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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더럽힌"이라고 쓰고 싶었습니다. G20을 치른 나라의 국격에 맞게(-.-);;; 그(G)의 지위를 감안하여 "2010년을 빛낸(?)"으로 적었지만 사실은 "더럽힌"이라고 적고 싶었습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맑은 물에 귀를 씻고 싶은 생각이 들게 했다면 더러운 겁니다. 어쨌든.

애들이 쓰는 말로 "막말 쩐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예컨대, 큰 비가 와서 동네가 쓸렸을 때, "기왕에 이렇게 된 거"라는 식의 멘트를 날리는 자에게 "막말 쩐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네가 아수라장이 된 것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자가 나타나서 "기왕 이렇게 된 거"라는 식의 말한다면 거기에 '개'라는 접두어를 더해서 "개막말 쩐다"고도 합니다.


제가 정기구독하는 <한겨레21>에 "2010년 MB어 사전"이라는 글이 실렸습니다(제842호, 38-39쪽). 기자의 노고가 돋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잘 나가는 시사주간지 기자가 고작(?) 이런 일을 해야 하다니 말입니다.
 
 

    2010년을 빛낸(?) MB 어록. <2010년 MB어 사전>. 그중 엄선한(!) 5선.

2MB 왈, “(이번 예산)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다,” “다행이다.”
결식아동과 예방접종 받아야 할 영유아들은 2MB의 '전체'에 포함되지 않는 걸까.

( 그림 출처 - 2010 1213 경향신문 인터넷판 <김용민의 그림마당> )
 


+ <한겨레21>이 선정한 "2010년 MB어 사전" (제842호, 38-39쪽)

국론이 분열될 때 북한이 우리를 넘본다.”

“협박에 못 이긴 ‘굴욕적 평화’는 더 큰 화를 부른다.”
“나도 한때” 시리즈
“내가 권력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등록금 너무 싸면 대학 교육 질이 떨어진다.”
“(이번 예산)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다.”
“이주여성을 며느리같이 생각하겠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마음 편히 먹어라.”
“(청와대 식단에) 양배추김치 올려라.”

( 웹출처 :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28737.html )

 

각계의 전문가들에게서 고견을 들어(-.-) 2010년을 빛낸(?) MB의 말들을 뽑은 거 같습니다. 해당 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의 'MB어 사전'은 순위가 매겨져 있지 않습니다. 저는 순위를 매겨보고 코멘트를 적고 싶습니다. (얼마나 쩌는 막말들인지 순위 매기기가 쉽지 않았음을 밝혀 둡니다. 말들이 내뱉어진 시간과 장소는 위에 언급한 출처 참조.)

 
{ #1 }  “내가 권력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자신에겐 레임덕 같은 게 없단다. 왜냐하면 권력 같은 거 휘두르며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묵묵히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이라서 그렇대나? 지금껏 휘둘러 온 건 뭔데? 자신이 권좌에 오른 후 대한민국이 '야만의 세월'로 되돌아 간 것도 매사에 권력만 가지고 임해서라는 사실을 모르나 보다.

칼을 마구 휘두르는 광인이 "내가 칼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저 열심히 휘두르는 사람이지."라고 말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 주변에는 죄없는 사람이 피 흘리며 쓰러진다.


{ #2 }  “기왕 이렇게 된 거 마음 편히 먹어라.”

지난 9월 22일 수해 지역인 서울 양천구 신월동 일대 반지하 주택 등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방문했을 때 내뱉은 말이다. 참 단순한 뇌구조다. 얼마나 낯이 두꺼워야 이 따위 말을 위로랍시고 내뱉을 수 있는 걸까.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평생을 살아왔음을 보여주는 건가, 그래서 엄청난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일까.

이런 식이라면,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부인에게 "기왕 이렇게 된 거니까 마음을 편안하게." 그리고 유괴범한테 자식을 난도질 당한 부모에게 "기왕 이렇게 된 거니까 마음을 편안하게." 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근데 홍수조절한다고 복지예산까지 줄여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강에다 퍼붓고 있는데도 홍수와 침수는 왜 발생하는 걸까. 그 사업은 도대체 왜 하고 있는 걸까.


{ #3 }  “협박에 못 이긴 ‘굴욕적 평화’는 더 큰 화를 부른다.”

지난 11월29일 대국민 특별담화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나온 말이다. 남북관계를 이렇게 바라보는 거부터가 문제다. 이러니 국민들은 드디어(!) 전쟁 위협을 피부로 느끼며 살게 되었다. 냉전적 대결 구도를 만들어낸 게 누구던가. 평화를 위협받게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 '굴욕적 평화'라고? 그래, 그러면 온 국민의 안전을 걸고 한판 뜨겠다 이건가. 그러라고 당신을 대통령 자리에 앉혀 놓은 게 아냐. 

이땅의 수구꼴통들은 평화를 위해서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다. 평화를 도모하기 위한 비용이 전쟁으로 잃을 희생보다는 크지 않음을 모르나. 전쟁으로 뭔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전쟁 후에 복구 사업에서 크게 한 몫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나.


{ #4 }  “국론이 분열될 때 북한이 우리를 넘본다.”

그저 국민들은 닥치고 있으라는 거지? 민주주의 따위는 학습한 적도, 배우고 싶은 생각도 없는, 평생을 삽으로 포크레인으로 밀어부치며 살아온 삽질 ○○○ 선생답다. 지난 12월20일 청와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나온 말이라는데 참 들어주기 어렵다. 말도 안되는 온갖 것들(정책과 사업이란 말도 아깝다)을 쏟아내면서 국민들보고는 닥치고 있으라는 거다. 북한이 우리를 넘보니까 말이다. 이거 참, 다카키 마사오(박정희)의 재현스럽다.

그래, 자칭 CEO라니까, 회사를 예로 들자. 회사의 5년 계약직 CEO가 회사 예산으로 온갖 뻘짓을 일삼고 말도 안 되는 사업을 해도 사원들은 그저 닥치고 있어야 한다는? 다른 회사들이 우리 회사를 넘보니까? 뭐, 이런?


{ #5 }  “(이번 예산)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다.”

역시 가카께서는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다. 딴나라당이 만든 그 아비규환의 날치기 현장을 보고도(봤을 거다)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게 놀랍다. 일단 절차와 과정부터가 문제였는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는 거다. 그리고 내용적으로는 온갖 복지 예산을 줄여서 어린 결식 아동들 방학중에 굶게 생겼는데 대통령 입에서는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걔네들 좀 굶는다 한들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는 건가.

1조원을 넘나드는 '형님 예산'과 200억원을 훌쩍 넘은 '부인 예산'이 확보되었으니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을 하는 걸까. 뭐가 '전체적'이라는 걸까. '가족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원래 말이란 게 생각을 드러낸다. 막말에는 막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묻어있다. MB 어록 혹은 MB어 사전에 실린 말 혹은 막말은 G의 사고와 인식을 드러낸다. 이 정도면 행불 상수 아니 '보온병'과 상수, 자연산 개드립 상수를 가볍게 제칠 듯 하다. 2011년이 기대된다. G는 또 어떤 말을 어록과 사전에 추가할까. (이렇게 적는 나는 왜 슬픈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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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29 수 12:30 ... 13:30  거의작성
2010 1229 수 18:00 ... 18:20  비프리박
2010 1230 목 09:00  예약발행


p.s.
어제(12월 29일) 작성하고 어제 발행하고 싶었던 글인데 결국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사무실에서 바쁘게 해야할 일 때문에 잠시 시간을 내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딱 30분만 찬찬히 다듬으면 발행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게 안 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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