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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현실 속에 존재한다.
법전 속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법정에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법은 살아 움직이는 현실의 정치-사회적 역학 관계 속에 존재하고 동시에 그것을 규정한다.
법률적 판단을 함에 있어서 재판관이 현실적 맥락을 읽지 못한다면 어떤 결과를 낳는가.
미디어 관련 악법 무효 신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내린 기각 결정은 그 맹점을 잘 보여준다.

 
     헌법재판소 미디어법 유효 판결? 헌재는 누구를 위한 판결을 하는 것일까!

 
(2009년 10월 29일) 오후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 국회가 미디어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와 표결권을 침해했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미디어법 중 신문법과 방송법 가결선포를 무효화해 달라는 야당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헌재의 결정은 미디어법 처리과정은 표결 절차과정에서 문제는 있었으나 표결결과는 입법권에 맡긴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인용출처 )   * 밑줄은 비프리박.


헌법재판소는 딴나라당이 국회에서 불법 날치기 통과시킨 미디어 관련법들에 대해서 유효하다는 판단을 했다. 절차상 하자는 있지만 법률의 효력을 무효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부정입학은 했지만 입학은 유효하며, 위조는 했지만 화폐로서의 효력은 지닌다는 것인가.
딴살림을 차렸지만 불륜은 아니고, 때리긴 했지만 폭행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인가.

이같은 무논리라면, 뺑소니로 이름을 날린 뺑사마 김상혁이 대법관 자리에 앉혀라!
술은 마셨지만 음주는 하지 않았고 밥은 먹었지만 식사는 하지 않았다던 그 뺑사마 말이다.
사실 이같은 무논리와 함께 생각이 가 닿은 곳은 과연 누구를 위한 판결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간 헌법재판소는 누구의 손을 들어주었던가.

헌법재판소가 종부세에 대해 역사적인 위헌 결정을 내렸던 것이 불과 1년전이다. (
관련글 )
그 결정은 누구에게 가장 큰 기쁨(!)을 가져다준 것이었던가. 결국 '강남 땅부자'들 아니었나.
(종합부동산세 위헌 판결로 경제적 이익을 취하게 되는 재판관의 숫자를 아직도 기억한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서, 2004년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도 마찬가지다.
경국대전까지 들먹이며 불문헌법이란 해괴한 근거로 지역균형발전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 관련기사 ) ( 관련기사 ) 그로써 가장 이득을 볼 집단은 누구였을까. '강남 땅부자' 들과 그 주변 집단임은 답할 필요도 없다. (물론, 재판관들도 수혜자들이었을 거다.)

이번 미디어법 관련 헌재의 판결도 그 연장선상에서 읽는 것이 옳다고 본다.
과연 이번 판결로 입가에 미소를 지을 집단은 누구일까.
이번 판결로 온갖 불법 날치기 입법을 더욱더 해댈 집단은 누구일까.
소위 '강남 땅부자'를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그 당'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덧붙여, 헌재의 이번 판결은 더 큰 사회-정치적 의미를 내포한다.
더더욱 우리에게 비극은, 또한 그것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규정한다는 점이다.



1. 절차의 무시

민주주의는 절차다. 결과를 내세우며 과정을 덮자고 하는 건 민주주의에 반한다.
그토록 주워섬기는 미쿡 수사드라마도 안 보나. 불법한 과정을 통해 얻은 증거는 효력이 없다.
어찌, 불법한 과정과 절차를 통해, 정당한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통과된 법이 법일 수 있는가. 헌법재판소는 미디어법의 법률적 효력을 무효라고 판결했어야 한다.
앞으론 숫자만 많으면 얼마든지 절차를 무시하고 제 맘대로 법을 만들 건 불을 보듯 뻔하다.


2. 강자의 논리

절차의 무시는 강자의 논리다. 강자의 논리, 힘의 논리 앞에서 약자가 비빌 언덕은 절차다.
약자는 절차적 정당성을 중요시할 수 밖에 없으며 그래야 한다.
국회에서 머릿수(쪽수!)로 밀어부치는 것 역시 현실적인 강자의 논리와 한 치 어긋남이 없다.
그런데 헌재는 절차적 하자가 있음에도 강자의 손을 들어준다. 국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란다.
지금까지 보여온 강자의 논리, 다수의 횡포가 법률적 최고심급에서 정당성을 획득했다.
앞으로 국회에선 알아서(?) 강자의 논리가 통하게 생겼다. 이젠 맘 놓고 밀어부치면 되는 거다.
 

3. 무논리 궤변

제정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으나 그 법률은 무효가 아니란 이야기는 무논리의 궤변이다.
한나라당 편을 들었지만 한나라당에게 유리한 건 아니라고 말할 건가.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줬지만 2MB 편을 든 것은 아니라고 말할텐가.
헌재는 현실을 모르는 건가, 현실을 읽기 싫은 건가. (아니, 현실에 너무 밝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법은 살아움직이는 현실의 정치-사회적 역학 관계 속에 존재한다.
정치-사회적 역학관계를 읽지도 반영하지도 못하는 판결은 죽은 판결이다.



이번 판결로, 그간 해오던 절차적 하자 투성이 불법행위를 더더욱 저질러댈 집단은 누굴까.
이번 판결로, 가장 득을 볼 집단은 누굴까. 가장 크게 웃을 집단은 누굴까.
진정, 명판결로써 존경받는 헌법재판소로 다시 태어날 수는 없었을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헌법재판소에 기대지만, 결국 헌재도 정치집단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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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30 금 15:30 ... 16:30  거의작성
2009 1031 토 00:50 ... 01:10  비프리박
2009 1031 토 09:30  예약발행


p.s.
헌재의 이번 판결에 관해 간략히 살펴볼 수 있는 글 - ( 관련기사 )
뺑사마 김상혁과 관련된 2005년 글 - ( 관련기사 )  ( 관련기사 )
헌재 결정에 대한 정치권 반응 글 - ( 관련기사 ) 
헌재 결정에 대한 비난 패러디 -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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