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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서 출퇴근을 합니다. 시간적으로는 지하철을 더 오래 탑니다. 주로 책도 지하철에서 읽고요. 평소 {낮출근+심야퇴근}이어서 붐비지 않는 열차를 이용하는 것은 다행입니다. 지하철에서 씁쓰레한 풍경들을 간혹 봅니다. 최근에 보게 된 두 광경은 정말이지 할 말을 잃게 하더군요. 어이상실, 그 자체? 편하고 덜 힘든 것은 누구나가 원하고 소망하는 바이지만, 그 전에 상식을 좀 챙겼음 합니다. 두 에피소드를 공유해 보고 싶었습니다. 포스트를 올리게 된 이유입니다. |
▩ 편안하려는 욕구 앞에서 상식은 헌신짝? - 지하철의 씁쓸한 풍경들 ▩
앉고 싶은 욕구가 불화살처럼 꽂히는 지하철 좌석. 그 욕구 앞에서 상식과 개념과 이성은 헌신짝이 되어야 할까요.
[ #1 ] 나이가 무기는 아니다! 아이가 천사같은 미소로 엄마(로 보이는 분)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 잠을 자고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흔들리는 지하철의 요동이 엄마가 요람을 흔드는 것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서너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은 한없이 사랑스럽습니다. "애, 좀 안고 앉아요!" 어디선가 날 선 목소리가 들립니다. 나이가 좀 지긋해 보이는 분의 목소리입니다. 그 자리에 앉겠다는 강한 의사표시! "저기, 자리가 비어 있는데요..." 아주머니는 노약자석을 가리키며 말끝을 흐립니다. 구경꾼 입장에서 고개를 돌려보니, 노약자석에 자리가 두개나 비어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이 지긋한 분은 쏘아붙입니다. "여기 앉아야 내리기가 편혀!" 마침, 건너편 자리에서 누군가가, 내릴 때가 되었는지 일어서서 출입문으로 갑니다. 나이 지긋한 분은 가히 빛의 속도로 벌써 그리로 달려갑니다. 한마디를 던지면서요. "요즘 젊은 것들은 안 된다니께...!" 불과 1분이 채 되지도 않는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많이 씁쓸했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있는 아주머니가 아니라 그 나이 지긋한 분이요. 나이가 무기는 아닙니다. 저도 나이를 먹겠지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나이는 무기가 아니다! 아이가 두 자리를 차지한 것도 아니고 맨 바깥쪽 자리에서 한 자리만을 차지한 채 발을 시트 밖으로 떨어뜨리고서 자고 있었는데 그 자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게 놀라왔습니다. 게다가 노약자석이 비어있는 상황인데, 단지 이 출입문에서 내려야 자기가 더 편하다고, "젊은 것들"을 찾아가며 자기 '권리'(?)를 부르짖을 수 있다니! 참으로 놀라왔습니다. 노약자석이 비어있지 않는 상황이래도 자리를 내놓으라고 요구할 순 없다고 봅니다. 나이가 무기는 아니며, "요즘 젊은 것들"을 찾을 상황은 더더욱 아니지요. 단지 내가 좀 더 편해야겠다고, 되도 안하는 요구를 해대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 갑갑하고 씁쓸해집니다. 상식과 개념은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요. [ #2 ] 서서 가지 않으려면 쇼를 해라? 지하철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립니다. 늘 그렇듯이 평일 낮출근 중입니다. 열차 진입을 알리는 안내방송을 듣고서, 선 채 보고 있던 책을 덮습니다. 저 멀리서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늘 타는 3-2 출입문 쪽으로 향합니다. ^^ 앞에 아이들 셋과 함께 열차를 기다리던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한 아이를 들쳐 안습니다. 셋이 무슨 놀이라도 하는지, 승강장을 이리저리 마구 뛰어다녔는데 그 중 한 아이를 안습니다. 솔직히, 안기에는 좀 무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가 큽니다. 출입문이 열리고 열차에 오릅니다. 이 시각의 이 열차는 멀리서 나오는 열차라, 짐작대로-.-a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더위를 많이 타진 않지만 땀을 많이 흘리는 저는 시원한 송풍구 밑에 서서 책을 폅니다. 방금 아이를 들쳐 안고 지하철에 오른 그 여자분은 앉은 분들 앞에 가서 표를 내며 섭니다. 굳이 아이를 안고 있지 않아도 될텐데, 뛰어다닐 정도였던 아이인 걸로 미루어 볼 때 아이가 손잡이를 꼭 잡고 서있으면 잘 서 있을 것도 같은데, 그리고 많이 무거울텐데, 계속 아이를 안고 서있습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잠시 후 다른 좌석열 앞으로 옮깁니다. 저 아주머니, 지금 뭐하는 건가. 순간 제 머리 속은 멍해집니다. 말만 안했지, 자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더군요. 대충 상황(?) 파악을 모두들 하는지라, 그리고 아직 환승역이 멀었는지라, 아무도 양보를 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야죠!) 아주머니는 아이를 내려놓고 손잡이를 잡고 섭니다. 짜증 섞인 얼굴로 투덜거리면서 말이죠. 엄마 팔에서 풀려난 아이는 잘도 뛰어다닙니다. 엄마는 이제 아이한테 신경조차 안 씁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서 가는 것이 그토록 힘들고 피해야 할 일인가. 서서 가야 하는 상황에서 좀 앉아보겠다고 아이를 그렇게까지 활용(!)해야 하는 걸까. 저도 자리가 나서 앉으면 좋습니다. 편하게 가고 책도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앉지 못하고 서서 가야 한다면 그리고 서서 책을 본대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주변 소재(?)를 활용해서 남들에게 좌석을 내놓으라고 무언의 압력을 가할 일은 아니지요. 아이를 들쳐 안고 서 있을 힘이 있으면 아이를 내려놓고 그냥 서서 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 제발이지, 앉아가고 싶은 욕구 앞에서 상식과 개념과 이성을 내팽개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도 똑같이 앉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내가 편하고자 한다면 그들도 편하고자 하는 똑같은 사람들인 것이죠. 내가 꼭 앉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들도 꼭 앉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당신이 접했던 또는 접하는 지하철의 씁쓸한 풍경으론, 어떤 것이 있으신지요? . 2009 0915 화 17:20 ... 18:10 비프리박 2009 0916 수 09:00 예약발행 p.s. 이 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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