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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은 패배한 상대를 끌어안는 일을 하다 타살돼 역사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불리고 있다. 노무현은 패배한 상대를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만들려는 승자의 검찰 수사 과정에서 목숨을 끊었다. 역사는 그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오연호, 이 책, 165-166쪽에서)

오연호의 말이었습니다. 어떤 승자가 어떤 패자를 잔인하게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만들려는 과정에서 목숨을 끊다! 마음 속에 꿈틀거리던 말인데 오연호는 이렇게 활자로 적고 있더군요. 최근에 읽고 있는 다른 책에서도, 그 사람도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인데, 오연호와 같은 맥락으로 적고 있습니다. (박성래, 「대한민국은 왜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가질 수 없는가」.)


노무현을 읽었습니다. 과거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볼 수는 있어도 2009년 5월 23일 이후의 모습을 '볼 수'는 없기에 노무현은 이제 '읽는 수' 밖에 없습니다.

오연호,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Ohmynews(오마이뉴스), 2009.   * 총 293쪽. 
* 부제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읽은 후에 든 첫 느낌은, 그의 서거 소식을 접하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아. 이런 사람이 죽다니!" 하는 안타까움과 슬픔이었습니다. "이런 사람"이라는 말에는 말로 표현을 하기 힘든 수많은 의미가 깃들어 있습니다. 최소한, 퇴임 대통령 노무현, 인간 노무현이 해주고 싶었을 이야기, 우리가 경청해서 들었으면 좋을 이야기가 참 많았을 거라는 말은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2009년 8월 18일(화) 티스토리-알라딘 서평단 미션으로 받은 책입니다. 읽고 싶었던 책인데 이렇게 읽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이왕에 서평단 활동을 하는 거, 읽고 싶었던 책이 날아오면 기쁩니다. 읽던 책을 마저 읽고 8월 23일(일)부터 읽기 시작해서 8월 25일(화)에 읽기를 마쳤습니다. 정확히 따지자면 꼭 이틀만에 다 읽었는데요. 그건 '주인공'이 갖는 매력이자 마력이라고 말하고 싶군요.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1]:오연호로 노무현을 다시 읽다


정치적 성향이 2mb스럽지 않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은 책,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1. 이 책은?

책의 부제에서 적고 있듯이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Ohmynews)의 대표기자 오연호가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노무현과 3일간에 걸쳐 나눈 심층 대화를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퇴임 전에 나눈 대화들인지라, 오연호는 이 심층 대화가 얼마나 엄청난 사회-정치적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인지, 인터뷰 당시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이 책에는 3일간의 심층 대화에서 노무현이 들려준 생생한 육성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오연호 기자에 의해서 갈래가 만들어지고 타래가 만들어집니다만. ^^
그리고 그 외에 2007년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장시간에 걸쳐서 했던 노무현의 연설을 비롯해서 노무현의 육성을 담은 말과 글들이 적절하게 인용되고 소개됩니다.



아래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육성 위주로만 인용하면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어 오연호가 아니라 인터뷰이(interviewee) 노무현을 위한 책이니까요.
특별한 단서가 없는 한,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라고 보면 됩니다. ^^
 
 

 
2. 노무현이 꿈꿨던 희망, 이상, 세상

노무현은 2001년 12월 12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2002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 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해야 했습니다.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주었던 제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 보면서 살아라'였습니다.
80년대 시위하다가 감옥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였습니다.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의 600년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우리 역사가 이뤄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107-109쪽, 3장 <바보가 쓴 정치학 교과서>에서)

따지고 보면 600년의 역사가 아니라 단군 이래 대한민국의 역사가 쭈욱 그래 온 것이죠. 그런 '패배의 역사, 불의의 역사, 비겁한 역사'를 뒤집어 보자고 천명하고서 대통령이 되었던 사람, 노무현을 그래서 다시 보게 됩니다. 인용한 부분은, 수사학적으로가 아닌, 정치적 수사로서가 아닌, 노무현의 진심을 담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희망과 이상을 가진 대통령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아니, 대한민국의 '없는 사람'들은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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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리뷰를 두편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나머지 부분은
http://befreepark.tistory.com/708에서 이어집니다. ^^a
그래도 리뷰의 요약은 미리 공개하는 것이 예의겠죠? ^^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다시 읽고 싶은 책. 다시 읽을 책. 한번이 될지 두번이 될지 그 이상이 될지.
- 노무현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런 것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
- 읽으면 읽을수록 노무현의 빈 자리가 크게만 느껴지게 하는 책.
- 이렇게 노무현의 말과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건, 오연호라는 기자가 있어서가 아닐까.
- 정치적 성향이 2mb스럽지 않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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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829 토 07:20 ... 09:00  비프리박
2009 0829 토 09:15 리뷰 part 1 발행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10점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출판사가 제공하는 도서 정보를 원하시면 좌측의 이미지나 위의 책제목을 클릭하세요.

 p.s.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하지만 리뷰의 내용과 방향은 Tistory나 알라딘과 무관합니다.
 한 명의 독자가 어떤 책을 읽은 후 작성하는 독립적인(!) 서평, 리뷰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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