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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습니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때 음악은 훌륭한 소음 차단벽이 되어 줍니다. 웬만큼만 조용한 지하철이라면 차단벽을 세울 필요가 없지만 지하철이 어디 그리 조용한 공간이냔 말이죠. 열에 여덟은 음악으로 차단벽을 세우고 책을 읽습니다.

음악을 듣는다고 썼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노래를 듣는다고 해야겠군요. 크게 보면 노래도 음악에 포함되지만 일상적으로 음악과 노래는 다른 대상을 가리키죠. ^^ 어쨌든, 저는 주로 국내 가수나 그룹의 노래를 앨범별로 듣습니다. 소위 '짬뽕'시켜 듣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대부분 어떤 가수나 그룹의 앨범을 정해서 계속 그것만 듣습니다.


책과 음악이 어우러지다 보니 그 둘이 잘 맞아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제 머리 속에 상상을 요구하는 소설이랑 나름의 일관된 색깔이 있는 노래랑 둘이 맞아떨어질 때 읽는 소설은 영화가 되고 듣는 노래는 영화음악이 됩니다. 물론, 제가 읽는 모든 소설과 제가 읽는 모든 노래가 늘 맞아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운 좋게 맞을 때가 있는 거죠.

소설과 음악이 어우러져 영화가 되고 영화음악이 된 경우를 4가지만 적어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
 


    소설과 음악, 영화와 OST? Memory for you, This is love, Gee, ... 공통점?

 
{ #1 }  { 안정효, 미늘 } + { 럼블피쉬, Memory for you }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빨간 우산'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의 우울함과 잘 맞아떨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래의 경쾌한 리듬이 소설 속 등장인물의 여행과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하고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 #2 }  { 댄 브라운, 천사와 악마 } + { 화요비, This is love }

미니 앨범이어서인지 곡들의 전체적인 색깔이 통일되어 있습니다. 앨범에 실린 5곡 모두(This Is Love, 우리 사랑해요, 반쪽, 사랑을 믿지 마세요, Bad Lady) 소설의 빠른 전개와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 #3 }  { 황석영, 무기의 그늘 } + { 소녀시대, Gee }

'무기의 그늘'의 배경은 베트남입니다. 더운 곳이죠. 소설 속에서 계속 덥습니다. 소녀시대의 이 앨범이 맞아떨어진 것은 베트남의 더위에 대한 청량제가 되어서일까요?


{ #4 }  {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 + { 양희은, 셋. 사랑노래 Disk 1 }.

2번 곡 '들길 따라서'가 기억에 남습니다. 66번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동해 가는 조드 가족의 상황과 양희은의 애잔한 목소리가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7번 트랙 '행복의 나라로' 역시 조드 일가의 꿈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고요.



소설과 앨범이 잘 어우러져서 제 머리 속의(^^) 영화 OST가 되면, 앨범에 수록된 노래를 어떤 기회에 들을 때 그 소설이 떠오릅니다. 예컨대, 소녀시대의 Gee 앨범에 실린 2번 트랙 '힘 내(Way to Go)'를 어떤 기회에 들을 일이 생기면 소설 '무기의 그늘'이 떠오르고 그 배경이 된 무더운 베트남과 등장인물 안영규가 생각납니다. 마찬가지로 화요비의 This is Love에 실린 '우리 사랑해요'를 우연히라도 듣게 되면 소설 '천사와 악마'가 자동 연상됩니다. ^^ 문제는 이런 환상의 궁합이 모든 소설에 발생하는 게 아니라는 거겠죠. 다음부터 소설을 읽을 때에는 앨범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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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301 화 07:40 ... 08:10 & 23:50 ... 24:0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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