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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만큼 설득력도 좀 갖추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을 간혹 봅니다. 다음북(daum-book) 서평단 4차 미션 도서로 받은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습니다. 게다가 저자는 어지러운 용어 사용으로 독자의 머리를 어지럽히고, 번역자는 직역과 오역으로 독자를 더 힘들게 하고! 여러 모로 악재(-.-);가 겹친 책이었습니다. 피트 런,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인간의 마음을 보지 못한 경제학의 오류, 전소영(옮김), 흐름출판, 2009. * 총 328쪽. 본문 316쪽. * Pete Lunn, Basic Instincts: Human Nature and the New Economics, 2009. (원저 출간 연도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확인. 번역서에는 2008로 되어 있음.) 이 책의 리뷰 1편(http://befreepark.tistory.com/821)에 이은 리뷰 part 2입니다. ^^ 서평이 길어지는 관계로^^; 가독성을 위해, 나누어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포스트 하나가 너무 길면 스크롤다운의 유혹이 커지니까요. ^^a |
▩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독자는 어지럽고 지친다. (피트 런) [2] ▩
( 책 뒤표지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이미지를 클릭하시길. )
3. 춤추는 용어, 머리속이 어지러운 독자! 그야말로 춤추는 용어들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별다른 설명없이 비슷비슷한 말을 어찌 그리 마구 섞어 쓰는지, 문맥의 내용으로 미루어 차이를 느낄 수 없음에도, '학자'라는 분께서 용어를 춤추게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부분입니다. 주류 경제학이 택한 관점은 사람들의 행위에 대한 과학적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 ... 경제 본능에 대한 표준 경제학의 전제는 주로 수학적 편의성을 이유로 채택되었다. 전통 경제학은 사람들이 독립적이고 합리적이며 이기적인 물질주의자라고 전제하는데, 그렇게 해야 모든 사람과 기업을 더해 합계를 내 전체 그림을 편리하게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44쪽, <1. 당신이 믿어온 경제학은 가짜다>에서) 책의 다른 곳에서는 정통 경제학이란 말도 쓰던데, 주류 경제학과 표준 경제학과 전통 경제학하고는 어떻게 다른지, 알다가도 모를 노릇입니다. 이런 예는 이 책의 어디 어디에서 그랬다고 콕 찝기 어려울만큼 자주 등장합니다. 용어에 관한 정의를 미리 하든가, 한가지 용어만 쓰든가! 4. 남발되는 "곧 다루겠다, 나중에 다루겠다"는 말들 역시 구체적으로 어느 페이지라고 언급하기 어려울만큼 자주, 피트 런은 "곧 (또는나중에) 설명하겠다"는 말을 남발합니다. 다음의 인용에서처럼, 그런 예가 한 페이지에 두번씩이나 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흥미롭고 철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나중에 그중 일부를 설명하기로 한다. (93쪽)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93쪽). 하고 싶은 말이 많음을 짐작할 수는 있으나 적어도 그것이 책이려면(!) "곧 (또는 나중에)"가 아니라 "몇쪽 참조" 또는 "몇장 몇항을 참고할 것"이라고 쓰는 것이 맞습니다. "곧" 또는 "나중에" 설명하겠다는 말은, 그것이 명시적으로 어디인지 밝히지 않는 한, 하나마나한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5. 오역과 번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표현들 책표지 날개의 옮긴이 소개에서는 "오늘도 번역이 좋아 묵묵히 땀 흘리며 번역하고 있다"는 번역자가, 저로 하여금 내가 읽고 있는 이 책이 과연 한국어로 쓰여진 책인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때가 적지 않습니다. 매끄럽지 않은 번역으로 인해, 한 문장을 여러 차례 다시 읽는 일을 꽤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번역은 원저에 대한 반역"이라고 하지만, 오역과 번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합니다. 원저자에 대한 도리도 아닐 뿐더러 독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지요. 오타는 차치하고 오역-번역의 경계를 넘나든 표현을 몇 군데만 가져와 봅니다. 준비된 영토를 대략 살펴보았지만 (27쪽) ☞ 영역(or 범주)을 대략 살펴보았지만 급진적으로 재사고해야 (40쪽) ☞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이기적 음모자 (45쪽) ☞ 음모를 꾸미는 이기적인 사람(or 이기적 음모를 꾸미는 사람) 영향에 관한 더 쟁점적인 문제 (93쪽) ☞ 더 논쟁적인 문제 무자비한 임금 및 대우 삭감 (162쪽) ☞ 무자비하게 삭감한 임금 및 열악해진 대우 아직까지 남아 있는 소수 막스주의자들은 (305쪽) ☞ 마르크스주의자 (or 맑스주의자) 번역이란 게 직역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 것이고, 외국어 텍스트를 읽고 이해했다고 텍스트를 번역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겁니다. 앞의 다섯 경우에서처럼 우리말로 옮겨 적어 놓는다고 그것이 번역인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학문적인 서적의 번역은 그 분야에 관한 학습이 선행되어야 가능한 것이지요. 그래야 마지막의 예에서처럼 '막스주의자'같은 표현이 등장하는 일이 없겠지요.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경제학이 숨겨온 거짓말이 있다는데, 그게 과연 거짓말이었을까 라는 반문이 앞선다. - 경제학의 대전제들이 틀렸다며 반례 들기에 여념이 없으나 차원의 혼동에 빠진 듯. 학문적(철학적) 전제가 현실적 반례에 의해 무너지는 것은 아니지 않던가? 예컨대, 인간은 이기적 존재라는 경제학 전제가 틀렸다며 이타적 행위의 예를 드는 건 헛수고다. - 피트 런의 주장이 신선한 맛도 있고 일리도 있으나 설득력은 지극히 약하다. - 직역에 독자는 힘들고, 오역-번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번역 때문에 또 힘들다. 2009 1209 수 00:00 ... 01:40 비프리박 2009 1209 수 10:30 분리작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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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본 도서는 Daum책과 TISTORY가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하지만 리뷰의 내용과 방향은 Daum책이나 Tistory와 무관합니다.
한 명의 독자가 어떤 책을 읽은 후 작성하는 독립적인(!) 서평, 리뷰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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