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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국에서는 국민이 주권자 노릇을 제대로 해야 나라가 번영하고, 국민이 주권자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나라가 기울어집니다. 대통령은 왕이 아닙니다. 국민이 왕이고 대통령이 신하입니다. 신하 중에 제일 높은 신하, 그게 대통령입니다. ...
신하인 대통령이 국가 운영을 잘못하면, 왕인 국민이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절차를 밟아 대통령과 정부를 교체할 수 있는 민주공화국, 우리는 그런 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이 책, 13-14쪽, <「단성소」를 마음에 새기며>에서)


"이 사람이 이런 책도 썼군?" 하며 반색하는 책이 있지요. 놀라움과 반가움 외에, 그 사람이 그 책을 쓰지 말란 법은 없는 것이니 제가 미처 몰랐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제가 어떤 저자에게 꽂히면 그 저자의 책이라면 별 주저없이 구입하고 별 주저없이 읽는 편입니다. 새로이 알게 된 책이 있다면 반가와 하지는 못할망정 주저할 이유가 없죠. 그렇게 유시민의 이 책 「대한민국개조론」을 구입하고 펼쳤습니다. 경험상 이런 맥락의 선택은 배신 당하는 법이 없다죠.
 
유시민, 대한민국개조론, 돌베개, 2007.   * 총 268쪽.

뜨거웠던 2010년 여름 6월 28일(월)부터 30일(수)까지 읽었습니다. 독서의 속도는 빨랐고 책의 내용은 저를 빨아들였습니다. 하루 70~80분의 출퇴근 독서로 3일 만에 읽어낸 이유입니다. 상황과 기회를 봐서 한번 더 읽고 싶은 책입니다.


대한민국 개조론 - 10점
  유시민 지음 /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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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개조론, 유시민의 대국민 상소문, 솔직담백한 장기 국가발전전략. 



유시민의 「대한민국 개조론」은 솔직하다. 
미사여구로 국민을 눙치려는 정치꾼들의 책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만큼의 생각과 비전을 내놓는 정치인이 우리 현실에는 드문 게 사실이다.
유시민의 생각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래서 값진 책이다.


 

1. 이 책은?

이 책은, 조선시대 선비 남명 조식 선생이 목숨을 내놓고 조정에 「단성소」(丹城疏)라는 상소를 올릴 때의 심정으로, 유시민이 대한민국의 '왕'인 국민에게 쓴 상소문이라 할 수 있는 책입니다(물론, 유시민이 이 일에 목숨을 걸 필요는 없겠지요). 그가 머리글에서 밝히고 있듯, "길게 보면 언제나 국민이 올바른 선택을" 하지만 국민이 "매 순간 모든 문제들에 대해서 합리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바른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18쪽). 히틀러와 같은 희대의 범죄자도 선거를 통해 합법적인 권력을 차지하는 게 현실인 것이죠. 그리고 그런 범죄자가 히틀러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2. 유시민의 장기 국가 발전전략
 
대한민국이 21세기 세계 일류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는 선진통상국가를 지향하고, 대내적으로는 사회투자국가를 건설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제가 찾은 세계화와 양극화 문제에 대한 해법입니다. 이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폭넓은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장기 국가발전전략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50-51쪽, <사회투자국가, 지구촌 경쟁에서 이기는 전략>에서)
 
그의 '발전전략'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이 책을 읽음으로써 유시민의 장기 국가발전전략과 플랜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존재 이유가 되는 것이죠. 정치'꾼'들이 내놓는 사탕발림 미사여구의 나열이 아니라 그야말로 한 정치'인'이 자신의 국가 발전전략을 촘촘하게 서술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정치'꾼'들은 이런 생각을 할 의지와 능력이 없겠죠. 그들의 머리에는, 어떻게든 국민에게 눙을 쳐서라도 표만 모으면 된다는 생각이 가득 차 있을 테니까요. 정치'꾼'들이 바글대는 한국 정치 풍토에서, 이 책에 담긴 정도의 국가발전전략을 국민에게 (그것도 솔직하게!) 내놓는 정치'인'이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축복이라 해야할까요. '상식'이 되지 못하고 '축복'이라는 게 씁쓸합니다만.
 
