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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댄 브라운의 진가^^를 알게 해준 첫 작품입니다. 아직 다빈치 코드를 읽지 않았지만 댄 브라운에 대한 독서욕을 활활 불태우게 만든 소설이지요. 이미 두 작품 모두 영화화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저는 아무래도 소설의 매력을 (먼저?) 택하게 됩니다. 영화를 보게 된다고 해도 소설을 읽기에 앞서 영화를 보지는 않는다는. ^^ 댄 브라운, 천사와 악마, 1 & 2, 양선아(옮김), 베텔스만, 2004. * 총 410쪽 & 394쪽. * Dan Brown, Angels and Demons, 2000. 얇지 않은 책 두권을 읽는 데에 대략 열흘이 걸렸군요. 1권을 읽는 데에 2009년 4월 29일(수)부터 5월 3일(일)까지 꼬박 5일이 걸렸고 2권을 읽는 데에 5월 4일(월)부터 5월 8일(금) 출근 시간까지 휴무빼고 3일 반나절이 걸렸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로는 메이데이에 출근했다는 것과 점점 출퇴근 시간 외에 책을 읽는 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 될 거 같습니다. 5월 4일 출근길에 2권을 읽다가 사무실 앞 정거장을 하나 지나쳤던 것도 기록할만한 일이긴 할 거 같군요. ^^ 앞서 제가 작성한 리뷰가 있습니다. 지금 이 리뷰와는 사뭇 다른 관점에서 쓴 서평입니다. 관심 있으시면 함 보시길. ^^ → ▩「천사와 악마」에는 천사도 없고 악마도 없다 ▩ 제 리뷰의 거의 모든 리뷰가 다 그렇지만, 지금 이 리뷰나 앞서 작성한 서평이나 모두, 스포일러(스포) 없습니다! |
▩ 천사와 악마, 과학과 종교에 관한 사색으로 안내하는 댄 브라운의 소설! ▩
Before THE DA VINCI CODE was broken, the world lay at the merch of ANGELS & DEMONS,
Robert Langdon's first adventure. - 원저 표지에서.
1. 소설 천사와 악마는? 천사와 악마라는 소설은 잘 만들어진 추리(?) 소설입니다. 댄 브라운이 잘 쓴 소설이지요. 독자에게 모든 것을 미리 보여주고 시작하지 않습니다. 독자의 즐거움을 고려한 그의 소설 구성이 돋보입니다. 천사와 악마라는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에 빠지게 만드는 매력 또한 적지 않은 소설입니다.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겠지만요. ^^ 소설 천사와 악마에 대한 이런 쪽의 제 느낌과 소감은 ▩「천사와 악마」에는 천사도 없고 악마도 없다 ▩에서 적은 바 있습니다. 이 리뷰에서는 과학과 종교에 관해 댄 브라운이 적고 있는 부분들을 인용하고 코멘트를 달아 봅니다. 아, 이 책은, 댄 브라운이 시의적절하게 동원하는 과학적, 예술적, 종교적 지식 그리고 언어학적 배경지식들 때문에 저는 마구 학습욕을 자극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어와 그 나라 예술을 좀 공부해보고 싶다는 욕심이(욕심만!) 동했다면 믿으실는지요. ^^ 2. 일루미나티, 과학으로 개화된 두뇌 집단 "1500년경에 로마의 한 집단이 교회에 대항해 싸웠습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개화된 사람들인 물리학자, 수학자, 천문학자. 이들은 교회의 부정확한 가르침에 서로의 우려를 공유하려고 은밀히 만났습니다. 이들은 '진리'를 교회가 독점해서 세상의 학구적인 계몽을 위협하는 것을 두려워했지요. 이들이 세계 최초로 과학 분야의 두뇌집단을 만든 사람들일 겁니다. 그리고 자신들을 '개화된 자들'이라고 불렀지요." "일루미나티." (제1권, 57쪽, 랭던과 콜러의 대화에서)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접하게 된 일루미나티라는 집단에 호기심이 동했습니다. 어찌보면 '신'과 '종교'가 지배해온 역사를 '과학'과 '이성'의 역사로 방향을 틀었다고 볼 수도 있으니까요. 일루미나티와 관련해서 이런 저런 경로로 접했던 단편적인 지식들이 댄 브라운의 소설에서 생명을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갈릴레오도 꼭 일루미나티의 일원이었을 것만 같은! (그게 사실일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만.) 3. 과학의 힘, 우상과 미신을 깨는 개척자 "시간이 시작된 이래, 정신과 종교는 과학이 이해하지 못한 차이를 메우기 위해서 함께 불려왔지요. 옛날에는 태양이 뜨고 지는 이유가 헬리오스와 불타는 전차 때문이라고들 생각했어요. 지진과 거대한 파도는 포세이돈의 분노이고요. 과학은 그런 신들이 허위 우상이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얼마 안 가서 모든 신은 가짜 우상이라는 것이 증명될 거요. 