟은 시간과 노력과 땀에 비해 근육 사라지는 건 식은 죽 먹기입니다. 운동의 역설 혹은 근육의 역설(!)이라면 말이 될까요? 



인생 선배들, 선조들이 '인생은 흐르는 강에서 노 젓는 것과 같다'고 했던 것은 이미 이런 '역설'을 깨달아서였을까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노 저어 앞으로 나아가기는 힘들지만 뒤로 밀리는 건 순간입니다. 방청소도, 습관도, 운동(근육)도 똑같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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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803 수 00:05 ... 00:20  & 09:20 ... 09:4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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