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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이 언제나 총이나 대포를 들고 나타나진 않거든요. 가끔은 아주 가까이에 있기도 하죠. 우리와 똑같아 보일 때도 있고 그래서 알아차리기가 힘들죠. 그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조지 제인이 라이언 페리에게. 이 책, 125쪽)


딘 쿤츠는 처음 듣는 작가였습니다. 책 날개에 적힌 소개를 보니, 출판사 측에서 적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책 제목이 주는 섬뜩함과 의외성까지 더해져서 읽고 싶은 소설이 되었습니다.

딘 쿤츠, 심장강탈자:당신의 심장은 나의 것, 김진석(옮김), 제우미디어, 2009.
   * 총 363쪽.
   * Dean Koontz, Your Heart Belongs to Me, 2008.

스릴러의 형식을 갖춘 소설입니다. 책의 대략 2/3 지점까지 독자로 하여금 온갖 결말을 상상하게 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책의 말미에서는, "저자의 결말은 가끔 또는 자주 독자의 상상을 넘지 못한다!"라는 느낌을 줄 뿐입니다. 너무 큰 기대나 상상은 금물입니다. 실망만 안겨줄 수도 있으니까요.
 
 
       심장강탈자(당신의 심장은 나의 것) - 심장 이식을 둘러싼 환상과 착각

 

 

1. 이 책은?

딘 쿤츠, "인지도와 대중성에서는 오히려 스티븐 킹을 앞선다"(책날개의 저자 소개)는 평을 듣는 딘 쿤츠의 최신작입니다. 스릴러와 추리의 형식을 택한 소설입니다. 스티븐 킹을 앞선다는 말에 혹했으나 그것은 아마도 스토리 구성이나 전체적인 작품성이 아니라 아마도 "인지도와 대중성"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닐까요. 책을 읽은 후의 솔직한 제 느낌입니다.

번역본과 원저의 제목에서 적고 있듯이 심장을 주요 소재로 택한 소설입니다. 정확히 밝히지는 않는 어떤 인터넷 사업으로 떼돈을 벌어 34세로 이미 갑부가 된 미혼의 남성에게 심장의 문제가 현실로 닥쳐옵니다. 사건의 발단입니다. (스포일링 방지를 위해 이 정도로만 적습니다.)

어쩌면 연속극(미니시리즈)을, 어쩌면 영화를, 염두에 두고 쓴 소설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챕터를 무려 57개로 나누어 구성한 것도 그렇고, 세밀한 상황 묘사, 사건 전개, ... 방식이 다분히 비주얼 영상의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2. 읽은 후, 책과 저자에 대한 반문과 의문 (예비 독자는 이 부분 건너 뛰시길. ^^)

저자의 결말은 개인적으로 허무함만을 안겨준 것 같습니다.

라이언 페리라는 주인공이 돈이 많고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이식 받은 심장이 불법 장기 매매 조직에 의해 암거래된 것이라는 이유로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걸까요. 라이언은 그 불법 사실을 몰랐는데도? 게다가 책임 추궁이라는 것이 불법 장기 매매업자들에게 희생 당한 가족이 행하는 사적 폭행이라면?

허무함을 넘어 다분히 실망스러운 결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을 읽은 후 제 머리 속을 어지럽힌 반문과 의문을 적어봅니다.

- 심장 이식을 받은 사람은 모두 심장강탈자인 것일까.
  불법으로 거래된 심장을 이식 받은 사람에게, 잘못을 물을 수 있을까.
  이식 받은 사람이 그게 불법 거래된 심장임을 몰랐는데도 말이다.
  왜 불법 거래 장기임을 확인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냐고, 추궁이 가능할까.

- 장기 이식을 받는 일이 생긴다면, 이식 받는 장기가 불법 매매된 것인지 확인해야 하는 걸까.
  확인하고자 한들, 그것이 불법 거래된 장기임을 어느 누가 확인해 줄 것인가.
  단순히 돈이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경우라고 해서 이런 확인 의무가 커지는 것일까.
  돈과 지위를 이용해서 불법으로 장기를 매매해서 이식받는 것이 아닌데도?


