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모 노마드(homo nomade). 유목하는 인간, 옮겨다니는 인간. 강요된 선택, 떠돌기. ▩
>>>>소통2:이슈 카테고리의 글 | 2010. 12. 18. 02:06반응형
굳이 자크 아탈리를 들먹이지 않아도 '호모 노마드'는 이미 우리가 흔히 접하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호모 노마드(homo nomade), 유목민으로서의 인간 또는 유목하는 인간을 뜻합니다. 쉽게 제 방식으로 번역하자면 '떠도는 인간'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인간'쯤 될 것 같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란 말이 한때 유행했는데 이젠 호모 노마드란 말이 일상화된 것을 보면, 우리 삶 자체가 호모 노마드적인 것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사회경제 시스템이 더이상 우리를 정착하게, 한 곳에 머물게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목하는 인간, 떠도는 인간이라고 했을 때 저는 그것은 (슬프게도!) 인간의 자발적 선택이라기 보다 강요된 선택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떠돌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인간은 본성적으로 정착하길 원한다고 봅니다. 저는. 제 눈에 우리 삶이 호모 노마드적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니, 우리 삶의 어떤 모습에서 호모 노마드적인 측면을 읽었습니다. 따로 따로 보이던 모습이 얼마전부터 호모 노마드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꿰어졌습니다. 포스트로 적어 보고 싶었습니다. |
▩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옮겨다니는 인간, 떠도는 인간. 강요된 선택. ▩
[ #1 ] 핸드폰
기기에 정붙이고(?) 오래 쓰는 걸 촌스럽게 만드는 최전방 아이템이지요. 신제품 출시 주기가 비약적으로 짧아지면서 약정으로 묶인 2년조차 길다고 느껴지게 합니다. 약정 끝나면 신제품으로 갈아타야 될 것만 같은 느낌을 물리치기 어렵습니다. 기기도 버리고 기존 통신사도 탈퇴하고 새 핸드폰 장만하고 신규 가입해도, 온갖 지원금이다 보조금이다 해서, 잘만하면 초기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이거 안 하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입니다. 기기와 회사를 알아보고 또다른 2년 약정으로 들어갑니다. 현대판 유목민이 되어 2년을 주기로 기기와 통신사를 옮겨 다닙니다. [ #2 ] 인터넷, 집전화, IPTV 업체간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언젠가부터 신규 가입자에게 현금 수십만원 또는 최신 LCD 모니터를 제공하는 게 상식이 되었습니다. 3년 이상 계속 한 업체에 머물러 있어야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큰 유혹입니다.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의 3년 약정이 끝나기만 기다립니다. 약정이 끝나는 순간 다른 회사로 옮기지 않으면 기회비용 수십만원이 연기처럼 허공 속으로 사라집니다. 유목민이 철따라 이동하듯, 이 회사의 3년 약정에서 저 회사의 3년 약정으로 떠돕니다. [ #3 ] 집, 주거 집을 사도 이 집에서 평생 살겠다고 하면 손가락질 당하는 시절입니다.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임금 상승률 앞에서 집마저 손해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을 강요 받습니다. 집을 사고 팔아서 떼돈을 벌진 못하더라도 집 때문에 손해 봐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살고 있는 아파트의 시세를 주변 시세와 비교하고 부동산 시장 전체 경기를 살피고, 적당히 살다가 적당한 가격에 팔고 적당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 트렌드처럼 된 지 오랩니다. 심리적으로 우리 동네라는 개념은 먼 나라 이야깁니다. 사회-경제 구조의 천민성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삶의 터전마저 진짜 유목민처럼 옮겨 다녀야 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 #4 ] 직장 노동 유연성이란 말로 노동자 해고가 미화되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철밥통 소리 듣는 직장에서도 체감 퇴직 연령이 40대로 들어온지 오래이고, 대기업들조차 평사원들에게 30대 후반 명예퇴직을 압박하는 게 현실이죠. 월급쟁이들에게 평생 직장 개념은 진작에 물 건너간 상태. 오래 함께 하는 직장 동료를 원천적으로 가질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도 충분히 슬픈 일이지만 생계를 위해 직장을 떠돌아야 한다는 사실 앞에선 배부른 투정일지도 모릅니다.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직장 저 직장 옮겨 다닐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정착하고 싶어도 정착할 수 없는 그런 시스템인 것이죠. 2010 1218 토 00:00 ... 01:45 비프리박
p.s. nomade는 nomad라고도 쓰는데요. 처음에 저는 그게 no mad로 보여서 피식했습니다. nowhere라는 단어가 no where로 보이지 않고 now here로 보였을 때 피식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어쨌든, 우리는 옮겨다니는 인간, 호모 노마드로 살고 있는데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위에 적은 예와 관련하여 적자면 대략 이렇습니다. 핸드폰 → 2009년 12월 KT에서 SKT로 2007년 12월 SKT에서 KT로 인터넷+IPTV → 2011년 3월 쿡인터넷+쿡티비에서 ○○○로 (뭔가 받으려고 벼르고 있음) 2008년 3월 지역케이블에서 메가패스+쿡티비로 (아무것도 못 받았음) * 집과 직장에 관해서는 사생활 보호 모드 가동. 패스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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