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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는 ...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살인자이자 명예를 훼손한 자라고. ... 무고한 사람들의 명예, 명성 그리고 건강을 앗아 가는 것이 이런 종류의 신문사 관계자들의 의무인 모양이라고 ... (이 책, 110쪽에서) 신문이나 방송에서 혐의 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혐의 사실을 토대로 소설(!)을 써대도 되는 걸까. 후에 무혐의 처리가 되거나 무죄 석방되면, 그간 대중들에게 심어진 이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게다가 언론사나 방송사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되어 혐의 사실을 확대, 왜곡하는 경우라면? ... 책을 읽는 내내 우리의 현실과 오버랩되어 뇌리를 스쳤던 질문은 끝이 없습니다.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혹은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김연수(옮김), 2008. * 읽은 것은 2009년 출판 5쇄본. * 본문 153쪽, (후기, 해설, 연보 포함) 총 170쪽. * 원저 - Heinrich Boell, Die Verlorene Here Der Katharina Blum, 1974, 2002.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유시민 때문입니다. (유시민 횽아 때문. ^^) 작년 초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된 그의 경북대 강연 동영상 중 한편에서 언급한 소설입니다. 조중동 같은 우리의 미디어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중에 소개한 소설이었습니다. 저는 별 고민 없이 구입했고 별 주저 없이 읽었습니다. 역시 책은 추천하는 사람 따라 가는 것 같습니다. 권할만한 책입니다. 2009년 9월 8일(화) 읽기 시작해서 9월 11일(금)에 읽기를 마쳤습니다. (꼭 1년 전이군요. -.-;) 목요일이 휴무일이라 책을 못 읽었으니까 사흘만에 읽은 책입니다. 책 분량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한국 사회 현실, 언론 현실과 이미지가 겹쳐져 내용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젝일!). 저자 하인리히 뵐의 추리소설적 구성도 거기에 일조한 면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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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조중동을 두고선 허구로 읽기 어려운 소설. ▩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유시민 횽아^^의 소개로 알게 된 책.
읽는 내내 대한민국 좆중똥 신문지 회사의 악의적 해코지가 오버랩되어 착잡했다.
1. 이 책은? 작가는? 이 소설은 1972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하인리히 뵐의 소설입니다. 뉴저먼시네마의 기수 폴커 슐렌도르프에 의해 영화화되었던 소설이라고 하는군요. (알라딘 책 소개 참조.) "황색 언론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 당한 한 개인의 명예에 관한 보고서"라고 요약할 수 있는 이 책에 관해서 번역자 김연수의 요약만큼 간결한 건 없을 듯 합니다. "뵐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폭력, 즉 언론의 폭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정 관리사로 성실하게 일하면서 근검절약으로 아파트까지 소유하고 있는 스물일곱 살의 이혼녀 카타리나 블룸의 개인적인 명예가 언론의 폭력에 의해 처참히 짓밟히고, 그 결과 그녀가 기자를 살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살해라는 눈에 보이는 명백한 폭력을 초래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다른 폭력을 다루는 것이다.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라는 이 소설의 부제는 이미 작품의 주제를 시사하고 있다." (이 책, 161쪽, 김연수의 <작품해설>에서) 하인리히 뵐? 이 책의 책날개 저자 소개란에서는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1967년 독일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게오르크 뷔히너 상’을 수상한 그는, 1971년 독일인으로는 최초로 국제펜클럽 회장으로 선출된다. 이미 독일 국내에서 정치적, 사회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데 거침이 없었던 그는 국제펜클럽 회장이 된 후 박해받고 있는 여러 나라의 작가들을 돕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현실적으로뿐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항상 사회에서 소외받고 억압당하는 약자의 편에 서고자 했던 그의 작품 세계는 1972년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더더욱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현재 그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독일 작가의 하나로 꼽힌다. 1985년에 세상을 떠났다." 2. 신문 보도는 막강하다. 그 앞에 개인은 미약하다. 어느 젊은 여자가 즐거운 기분으로 쾌활하게 전혀 위험하지 않은 파티에 갔었는데, 나흘 후에 그녀는 ... 살인자가 된다. 사실 잘 들여다보면 그것은 신문 보도 때문이었다. (136쪽에서) 신문은 막강합니다. 신문을 받아든 사람에게 '기사'는 '진실'이 됩니다. 기사에서 네모를 세모라고 하면 독자는 네모를 세모라고 알 수 밖에 없습니다. 카타리나 블룸처럼 신문에서 살인자라고 하면 그는 살인자인 겁니다. 행여 나중에 정정 기사가 나오더라도 그것은 그간에 덧씌운 이미지를 씻어주지 못합니다. 신문의 공적 기능과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대목입니다. 이것은 소설 속 <차이퉁>이라는 신문사에게 요구되는 덕목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신문시장에서 점유율 높은 신문사에도 필요한 덕목입니다. 과연 그들은 어떤 개인을 '살인자'로 몬 적이 없을까요. 3. 혐의 사실만으로 범죄자를 만들어도 되는 것일까. 그 <차이퉁>은 아직 살인자로 입증되지도 않은 많은 사람들을 살인자라고 명명했다. (146쪽, 하인리히 뵐의 <후기>에서) 비단 살인자가 아니어도 신문은 수없이 많은 무죄의 범법자(!)를 만들어 냅니다. 검찰의 수사 발표에 기대어, 보도라는 이름으로, 아직은 무죄로 추정되어야 할 피의자를 범죄자로 낙인 찍습니다. 한술 더 떠, 그걸 뒷받침한답시고 꿰맞추기 기사를 쏟아냅니다. 신문사의 어떤 더러운 판단이 개입되면 이런 경향은 심해집니다. 정반대의 기사를 그만큼 쓸 수 있습니다만 그런 데에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순전히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 하는 말이지만, 동시에 소설 속 허구로 한정짓기 어려울만큼 우리의 언론 현실이기도 합니다. 슬픈 현실. 4. 작품의 모델은 1972년 독일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 이 작품의 모델은, 1972년 1월 바더 마인호프 일원들에게 숙식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언론의 비난을 받은 것은 물론, 해직까지 되었다가 나중에 무혐의로 복직되었으나 상당한 명예 실추를 경험했던 하노버 공대 심리학 교수 페터 브뤼크너 ... (162쪽, 번역자의 <작품해설>에서) 소설에서는 가정관리사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대학 교수였다고 하죠? 그 교수가 어떤 신문(아마도 <빌트>지)에 의해 어떻게 몰렸을지는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힘 있는 (하지만 양식은 없는!) 신문들에 의해서 너무나도 자주 자행되어온 일이라서 말이죠. 하인리히 뵐은 현실을 모델로 하여 울분에 찬 이 소설을 써냅니다. 우리는 현실 속 모델이 너무 많지만 이런 소설을 써내는 명망있는 소설가는 찾기 어렵습니다. 신문사한테 왕따 당할까 두려워서일까요. 저에게는 그저 신문지 회사로 보이는 언론사한테 밉보여 좋을 거 없다고 알아서 기는 걸까요. 어쩌면 그런 작가정신의 차이가 노벨문학상을 받고 못 받는 차이를 만드는 건 아닐까요. 2010 0925 토 11:30 ... 12:30 거의작성 2010 0925 토 21:30 ... 22:0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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