- 불법 매매된 심장을 모르고 이식받은 사람에게 피해자의 가족이 가하는 린치는 정당한가.
  진짜 나쁜 건, 불법 거래된 심장을 이식 받은 사람이 아니라 불법 장기 밀매 조직이 아닌가.
  전지전능한(?) 능력의 캐릭터가 린치를 가할 대상은 오히려 불법 장기 밀매 조직이 아닐까.

- 이거, 혹시 저자는 독자에게, 심장을 비롯해서 장기를 이식받는 사람에게,
  짊어지기 힘들만큼 큰 의무를 지우는 것은 아닐까. 무서워서 어디 장기 이식 받겠나.

- 책의 중반까지 이어지는 뭔가 암시를 내포한 듯한 꿈과 환상 그리고 착각이 모두 말 그대로
  꿈이었고 환상이었고 착각이었다면 왜 그렇게 세세히 묘사를 한 것일까, 작가는.

- 작가가 세세히 묘사하는, 당사자와는 전혀 무관한 죽은 누군가로부터의 암시와 계시라는 게
  서양인이 가지는 동양적인 영적 측면에 대한 환상과 오해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그게 서양인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과연 동양인에게도 가능할까.

- 아, 그리고, 제목 <Your heart belongs to me>는 <Your heart belongs to my sister> 아니냐.
  제목만 보고 심장 없는 사람이 어떻게 "네 심장은 나의 것!"이라고 외칠 수 있을까 의아했다.
  그리고 번역본 제목 <심장강탈자>는 또 뭐냐. 선정성으로 하는 낚시질이 도를 넘은 듯?


 
 
3. 오역은 눈치 채기 힘들었으나 오타가 적지 않다!

55쪽에서 첫 선을 보인 오타는 차츰 늘어만 갑니다.
내용에의 몰입에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 오타를 체크하면서 읽었습니다.
제 눈에 띈 명백한 오타만 총 11곳에서 등장합니다. 적지 않은 수준이지요.
( 오타 등장 페이지 → 55, 117, 156, 163, 168, 175, 241, 267, 289, 292, 360쪽. )

개인적으로, 번역본의 오타 문제는 원저자와 독자에 대한 예의의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번역자 김진석과 제우미디어 편집부가 더 신경을 썼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인기 작가라는 딘 쿤츠의 신작 소설. (2008년 11월 원저 출간됨. 인터넷 아마존에서 확인.)
- 심장을 이식 받아야 할 상황에 직면한 젊은 인터넷 비즈니스 갑부 라이언 페리.
  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의혹과 미스터리. 그것을 풀기 위한 목숨을 건 개인적인 노력.
  주인공이나 독자의 상상과 예상 밖의 방면에서 조여오는 압박과 위협.
- "저자의 결말은 가끔 또는 자주 독자의 상상을 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
- 큰 기대 걸지 않고 읽는다면 스릴러나 추리 TV미니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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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18 일 04:00 ... 05:3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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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강탈자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딘 R. 쿤츠 (제우미디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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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1
"본 도서는 Daum책과 TISTORY가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하지만 리뷰의 내용과 방향은 Daum책이나 Tistory와 무관합니다.
 한 명의 독자가 어떤 책을 읽은 후 작성하는 독립적인(!) 서평, 리뷰입니다. ^^
 

p.s.2
이 책은 2009년 10월 7일 수요일 택배로 받은 다음북 서평단 미션 도서입니다.
다음북 서평단에 초대^^된 후 처음으로 받은 책이어서 개인적으로 뜻깊은 책이었습니다.
2009년 10월 10일(토) ~ 10월 13일(화) 기간에 읽었습니다. 독파에 꼭 4일이 걸린 셈입니다.
363쪽짜리 책이니 4일이면 하루 평균 90쪽씩 읽었군요. 빠른 독서를 할 수 있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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