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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해방운동 관련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관련글 1 2 3) 미국 흑인해방운동에 그것이 '해방운동'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애정과 관심이 있습니다. 이젠 미국이란 나라에 흑인이 대통령이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세상의 진보라 해야 할까요. ^^ 오바마 대통령 내외에 대해선 '검은 피부를 가진 백인'이라는 비난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그들 내외의 삶과 생각이 궁금했더랬습니다. 마침 기회가 되어, 미셸 오바마에 관한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데이비드 콜버트(David Colbert),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 딸과 함께 읽는 미셸 오바마 이야기
   (원제 Michelle Obama : An American Story)
      박수연(옮김), 도서출판 부키, 2009.   * 본문 188쪽.   * 총 199쪽.

비교적 최근에 지인들의 리뷰를 통해 알게 된 위드블로그(http://withblog.net)에 가입하고 신청해본 책이었습니다. 위드블로그에서는 서평을 쓴다는 조건(?)으로 책을 신청하는 이벤트가 쭈욱 진행되어 오고 있습니다. 선택의 폭이 좁긴 하지만 책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좋더군요. 몇 권의 책을 신청했으나 다른 책들은 밀리고 이 책이 덜컥 당첨(응?)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계속 이벤트 페이지를 노려보고 있으나 구미가 당기는 책은 안 올라오고 있다능. =..=a

2009년 6월 5일(금) 수령했구요. 6월 9일(화)과 6월10일(수), 양일에 걸쳐 읽었습니다. 책의 두께도 얇지만 판형도 작은데다 여백의 미가 많은 페이지 구성이라서 약 두시간만에 독파한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든 느낌은 부제에서도 보듯이 '딸과 함께' 또는 '자녀들과 함께' 읽는 가벼운 책은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초등학생 어린 자녀들이 읽기엔 좀 어려운 책일 수 있습니다. ^^a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미셸 오바마에 관한 추정과 재구성 [1]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실험정신을 발휘하여 찍어본 새로운 인증샷. 클릭하시면 커집니다. 클릭하면 뒷표지가 읽힐라나? -.-a )


 

1.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이 아닌, 미셸에 관한 추정과 재구성

솔직히 저는 이 책의 제목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 딸과 함께 읽는 미셸 오바마 이야기」를 보고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미셸 오바마가 직접 썼거나 미셸 오바마의 구술을 받아 재구성했거나, 둘 중의 하나려니 했습니다. 미셸 오바마가 직접 자서전을 쓸 만큼 한가(?)할까 하는 생각 때문에 저는 미쿡^^ 출판계에서 잘 하는 '구술을 받아서 다른 작가가 자서전으로 재구성하기'를 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그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하퍼 콜린스>라는 미국 출판사의 편집장을 지낸 데이비드 콜버트가 신문기사를 비롯해서 온갖 자료를 찾고 뒤적여 미셸 오바마를 추정하고 재구성한 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인터뷰가 아닌 자료들에 근거해서 추정하고 재구성하다 보니 생동감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데이비드 콜버트가 생동감을 목적으로 이 책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 -.-;;;

데이비드 콜버트는 이 책의 제목에 an American HISTORY를 쓰고 싶었던 것일까요. 그런데 그것이 여의치 않자 그냥 STORY로 후퇴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미셸 오바마의 "흑인 노예 조상들"에 관해 추정을 반복하는 제2장에서 그 의구심은 극에 달합니다. 데이비드 콜버트는 흑인 노예의 역사를 훑기 시작합니다. -.-;;;

그리고 단정짓지도 못하는 추정을 계속 합니다. 예컨대, "가능성은 있다"(67쪽) "...였던 것으로 보인다"(55쪽) "...였는지도 모른다"(55쪽) 라고 끝맺는 문장들이 남발됩니다. "독자로서 나는 이 책에서 고작 콜버트의 추측과 추정을 읽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안 그래도 짧은 책에서 여기에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한 느낌도 지울 수 없습니다.
 
 

 
2. 소설이 아닌 한 작가가 독심술의 전지적 작가는 아니다

가족들이 버락을 좋아하지 않으면 미셸은 버락에 대한 마음을 접을 생각이었다. (131쪽)

미셸은 [프린스턴 대학교의 폐쇄적인 사교클럽]에 들어갈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
(104쪽)

존 매케인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187쪽)   * [   ]는 비프리박.


데이비드 콜버트가 구사하는 서술상의 테크닉일 수도 있습니다만 마치 독심술을 하는 듯한 서술이 눈에 좀 거슬렸습니다. 어떤 자료에서 확인한 바를 저렇게 적은 것이라고 봅니다만, 소설이 아닌 책을 쓰면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는 기교 같습니다. 계속 저는 그런 생각을 했다죠. "저자 데이비드 콜버트는 전지적 작가인가?" 하는 생각을요.

그리고 이런 방식의 서술을 하게 된 이면에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긴 하겠죠. 하지만 그걸 구체적으로 밝히는 경우는 좀 드문 편입니다. 책의 말미에 덩어리로 장별 출처들이 나오긴 합니다만 어떤 부분을 어느 출처에서 가져온 것인지 알 수는 없으니까요. 혹시 출처를 밝히기로 작정했다면 이 책은 아마도 쉼표와 마침표마다 그것을 표기해야할 수도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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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두편의 글로 나누어 올립니다.
part 2는
http://befreepark.tistory.com/616에서 이어집니다.
리뷰의 part 2는 며칠 후에 올라올 예정입니다. ^^ (아마도 4, 5일 후? -.-a)


 
 

  <리뷰의 결론> (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미리 공개하는! ^^a )
-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이 아니다. 구술받아 정리한 것도 아니다.
- 저자 데이비드 콜버트는 미셸 오바마에 관한 추정과 추적을 통해 재구성을 할 뿐이다.
- 때로는 지루하게 때로는 무의미하게(?) 진행되는 저자 콜버트의 서술 속에서
  미셸의 삶과 생각과 실천을 읽어낼 수 있다면, 읽는 데 들인 시간은 아깝지 않을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 0618 목 08:40 ... 09:40 & 13:30 ... 14:10  비프리박
 
 
 
 
 p.s.1
"본 도서 리뷰는 위드블로그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리뷰 포스트입니다."
 하지만 리뷰의 내용과 방향은 위드블로그나 알라딘과 무관합니다.
 한 명의 독자가 어떤 책을 읽은 후 작성하는 독립적인(!) 서평, 리뷰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
 
 
    p.s.2  예상과 다짐 이상으로 길어진 포스트 길이 때문에 분리게시함. [ 2009 0618 목 15: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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