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신선한 맛은 있으나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을 봅니다.
일리가 있긴 하나 도무지 동의하긴 힘든 주장이나 반론들을 접합니다.
불행히도 제목에 끌려 선택하고 시간 들여가며 읽은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습니다.  

피트 런,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인간의 마음을 보지 못한 경제학의 오류,
     전소영(옮김), 흐름출판, 2009.   * 총 328쪽. 본문 316쪽.
* Pete Lunn, Basic Instincts: Human Nature and the New Economics, 2009.
  (원저 출간 연도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확인. 번역서에는 2008로 되어 있음.)

다음북(daum-book) 서평단 미션 도서였습니다. 이것이 4차였습니다.
11월 15일(일) 신청 공지. 11월 16일 신청. 선착순에서 밀렸음. 읽고 싶은 책이 있었으나 포기.
11월 19일(목) 택배 수령. 11월 27일(금) 읽기 시작, 29(일) 읽기 마침. 12월 9일(수) 서평 작성.
(택배 수령후 서평작성까지 3주를 넘기진 않은 것 같았는데, 제 느낌이 틀리진 않았군요. )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 4점
  피트 런 지음, 전소영 옮김 / 흐름출판

*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소개를 보시려면 이미지나 제목을 클릭하세요. ^^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신선하긴 하나 설득력이 좀. (피트 런) [1]

"지금까지 우리는 경제학에 감쪽같이 속아왔다"...? 피트 런 혼자 흥분한 것은 아닐런지.
( 책 뒤표지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이미지를 클릭하시길. )

 

1. 이 책의 저자는? 그리고 이 책은?

이 책의 저자 피트 런은 런던대학에서 신경과학을 전공하고 인간의 지각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라고 하는군요. 그후 10년 이상 언론 분야에서 일했고, 현재는 더블린 경제사회연구소(ESRI)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책 날개의 저자 소개에서나 책 본문에서는, 피트 런을 경제학자라고 소개합니다. 우리가 어떤 경우에 어떤 사람을 그 분야의 '학자'라고 부르는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 책에서 피트 런이 하는 주장은, 간단히 말하자면, 주류 경제학에서 깔고 있는 기본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겁니다. 그것을 책 제목에서는 "6가지 거짓말"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구요. 아, 이 제목은 국내 번역본의 제목이고 원저의 제목은 이와 다르다고 말해야겠군요. 피트 런은 책의 본문에서 주류 경제학의 기본 전제들을 굵직한 것들로 골라서 가져온 후, 그것들을 열심히 비판합니다. 비판하는 방식은 대개 반례에 의존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피트 런의 주장에는 일리가 없지 않으나 독자로서 그다지 설득력은 발휘하지 못합니다. 반례를 수 없이 든다고 해서 모든 학문적 전제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예컨대, "물은 100도씨에서 끓는다."는 전제가 잘못되었다며 아무리 반례를 든다고 해도 그 전제가 뒤집히거나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요.

 
 
2. 학문적 전제에 대한 회의는 좋지만 반례를 든다고 전제가 무너지나?

가장 답답한 부분이었습니다. 피트 런이 주류 경제학의 대전제에 대해 품고 있는 의문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일리가 없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줄기차게 반례를 든다고 해서 전제가 무너지는 것은 아닐테죠.

예컨대, <경제학의 거짓말 3> "인간은 이기적이다"에 대한 공격으로 피트 런은 인간의 이타적인 행위와 실험 결과를 예로 듭니다. 솔직히 제 생각은 "그런다고 경제학에서 말하는 이기적 인간 모델을 무너뜨릴 수는 없는 거잖아!"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모든 인간은 이기적이야!"라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니며, "모든 인간은 이기적이어야 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지요. 하지만 피트 런은 그런 쪽으로 해석을 몰고 가기도 하고 이런 확대해석 사이를 오락가락합니다.

인간이 현실에서 이기적이라고 해서 이타적인 행동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뜻도 아닐텐데, 피트 런은 "인간이 이타적인 때도 있으니까 이기적 인간이라는 경제학의 전제는 틀린 거야!"라는 주장을 합니다. 책에서 피트 런이 경제학의 전제라는 것을 가져오고 그것을 공격하고 반박하는 것이 모두 이런 식입니다.

앞서 "물이 100도씨에 끓는다"는 전제가, 100도씨가 아닌데도 끓는 물의 예를 아무리 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어떤 학문적 전제를 현실 속의 반례로써 공격한다고 해서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사실 수천만가지 반례를 든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인 것이죠.