 

 
3. 누가 누구에게 '잃어버린 10년'을 말하나
 
외환위기를 예방하기는 고사하고 국가가 부도날 지경에 이를 때까지 위기의 징후를 감지조차 못한 것이 어느 정부였던가요? 달러 표시 국민소득을 거의 반 토막 나게 만들고, 뒤에 온 대통령들이 10년 동안이아 그 뒤치다꺼리를 하게 만든 정부를 도대체 어느 정당이 세웠던가요?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고 참여정부를 경제파탄-민생파탄 정부라고 욕하는 그 한나라당의 정부가 아니었던가요? ...
지난 10년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미래를 되찾아온 10년'이라고 해야 정상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승리한 10년'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69, 70쪽, <대한민국, 진화는 계속된다>에서)
 
이 책의 곳곳에서 유시민은 한나라당의(즉, 이명박정부의) 허구적인 정치공세에 대한 격파를 시도합니다. 그것은 유시민이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사람이어서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선에서 이뤄지는 반격이어서 통쾌합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상식과 합리가 한국 정치판에서 대세가 되기만 해도 우리가 목도하는 지금의 꼬락서니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유시민에게 매력을 느낀다면 바로 그 지점일 겁니다. 
 
[무상의료제도와 관련하여] 민주노동당만 비판해서 미안하군요. 그런데 한나라당은 비판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아무 견해도 없는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정당! 그러면서도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한나라당! 정말 행복한 정당, '신이 내린 정당'이 아닐 수 없습니다.
(153쪽, <의료급여제도 혁신>에서)
 
 
 

 
4. 언론 탓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언론인들의 묵시적 공동 행동의 배후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몇 가지 '코드'가 있습니다. 예컨대, 이런 것이죠.
정부가 어떤 새로운 정책을 발표할 때는 제일 먼저 완벽한 재원대책이 있는지를 따져서, 없으면 '장밋빛 약속' 또는 '선심 정책'이라고 비판합니다. ... 어딘가 세부적인 허점이 있거나 누군가가 세게 반대하는 사태가 생기면,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밀실행정' 또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합니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밀고가면 '독선적 행동' 또는 '귀막은 정부'라고 지적하죠. 그런 지적과 반대가 너무 심해서 본질과 크게 관련 없이 부작용만 있는 부분을 좀 수정하면, '압력에 굴복하는 무소신 행정'이라고 때립니다.
(190-91쪽, <건강투자정책>에서)
 
언론(이라는 말도 아까운사익집단)이 노무현 정부에 대해 쏟아부었던 그 수많은 악의에 찬 언사들은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면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상식과 합리는 차치하고, 기억력만 있더라도, 노무현 정부를 '조졌던'(언론계 전문용어죠) 것의 몇 배로 비난을 퍼부어 마땅한 이명박 정부의 온갖 정책에 대해 우리의 언론은 그저 침묵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절대 권력이어서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사익집단이라 불러 마땅한) 언론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라고 보는 게 맞겠죠.
 
 

 
5. 북한 체제 붕괴 희망자들(?)은 생각 좀 하고 살자
 
자칭 보수세력의 소원처럼, 어느 날 갑자기 북한 체제가 무너져 무정부 상태가 되었다고 합시다. ... 경의선과 동해선 철길을 걸어서, 배와 뗏목을 타고, 임진강을 헤엄쳐서, 북한 주민 100만 명만 남하했다고 합시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
임시 숙소를 지을 방법도 없지만 천막이라도 쳐서 그들을 수용했다 합시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아이들은 학교에 보내고, 아픈 사람은 병원으로 데려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 나라인가요?
(2476-247쪽, <공적개발원조>에서)
 
북한 체제의 소프트 랜딩은 한반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으로서 소망해마지 않는 일이어야 함에도, 북한 체제의 붕괴를 희망하는 자들이 있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 희망자들이 적지 않은 수이고 그들 중 핵심(?) 세력이 정치권력을 장악하거나 대한민국의 여론 주도 세력과 겹친다는 건 그야말로 슬픈(!) 현실입니다. 그 희망자들은 븍한 체제의 하드 랜딩만 이야기할 뿐 그 후의 여파에 대해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듯 합니다.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된 반공주의자들이라 불러 마땅하죠.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나 이 책에서 적고 있는 북한 체제 붕괴 후의 시나리오에 대해서 과연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솔직히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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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310 목 08:40 ... 10:00 & 16:00 ... 17:0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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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 돌베개 | 200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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