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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主婦)라는 말과 쌍이 되는 '주부'(主夫)라는 말이 성립 가능하다 봅니다. 집안일을 하는 남편이 현실로 존재한다면 그 존재는 이름을 요구합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가 이름을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세상의 어떤 아름다운 꽃도 이름이 불리어질 때 비로소 마음 속에 자리를 잡는 것과 같은 맥락이겠죠. 

제가 그렇다고 주부 9단 소리 들을 정도도 아니고 전업 주부도 아니지만 평범한 주부(主夫)는 됩니다. 집안일이 모두 여자 몫이란 명제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고 그것을 인정하기엔 남편들의 사랑이 큰 것이겠죠. 평범한 주부로서 가사(家事)의 일정 부분 혹은 상당 부분을 전담 혹은 분담하고 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일에는 청소, 빨래, 설거지처럼 힘쓰는 일도 있고 회계같은 머리를(실제로는 컴퓨터를) 쓰는 일도 있습니다. 청소는 거의 전담하고 있고 빨래는 융통성 있게 둘이 공유하고 있으며 설거지는 그녀가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회계는 제가 전담하는 일입니다.

이런저런 일을 가사를 맡고 있는 주부로서, (좋게 말하면) '생활의 지혜', (낮춰 말하면) '잔머리'가 없을 수 없습니다. 그 중 일부를 공유해 봅니다. 글을 적기 시작했을 때에는 세 가지가 떠올랐는데 글을 쓰면서 한 가지가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두 가지만 적게 된 이유입니다. 다른 한 가지는 나중에 떠오르면 따로 적어보도록 하지요.



    어떤 주부(主夫)의 '생활의 지혜' - 물 절약, 전기 절약, 가스 절약의 스킬.

 

{ #1 }  커피 포트에 물을 넣을 땐 마실 컵으로.

커피 포트를 수도 꼭지나 정수기 꼭지에 바로 대고 물을 받았더랬습니다. 느낌상 필요한 만큼을 가늠하여 물을 받은 것이죠. 느낌이란 게 제 경우 언제나 넉넉한 쪽입니다. 덜 받아서 물이 부족한 경우는 없어도 더 받아서 물이 남기 일쑤입니다. 물도 아깝고 데우는 데 들어간 에너지도 아깝습니다.
 
커피 포트의 물을 컵에 따르기에 앞서 컵으로 물을 포트에 따르는 것은, 끓일 물의 양을 정확히 계량한다는 점에서 {물 절약 + 전기 절약}의 참 착한 스킬입니다.
 
언젠가부터, 차를 마시고 싶으면 마실 컵으로 물을 계량하여 포트에 붓습니다. 한 컵 끓일 거면 한 컵만, 두 컵 끓일 거면 두 컵만, 넣는 것이죠. 버리는 물이 생기지 않아 행복합니다. 상수도요금과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차를 그렇게 많이 마시는 편이 아니므로 아마 미세한 차이일 뿐이겠죠. 그저 '버리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만족합니다.



{ #2 }  차가운 물 샤워를 하기 시작할 무렵 온수조절레버를 끝으로.

날이 따뜻해질수록 집에서 하는 샤워가 슬슬 찬 물 쪽으로 이동해 갑니다. 완전히 찬 물로 샤워를 할 때 쯤(제 경우 5월 중순 무렵) 온수조절레버를 완전히 차가운 쪽으로 돌립니다. 세면대 온수조절레버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젠가 알게 된 사실인데, 온수조절레버를 가운데 오게 해놓고 샤워를 하거나 수도를 틀면 보일러가 가동되더군요. 샤워를 하는 동안 내내 온수가 필요도 없고 쓰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보일러는 계속 돌아가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손을 씻거나 얼굴을 씻을 때에도 수도를 틀 때마다 찔끔찔끔 보일러가 계속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물만 쓰고 있다고 생각했건만! 그리고 보일러 따위 절대 돌아갈 리 없다고 생각했건만! 그건 모두 제 착각이었습니다. 언젠가부터, 5월 중순 무렵이면 샤워기와 세면대의 온수조절레버를 cold 쪽으로 끝까지 보냅니다. 나도 모르게, 쓸 데 없이 보일러 돌아가는 일 없게요. 가스비 지출이 그래서 줄었냐구요? 네, 눈에 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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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428 목 13:25 ... 13:40 & 19:20 ... 19:45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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