수학에서는 삼각형이란 개념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지구상에 완전한 삼각형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완전한 평면도 없을 뿐더러 완전한 직선도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수학에서 이야기하는 삼각형이란 개념이나 정의가 무력화 될까요? 전혀 아니거든요. 그런데 피트 런이 하는 주장은, "현실 속에 완전한 삼각형은 없으니까, 삼각형이라고 하는 수학적 개념과 정의는 틀렸어 혹은 거짓말이야" 라고 하는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이건 소위 '차원의 혼동'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피트 런이 든 예는 아니지만) 경제학의 예를 들자면 "수요 공급에 의한 가격 결정" 법칙은 틀렸다며 거기에서 벗어나는 실례를 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솔직히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지 않는 예를 "현실" 속에서 수없이 찾아낸다 한들, 수요와 공급에 의한 가격 결정 "법칙"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죠. 저는 그런데 이 책의 저자 피트 런이 "현실"과 "법칙"이라는 차원의 혼동 속에서 그 반례 찾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리뷰를 두편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저자의 주장과 관련해서만 다뤘습니다.
그밖의 몇가지 이야기는 http://befreepark.tistory.com/822에서 이어집니다. ^^a
아무래도 포스트 하나가 너무 길면 스크롤다운의 유혹이 커져서요. ^^;;;
리뷰 part 2는 아마도 평소처럼 수일 내로 올라올테죠? ^^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경제학이 숨겨온 거짓말이 있다는데, 그게 과연 저자의 생각처럼 거짓말이었을까.
- 경제학의 대전제들이 틀렸다며 반례 들기에 여념이 없으나 차원의 혼동에 빠진 듯.
  학문적(철학적) 전제가 현실적 반례에 의해 무너지는 것은 아니지 않던가? 예컨대,
  인간은 이기적 존재라는 경제학 전제가 틀렸다며 이타적 행위의 예를 드는 건 헛수고다.
- 피트 런의 주장이 신선한 맛도 있고 일리도 있으나 설득력은 지극히 약하다.
- 심심찮은 직역에 독자는 어지럽고, 오역-번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번역 때문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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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09 수 00:00 ... 01:40  비프리박
2009 1209 수 10:10  분리게시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피트 런 (흐름출판, 2009년)
상세보기

 p.s.
"본 도서는 Daum책과 TISTORY가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하지만 리뷰의 내용과 방향은 Daum책이나 Tistory와 무관합니다.
 한 명의 독자가 어떤 책을 읽은 후 작성하는 독립적인(!) 서평, 리뷰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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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ethiker 2009.12.09 10:38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글 잘 보고 갑니다. 블로그 때문에 이 책에 대해서 쫌 알아보았는데요 글 쓴 의도에 매우 동감하는 바입니다. 뭐 책소개와 표지에 나온 주장 6가지만을 보고도 동감하게 되는 군요. 말씀데로 대전제는 그것이 반드시 그렇다나 그렇게 되야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죠. 밝혀진 현상들 중에 여러 사고의 결과 가장 일반적이라고 생각되는 현상을 전제로 했었을 테니까 여러 다른 상황에서 물이 100도 미만에서 끓는다는 예를 들어도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라는 것에 반론이 될 수는 없겠죠. 좋은 소개 글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09 16:2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사회현상에 대한 법칙이란 것이, 그래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모두 그렇다는 것도 아닐텐데, 어찌 자꾸 거짓말이라면서 반례를 드는 것인지.
      그렇다고 그 반례를 일반화하기는 더더욱 어려울텐데 말입니다.
      예컨대 경제학이 상정하는 "이기적 인간 모델"이라는 것을
      "이타적 인간 모델"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책 전체가 이런 주장으로 점철되어 있어, 읽기가 참 짜증 나더군요. -.-a

      공감 감사합니다.

