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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본의 아니게 방치했군요. 3박 4일이나 말이죠. Why?

많이 아팠네요. 장탈이 났었습니다. 아주 심한 장탈이었습니다. (다른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비전문가인 제 생각으로는) 먹은 음식이 잘못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음식에 이상이 없이 저에게 그저 안 맞았던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증세가 많이 심했습니다. 수건을 비틀어 짜는 듯한 느낌이 뱃 속에서 대략 2분 간격으로 반복되었습니다.

목요일(9월 21일) 밤 8시 30분 경 정점(-.-)으로 치달은 장탈은, 더 이상 수업을 진행할 수 없게 만들었고(뒷시간 수업이 없어서 다행), 직립보행과 기립자세조차 유지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몸을 반으로 접은 채 신음소리를 냈습니다. 귀가는 해야겠기에, "아픈 건 참을 수 있다" "아프다고 죽는 건 아니다"라는 말도 안되는 최면을 걸며 사무실을 나왔습니다.

장탈이 이제 멀미도 부르려는 것인지, 지하철에서 메슥거림마저 몰려옵니다. 전철에서 두번이나 내릴 역도 아닌 곳에서 내려 쉬어 가야 했고, 그녀에게, 집 근처 전철역으로 차를 좀 몰고 나오라고, 나 좀 태워서 가라고 전화를 해야 했습니다. 마중 나온 그녀가 운전하는 차에 올라 등받이에 몸을 기댄 후 집으로 가는 몇 분은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그 와중에 블로그가, 내일의 포스트가 떠올랐다면 믿으실까요?


장탈 약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퇴근하기 전에 전화를 걸어 그 와중에 그녀한테 장탈 약 좀 사다 놔 달라고 부탁한 건 잘한 일이었다죠. 어쨌든, 다음날 새벽까지 그 쥐어짜는 증세는 뱃 속에서 계속되었고, 배가 아파(?) 한시간 간격으로 잠을 깨야했고 그게 새벽 세시반까지 이어졌군요. 세시반에 깼을 때 뱃 속 증세의 날카로움은 7시간 만에 무뎌져 있었습니다. 

다음날 깼을 때는 너무 누워서 뒹군 나머지 허리가 아파 진통제 마저 먹기에 이릅니다. 마침 집에 상비약으로 진통제는 갖춰 놓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이렇다 할 식사는 전혀 하지 못했고, 빈 속에 약을 먹을 순 없어 약 먹기 위해 먹은 게 종일 바나나 서너개였군요. 진통제와 장탈약을 먹으니 이제 살만은 합니다. 죽을 거같진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맞겠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 날은 심야에 할머니 제사가 있는 날이어서, 오전과 낮에 음식을 만들어야 했죠. 이제 좀 살만 하다는 호기로, 그녀 혼자 음식 만들게 둘 순 없다는 생각으로, 명절이나 제사 때면 제 차지인 전 부치기를 시작했습니다. 평소처럼 음식 만드는 도중에 집어먹는 건, 제 뒤집어진 속을 감안할 때, 전혀 불가능했구요.

대략 세시간 동안 꼬박 전을 부치고 30분 눈을 붙였다가 정상 출근을 했다죠. 그 와중에 출근해서 교재연구할 시간을 걱정하고 있었군요. (ㅜ.ㅜ) 대략 한시간 정도 늦게 출근한다고 문자로 양해를 구하고 지하철에 올랐네요. 평소처럼 지하철 독서는 이어졌고 김정욱 교수의 <나는 반대한다>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학원에 도착해서 그날 수업할 교재를 펼쳤다는. ^^;


몸이 조금 정상화되자 블로깅하고 싶은 소망이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


제 배는 목금요일을 지나 정상 범주로 돌아왔고, 그 무렵 할머니 제사를 지냈고, 제사 음식을 살금살금 먹어봅니다. 배가 평소와는 조금 다르지만 음식을 먹어도 괜찮습니다. 휴우. 이틀 동안 열번 넘게 화장실을 간 상황이다 보니 음식을 먹는 데에 극히 조심스러워진 상태라죠. 그렇게 토일요일을 지나는 지금은 거의 정상적인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아프긴 아팠지만, 내 상태가 지금 어떤 거다, 어째서 아픈 거다,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겠다, ... 그런 가늠이 선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장탈이 난 셈이지만 내 몸을 알고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된 듯 합니다. 주변에서 병원 다녀왔냐고 걱정들 하지만 안 그러고도 낫겠다는 (근거없는? 경험상의!) 자신감이 있었다면 말이 될까요. 

어쨌든, 그렇게 장탈과 제사음식 만들기 그리고 제사가 지나간 후에 빠듯한 주말 수업이 다가왔고, 밤에는 평소보다 길고 깊은 취침이 휴식으로 요구되었네요. 그러다 보니 블로깅은 정확히 목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대략 3박4일 동안 방치 아닌 방치를 경험했군요. 답글로 무슨 일이 있느냐? 는 안부 같은 거 물어오시는 분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No posting, no replying의 3박 4일을 뒤로 하고 정상 복귀 신고합니다. ^^
 




블로그 주인장을 격려하고 싶으시다면 추천버튼을 쿡! ^^


2010 1024 일 17:00 ... 17:5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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