오늘날 과학은 인간이 궁금해하는 거의 모든 질문에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해결 못한 몇몇 질문만 남았지요. ..." (제1권, 48쪽, 콜러의 말) 과학이 맹신되는 것은 경계해야겠지만 인간의 호기심을 해결해줄 강력한 열쇠는 역시 과학이란 생각을 합니다. '해결 못한' 문제가 있지만 그건 '아직 해결 못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에 동의합니다. 콜러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인류 역사에서 그 미해결의 간극을 종교가 채워온 면이 없지 않습니다. 4. 과학을 하는 사람의 영혼과 도덕의 문제 "과학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건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에 달린 겁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은 그 영혼입니다." (제2권, 86쪽, 벤트레스카 궁무처장이 비토리아에게) "과학이라는 신은 누구입니까? 사람들에게 힘은 주지만, 그 힘의 사용법에 대한 도덕적인 틀을 제시하지 않는 신은 누구입니까? 그 어떤 신이 아이에게 불을 주고, 불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지 않는단 말입니까? 과학의 언어에는 선과 악에 대한 지표가 없습니다." (제2권, 150쪽, 벤트레스카 궁무처장의 연설에서) 과학의 맹신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학을 이용하고 활용하는 인간의 영혼 역시 중요하겠지요. 이 책에서 아마도 벤트레스카 궁무처장의 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것일 겁니다. 과학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다면 이제 문제는 "과학을 하는 사람의 영혼"이라는 견해에 백 퍼센트 공감합니다. 그런 의미와 측면에서 '종교'의 역할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요. 제가 말하는 '종교'라는 것이 타락한 기성 종교집단을 말하는 것이 아님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5. 매력적으로(?) 소개된 반물질을 둘러싼 과학적 호기심 "... 반물질 십 밀리그램은 모래 한 알 크기랍니다. 모래 한 알 정도의 반물질이 현재 사용하는 로켓 연료의 이백 톤, 그러니까 이십만 킬로그램과 맞먹는 에너지를 보유한다는 게 학계의 가설이에요." "아버지는 빅뱅 물리학에 푹 빠져 계셨죠. 물질의 아주 작은 핵에서 방출되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 "여러분은 지금 반물질과 물질의 소멸을 처음으로 목격하시는 겁니다. 일 그램의 몇 백만 분의 일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상대적으로 극미한 표본이죠." "한 가지 더, 반물질은 순수에너지를 방출합니다. 질량을 백 퍼센트 광자로 전환시키는 거죠. 그러니까 트랩을 똑바로 바라보지 마세요. 눈을 다칠 수도 있으니까." (제1권 126-128쪽, 비토리아의 말들 중에서) 극중 인물 랭던에게 비토리아가 반물질에 관해 설명하고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반물질 자체도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그것을 둘러싼 빅뱅 물리학도 궁금증을 자극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설피 알고 있던 빅뱅 이론에 대한 좀더 깊은 이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들었습니다. 그리고 소설 속의 반물질이 현실 속에서 안전하게 제어되기만 한다면 인류의 에너지 문제는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렘까지. ^^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읽고서 후회는 하지 않을 책. - 댄 브라운에 관해 호기심이 동한다면 한번 꼭 읽어보시길. - 다빈치 코드를 미리 읽으신 분들이 읽으면 빈 틈을 채워줄 수 있는 소설. - 과학적, 종교적 사색과 생각 속으로 독자를 안내하는 동시에 소설적 완성도까지 높은 책. - 어쩌면 이 책을 읽고 이탈리아를, 교황청을, ... 꼭 방문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지도. 2009 1116 월 11:00 ... 11:30 서두&인용문 2009 1116 월 12:30 ... 13:00 비프리박 |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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