  2. BlogIcon 달남자 2009.12.09 10:3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오~ 리뷰요약까지 해주는 친철함 이라니요. 역시 이 블로그 뭔가 있었군요. 결론을 위한 반박이 아니라 반박을 위한 반박이 되어버렸군요. 이어지는 리뷰가 궁금해 지네요.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09 16:2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리뷰가 좀 길어지다 보니, 요약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적은대로,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도 많고요. ^^
      친절함은 말씀만큼 친절하기라도 했음 좋겠어요.
      그리고 뭔가 있는 블로그 아니고요. 그냥 변방의 변방에 사는 아웃사이더랍니다. ^^
      이어지는 리뷰는 아마도 일요일쯤 올라올 것 같습니다. ^^

  3. BlogIcon Slimer 2009.12.09 10:5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경제학... 아직은 보고 있는 강의가 2강이나 남아서 먼저 다 본 다음에 다음에는 '경제학 카페'를 읽어볼까 합니다. 그 다음에는 강의와 책에 소개된 다른 자료와 책을 읽을 생각이구요... ㅎㅎ
    한 10년 공학만 하다가 인문학을 보려니 머리에 쥐가 나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ㅎㅎ 고양이를 좀 데려와야..헉!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09 16:2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경제학 강의는 제가 짐작하는 그 강의일까요?
      흠흠. 경제학 까페 역시 저자가 제 상상 속의 그 분인가요? ^^

      책이나 강의를 접하고, 그 후에 거기에 언급된 책을 읽는 것, 참 좋죠.
      독서가 가지를 친다는 생각도 들고, 인식과 생각이 깊어지고 넓어진다는 생각도 들고요. ^^

      흠흠. 저는 요즘 자연과학 쪽 책을 좀 볼까 하는 생각이 있는데요.
      방향만 달랐지 결국 크로스오버라는 점에선 우리가 같은 입장이군요? ^^

    • BlogIcon Slimer 2009.12.09 18:2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그분이 맞을 겁니다. 비프리박님과 제가 공유하는 정보에서의 그분은 '그 분'밖에 없을테니까요.ㅎㅎ
      강의를 몰래 첨강하는 학생으로서 나름 열공하려고 하는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네요. 강의실을 떠난게 벌써 3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교수님의 목소리만 들으면 잠이 왜이렇게 쏟아지는 건지...ㅜㅡ
      하지만 정신 바짝 차리고 듣다보면 나름 새롭게 읽어보고 싶은 책 목록이 쏟아집니다. 일단 메모지에 막 흘겨 적어서 벽에 붙여는 놨는데.. 요즘 재정이 불안하다보니 투자가 자꾸 망설여 지네요.. 이런 투자는 원래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하는건데.. 지금도 빚쟁이 신세라서 말이죠.ㅎㅎ

      개인적으로 경제학..참 뻣뻣하지만 재미있고, 그 다음 목표는 정치학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마지막엔 아마 철학으로 가지 않을까 싶구요..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09 21:4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아. 이거 슬리머님하고는 '그분'이라고만 해도 통하는군요. ^^
      3년 전에 강의실을 떠났으면 아직도 마음은 현역 아닙니까? ^^
      잠이 좀 쏟아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을 보시기 바라고요. 열공하시길. ^^

      맞습니다. 그분 강의 듣다 보면 사고 싶은 책이 마구 늘죠. ^^
      그걸 다 구입하자니 재정이 울고, ... 참 딜레마입니다. 그쵸?
      그래도 빈 틈을 마련해서 책을 구입하면 결국 읽기는 읽더라는! 카핫.
      맞습니다. 이런 투자는 빚을 내서라도 해얍죠.

      경제학에서 정치학으로 그리고 철학으로...!
      멋진 경로입니다. 저는 경제학에서 물리학으로 그리고 지구과학으로...! 좀 가볼까 합니다.
      아직은 생각만. ^^

    • BlogIcon Slimer 2009.12.10 09:2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그분께서 다시 '출발'을 하시기로 하셨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분의 강의를 좋아하고, 그분의 말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도록 재정건전성 향상을 위해 노력중입니다...
      ㅎㅎ 나라 살리는 것도 좋지만 저도 좀 살아야지요.ㅎㅎ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10 21:2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그 분은 '지식소매상'으로 살아갔으면 본인에게 행복일텐데,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총을 들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이래저래, 그 분에 대한 생각과 애정이 있는지라,
      그 분도 여러모로 복잡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나라 경제 살리기 전에 우리부터 좀 살아야 합니다. ^^

  4. BlogIcon sephia 2009.12.09 12:4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일단 역자부터 패버리고....

    이거.... 경제학.... 난 GG. ㄱ-

    순수 인문학도에게 경제학을 읽히는 것도 고문이지 말입니다. ^^;;;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09 16:2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역자에 대한 심경은 아마도 part 2에서 더 불붙을 거 같은데요.
      그래도 올라오면 읽어주실 거죠? ^^
      경제학 자체도 힘들지만, 이 책은 여러모로 사람을 참 힘들게 합니다. 아휴. 지친다 지쳐.

