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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우리는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러한 싸움이 우리를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인간, 혁명가로 만들어주며 동시에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드러내 보이게 한다.
(607쪽, 1967년 8월 8일 체 게바라의 일기에서)


혁명이 더이상 위협이 되지 못하는 시대. 체 게바라는 자신이 그런 시대에 혁명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 책을 읽으면 이같은 내 의문도 풀릴까,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그의 죽음에 대한 궁금증도 적지 않았습니다. 

장 코르미에, 체 게바라 평전, 김미선(옮김), 실천문학사, 2000. 
   * 총 668쪽.   ( ~32쪽 화보 & 지도).
   * 원저 - Jean Cormier, Che Guevara, 1997.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책을 읽은 후에 제 의문과 궁금증은 봄바람에 눈녹듯 해결되었습니다. 인간 체 게바라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은 더욱 증폭되었지만요. 아마도 올해 체 게바라의 삶과 혁명에 관해 알 수 있는 책을 더 읽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장 코르미에의 책은 그런 의미에서 체 게바라에 관한 독서에 제대로 물꼬를 터준 셈입니다. 장 코르미에에게 감사를! ^^

2009년 하반기를 열었던 책입니다. 7월 1일(수)부터 7월 4일(토)까지 읽었습니다. 책의 두께에 비해 읽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은 것은 출퇴근 이외의 시간을 쏟아부었기 때문이고요. 체 게바라의 삶과 혁명이 계속 저를 책으로 끌어 들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체 게바라 평전 - 10점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출판사의 책소개를 보시려면 제목이나 표지를 클릭하세요.
 



      체 게바라 평전, 장 코르미에의 발과 펜으로 복원한 혁명가의 삶과 실천!


( 장 코르미에가 발로 뛰어 재구성한 체 게바라의 삶과 혁명이 녹아든 평전. )


 

1.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은?

이 책의 저자, 장 코르미에는 저널리스트이자 체 게바라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전문가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체 게바라의 삶과 혁명을 복원하고 재구성합니다. 체 게바라 주변의 생존인물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전투를 위해 체 게바라가 상륙했던 해안과 행군했던 길들을 직접 밟아, 한 혁명가의 삶의 여정과 혁명의 경로를 추적합니다.

총 6부 29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는, 체 게바라의 삶과 사랑과 혁명이 세부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서술되고 묘사됩니다.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생각은 어땠는지, 사랑하는 여자에겐 어땠는지, 베레모에는 어떻게 별을 달게 되었는지, 게릴라들에게는 교과서가 되었다고 하는 그의 게릴라 관련 저술은 어떻게 쓰여졌는지, ... 등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체 게바라가 역사 속 인물이 아니라 뜨거운 피를 가진 한 인간으로 다가오는 것이죠. 

책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제 시선을 잡아 끌었던 '해충'에 관한 게바라의 말이 기억납니다.

권력을 쥔 자들은 인디오들의 머리 위로 살충제를 마구 뿌려대지만 이런 식으로는 끊임없이 증식하는 해충들을 퇴치할 근본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없습니다.
(132쪽, <제2부 일다 가데아와 피델카스트로> 어머니에게 보낸 체의 편지에서)

조금 다른 맥락이 되지만 "2008년부터의 대한민국에서 '해충들을 퇴치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라는 변주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2. 의사로서의 편안한 삶보다는 가난한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혁명에!

그리고 얼마 후에 열네번째 과목을, 마침내 1953년 4월 11일, 그는 위생학과 정형의학, 폐질환 그리고 감염의학 등을 더 통과함으로써 길고도 긴 레이스 끝에 의학박사 학위를 획득하였다.
(126쪽, <제1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의사, 게릴라 대장, 대사, 토지개혁위원회 위원장, 국리은행 총재. 체 게바라라는 한 인물이 수행했던 직책"입니다(420쪽). 동시에 그 어느 것에도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아, '게릴라 대장'은 그가 마지막까지 택했던 직책이군요. ^^ 의사로서 편안한 삶을 살 수도 있었음에도 게바라는 라틴 아메리카를 여행하면서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에 눈을 뜹니다. 삶의 여정이 혁명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코르미에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정의로운 인술을 펼치는 의사가 되겠다던 젊은 이상주의자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행동하겠다는 신념을 굳히고 있었다"(86-87쪽).
"라틴 아메리카 각지를 도는 여행은 에르네스토(=체 게바라)에게 일종의 계시 역할을 했다. 추카키마타와 마추픽추를 지나면서 그는 '혁명의 부화기'를 보내고 있었다"(102쪽).