  5. BlogIcon G_Gatsby 2009.12.09 13:2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역시 물건너온 경제학 서적들이 쓴맛을 많이 보는군요.
    번역의 오류도 문제일수도 있고, 지극히 미국같은 거대산업속에서 경제의 거대한 용어를 잡으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결론은 안보길잘했군요.크큭..

    날이 조금 풀리네요. 어제 눈이 조금 오다가 말았는데요.
    이번주에는 아마도 펑펑 내리는 눈을 볼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을 쳐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09 16:28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어째 알라딘 서평단에서는 건진 책이 그래도 몇권 있었건만
      다음북 서평단에서는 현재까지 챙긴 책이 한권도 없군요. ㅠ.ㅠ
      안 보시길 잘 했구요. 그러시라고 리뷰를 쓴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읽어야 할 책도 많은데, 쓰레기 책들에까지 우리의 시간을 뺏길 이유는 없잖아요.
      제 리뷰가 모쪼록, 상품 구입(?)을 고민하는 분들께 사용후기^^ 쯤으로 읽힌다면 좋겠습니다. 큭.

      날이 오락가락 합니다.
      어젠 출근 길에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고 출근했습니다.
      귀가 길엔 눈이 단 한 점도 안 남아있더군요. -.-a
      조만간 펑펑 내리는 함박눈 선사를 받지 않을까요? i hope so.

  6. BlogIcon S디어 2009.12.09 13:3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그렇군요.. 서점에 들리면 대략이라도 읽어봐야 겠습니다.
    그 후 다시 블로그에 들리겠습니다 ^^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09 16:2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마음이 땡기신다면 서점에서 한번 대략 보십쇼.
      그야말로 '대략'만. ^^
      아. 물론, 피트 런에게 공감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와는 달리. ^^

  7. BlogIcon 초록장미 2009.12.10 00:4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제가 모든 번역도서의 리뷰를 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동안 비프리박님이 쓰신 번역도서 리뷰를 놓고 봤을 때 거의 모든 글에 오역 문제가 언급되어 있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번역가도 인간인 이상 실수가 없을 수는 없겠습니다만, 오타나 탈자는 그럴 수 있다고 쳐도(이것도 빈도가 지나치면 문제지만요.) 오역은 성의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외국어로 된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것이니 그만큼 한 문장 한 문장을 책임감을 갖고 번역해야 하는 게 기본일진대, 읽기 힘들 정도로 오역이 난무한다면 오탈자가 난무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죠. 토씨 하나로도 의미가 달라지는 게 언어인데 말입니다.

    고등학교 경제 수업시간에 다 떼는 주류경제학의 여섯 가지 대전제가 지닌 문제점을 통렬히 반박하고 싶었던 피트 런의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그 전제들이 항상 실생활에 백 퍼센트 들어맞는 것은 아니며, 세상에 그 전제에서 벗어난 실례가 수없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죠. 경제학은 이론에 의거한 학문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감정을 가진 인간이니까요. 다만 저자가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혹은 넘겨짚기를 한 것은 아닌가 살짝 생각해요. 우리가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통렬히 비판할 때 '그렇다면 대통령더러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거냐?'라는 반박(?)을 듣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요. 잘못된 정책을 수정하고 좀 더 근본적이고 나은 대책을 내놓으라는 것이지 당장 대통령 때려치라는 말은 아닌데 말입니다. 흔히 감정적으로 대응할 때 이런 오류를 저지르는데, 피트 런도 학자(로 소개됐다니 어쨌든)로서의 객관적이고 냉정한 머리보다 뜨거운 가슴이 너무 앞섰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니면 비주류경제학을 신봉하는 사람으로서 주류경제학에 원한 비슷한 감정이 있든가요. 이건 뭐 제가 피트 런이라는 사람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으니 함부로 단정지을 수 없는 문제지만요. 쿨럭;

    아 참, 제목의 선정성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고 넘어가야겠군요. 원제가 다르다고 하시니 '거짓말'이라는 적나라한 표현은 저자의 의도와 관계가 없을 수도 있겠네요. 책을 읽을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제목이 이후 독자가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끼치는 지대한 영향을 생각해볼 때, 아주 무책임한 행위입니다. 뭐 피트 런의 태도가 그렇기 때문에 숨겨온 거짓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결론은 소장 가치가 거의 없는 책이라는 거군요. 비프리박님도 서평단 미션이 아니었다면 보시지 않았을 책이 아닌가 해요. 책 읽는 데 들인 시간, 노력, 또 리뷰를 쓰는 시간과 정성까지, 사실 돈보다 더 중한 것을 많이 들이시긴 했습니다만. (제가 다 아깝군요. ㅜ_ㅜ) 덕분에 저는 꼭 소장해야 할 책과 빌려서 한 번 읽고 말아도 그만인 책, 볼 필요조차 없는 책들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지만요. ㅋㅋㅋ

    리뷰 part2를 기다리며 저는 다음 포스트로 넘어가겠어요. ^^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10 19:5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오역 문제요. 그간은 그래도 대세가 오타 쪽이었다면
      이 책은 오역-번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준까지 가더군요. (part. 2에 실음.)
      인간이므로 심리적 허용치가 있습니다만, 과감히 그 허용치를 넘어서더란.
      맞습니다. 조사 하나로도 의미는 달라지는데 말이죠.

      피트 런은 그게 경제학의 거짓말이라고 하고 싶은가 봅니다.
      우리나라 책에서 제목을 6으로 뽑아서 그렇지 책에선 대략 열가진 되더군요.
      반박이랍시고 하는 피트 런이 좀 안쓰럽더라구요. 처음에는.
      그러다가 그게 차츰 짜증으로 발전(?)하더군요. 읽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뉴스기사와 블로그 답글란에서 출몰하는 악플러들이 떠올랐습니다.
      본문의 뜻을 본인 마음껏 확대해석하고 의미확장하고 넘겨짚고 ... 쇼를 하죠.
      그리곤 그것을 바탕으로 오버액션을 해댑니다. 피트 런이 연상되었습니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경제학의 대전제가 거짓말이라면서,
      이타적(비영리) 기업(도 있겠죠?)의 예를 대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기업의 목적은 비영리다"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인데도 말이죠.

      책제목요. 원저 제목과 비유할 때 이건 선정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너무 가볍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작금의 대한민국 출판계를 휩쓸고 있는
      ...하는 몇가지, ...해야할 몇가지, ...를 좇아가는 꼬락서니니까요.

      맞습니다. 소장가치는 없습니다. 초록장미님이 읽을 가치도 없다고 단언합니다.
      읽어야 할 양서가 좀 많냔 말이죠. 그 책들 읽어도 시간은 부족한데
      이런 책까지 읽고 있을 시간은 없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리뷰 작성이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는 편이라지요.
      리뷰도 일종의, 함량미달의 물건을 구입한 소비자의 사용후기라고 보거든요.

  8. BlogIcon HSoo 2009.12.10 09:0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경제학분야의 학문서적은 우리집 그녀가 좋아하는 분야이군요..
    자칭 "나중에 나는 갑부가 돼있을거다" 라고 큰소리 치는 사람이니..나야 뭐 좋쥬..ㅎㅎ
    부지런히 돈벌어 우리 갑부 근처에라도 가보자...그럽니다..;;

    제목만 보면 왠지 졸음이 밀려올꺼같은 지루함을 안겨주는군요..^^
    어떤 한 개인의(학자이긴 하지만) 주장에 의존하는건 참 바보같은 짓이다 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 사람의 주장이 잘못된 주장일수도 있기 때문이쥬..아..뭐 대개의 경우는 비슷한 수준에 근접하기는 합니다만
    수많은 토론과 연구를 거듭해도 결론이 날까말까한 어려운학문을...나 뭐라는 겁니까 지금...;;;;;

    비프리박님 주장이 더 현실에 와닿습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10 19:5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아. 경제학을 좋아하는 분이 집안에 계시군요. ^^
      그녀께서 갑부가 되시면 희수님도 갑부가 되시는 거죠? 그쵸.
      저도 경제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이고 앞으로도 그러려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갑부가 되는 거였군요. 이런, 이런! ^^

      아. 저는 제목만 보고서 뭔가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제목의 책들이 가끔 발랄함과 도발성으로 독자를 즐겁게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이번에는 무참히 깨졌진 기대가 되었습죠. ㅠ.ㅠ

  9. BlogIcon 지구벌레 2009.12.10 19:4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책표지와 제목은 아주 그럴듯한데요..
    내용물은 그렇지 못한 모양이군요..
    이책이 뭔가를 숨겨놓은 모양이죠...ㅎㅎ..