  
 
3. 일상에선 섬세하고 혁명에선 강철같은!

이모에게 키스를 보냅니다. 이모를 사랑해요. 배가 고프지만 쇠처럼 건강하며, 동시에 깨어있는 미래의 사회주의자인 조카로부터.
(136쪽, <제2장 일다 가데아와 피델 카스트로> 이모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이 책에선 체 게바라의 가족사(事)를 비롯하여 그의 인간적인 일상이 잔잔히 잘 묘사됩니다. 게바라는, 우리 주변에서 접하는 섬세한 사람 또는 배려심 있는 사람의 전형이라 할만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부모와 형제자매와 자식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어땠는지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이런 내용의 편지를 적는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이제 저의 미래는 쿠바혁명과 뗄려야 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것과 함께 승리하든가, 아니면 그것과 함께 죽는 길 밖에는요"(195쪽).
 
 

 
4. 책에서 접한 인상적인, 체 게바라의 육성!

우리는 결단코 전쟁광들이 아니다.
다만 그래야 하기 때문에 행하고 있을 뿐이다. (224-225쪽)

게릴라는 그 사회의 개혁자다. 그들은 힘없는 형제들을 치욕과 빈곤으로 내몰고 있는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싸운다. (311쪽)

나는 해방자가 아니다.
'해방자들'이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민중을 해방시키는 건 그들 자신이[다]. (400쪽)

우리에게 마르크스주의자인지 아닌지를 묻는 것은
물리학자에게 뉴턴주의자냐고 묻는 것이나 생물학자에게 파스퇴르주의자냐고 묻는 것과 다를 바 없다. (454쪽)   * [   ]는 비프리박.

정말 여기에 옮긴 것의 수십배는 인상적인 말들이 게바라의 입을 통해 전해집니다. 그 중 인상적인 말들로 몇가지 골라본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인구에 회자되는 체 선생의 유명한 말들 외에도,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읽는 사람의 가슴에 콱콱 와서 박히는 말들이 꽤나 많습니다. 체 게바라를 '체 선생'이라 불러 마땅한 그의 육성들이 장 코르미에에 의해 복원됩니다.
 
 

 
5. 체 게바라 살해의 배후는? 무방비의 전쟁포로를 사살하나?

체의 문제를 마무리짓는 것은 미국의 오랜 숙원이었다. CIA는 공격에 실패한 이후로 줄곧 쿠바혁명이 머지않아 실패할 것임을 확언하고 있었다. 그리고 피델 (카스트로), 라울, 체 (게바라)를 제거하는 것이 목표인 일명 '쿠바작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1962년 1월에 대통령의 국가안보자문인 맥조지 번디, 국무성의 알렉시스 존슨, CiA의 맥콘과 참모본부의 리만 렘니처는 국무성에 모여 쿠바계획이 최우선 과제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체를 제거하자는 결정은 이미 오래 전에 내려진 것이었다.   * (  )는 비프리박.
(640쪽, <제6부 볼리비아의 계략>에서)

체 게바라는 1967년 10월 9일 볼리비아에서 살해됩니다. 생포된 무방비의 포로 신분임에도 사살합니다. 그때 그의 나이 39세였습니다. 체 게바라가 1928년 6월 14일생이니까.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2010년 그는 82세가 되겠군요. 현재 우리가 82세의 노혁명가를 만날 수 없게 된 데에는 '야만의 세월'이 작용했습니다. 야만의 국가에 의해 행해진 야만적인 행태들. 현대의 아이러니이자 본질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1번 항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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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226 금 05:30 ... 06:30  인용입력
같은날 17:30~ 뜨문뜨문  비프리박


체 게바라 평전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장 코르미에 (실천문학사,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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