    • BlogIcon 비프리박 2009.12.10 19:5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딱 그랬습니다. 표지와 제목은 아주 그럴 듯 합니다.
      물론 원저 제목은 사뭇 달랐습니다. 그리고 내용은 좀 짜증까지 유발하더란. -.-a

  10. BlogIcon 죄송합니다만.. 2010.02.27 22:51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행동경제학에 공격받는 경제학자들이 흔히 대는 이유는 비프리박님께서 말씀을 한듯이
    '현실 세계에 완벽한 원은 없다' 입니다.

    분명 현실세계에 완벽한 원은 없습니다. 다만 그에 최대한 근접하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예로, 컴퍼스로 원을 그리면 그 정확도가 상당합니다.

    지금 경제학의 잘못된 점은,
    네모를 그려놓고는 이것은 원이다. 라고하고 있어서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수요공급의 법칙도 인간은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는것에서 탄생된 '공식'같은 것 입니다.
    문제는 그 인간은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는 가정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수요공급의 법칙이 들어맞지 않는것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0.02.28 22:58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아마도 '행동경제학' 쪽의 입장에서 보자면
      주류경제학은 '네모를 원이다'라고 말하는 걸테죠.
      행동경제학의 입장에서 보자면요.
      저는 주류경제학에서는 행동경제학을 뭐라고 할까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인간은 이타적이라고 할 수도 없고 이기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 존재죠.
      주류경제학에서는 경제활동에 있어서 인간은 이기적이라고 전제를 깔은 것인데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을 이기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묻는 격이죠.
      제 생각엔 그렇다면 인간은 이타적인 존재냐? 라는 의문이 듭니다.
      어떤 ideal type으로 정한 걸 자꾸 반례만 드는 듯한 느낌입니다.
      저는 반례를 무수히 든다고 해서 ideal type의 효용성이 없어지는 건 아니란 생각이고요.

      양측의 입장은 어쩌면 평행선을 그을 논의일 겁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11. 죄송합니다만.. 2010.03.02 22:19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자꾸 글을 올려서 괜스레 죄송해지네요...

    그, 제가 하고싶은말은, 모든경제학은 잘못된것이 아니라,

    인간은 이기적이다. 인간은 합리적이다.
    라는 두 전제를 바탕으로 성립된 '수리'경제쪽이 잘못됬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이기적이라 하면 들 반례는 수도없이 많겠지만
    인간이 합리적이려고 하면, 어떤 물건에 대한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 정보를 반드시 이해해야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식으로 물건을 사지 않습니다.
    단지 눈에보이는 가격표와 물건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뿐입니다.
    하지만 공급자는 인간에 대한 모든 정보가 완벽에 가까울정도로 존재합니다.

    이것은, 정보적으로 불균형인 상태가 아닌가요?
    이때 인간은 합리적이다라고 설정하면 모순이 생깁니다.

    인간은 분명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것인데
    기업은 소비자의 모든 정보를 알 고 있으므로 그 정보에따라 합리적으로 물건을 팝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기업과같이 모든 정보를 알 고 있는것이 아닙니다.

    만약 정보가 둘다에게 완벽히 주어진 상황이라면 시장의 예측대로 물건이 사고 팔릴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주어진 정보는 적습니다. 시장이 예측한 대로 물건이 사고팔리지 않을 것 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0.03.06 11:1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죄송하다 생각하실 필요 없구요. 생각이 모두 같을 수는 없는 거겠죠.

      인간이 단선전인 사고를 하는 존재가 아니므로
      인간의 경제행위를 단선적으로 잘라 말하긴 어렵겠죠.
      그런 이상 어떤 법칙이나 대전제를 마련한다고 할 때
      어차피 100% 유효한 것은 없을 겁니다.
      그건 주류경제학도 해당되며 비주류경제학도 마찬가질 겁니다.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정보비대칭성에 대해서는 적으신대로입니다. 잘 알고 있고요.
      그걸 가지고 소비자가 언제나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건 아니지 않냐라는 말도 가능할 겁니다.
      그렇다고 모든 정보를 다 캐내는 것이,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시간 비용을 감안할 때, 과연 합리적이냐는 질문 역시 가능합니다.

      앞서 적은대로 주류경제학과 행동경제학의 주장들은 서로 기차길마냥 평행선을 긋는 것 같습니다.

      어째, 제가 피트 런의 책을 비판하다 보니, 주류경제학의 입장에 서게 된 거 같습니다만,
      제가 주류경제학을 지지하는 쪽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