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2년 반 만에 다시 찾은 향일암. 여수를 간다 간다 하면서도 못 간 건, 집에서 여수까지의 거리가 멀어서이기도 하지만 왕복 시간과 비용을 감안할 때 1박 2일은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운 좋게 그녀와 제 하루가 텅 빈 일요일! 이런 고민 저런 생각 다 접고 여수로 향했습니다. 11시쯤 여수 도착해서 제1식을 장어탕으로 하고 대여섯시쯤 제2식을 한일관에서 한다면, 그 사이에 향일암과 오동도를 둘러볼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동백이 좀 폈으려나?' 했는데, 향일암 들어가는 길부터 동백이 장난 아닙니다. 계획한 거 아닌데 동백축제를 맞은 셈입니다(향일암 동백축제 같은 거 없습니다. ^^;). 계획하면 못 보고 어쩌다 운 좋게 보는 게, 여행과 삶에 공통된 역설이죠.

앞서 올린 포스트( ▩ 향일암 가는 길에 만난 동백꽃. 여수 향일암의 동백. ▩ )의 후속입니다. 앞서 올린 글에는 제 눈에 비친 향일암의 동백을 담았고, 이번 포스트에는 그녀 눈에 비친 향일암의 동백꽃을 담습니다. 현재 보통, 저는 50D 바디에 70-200mm을 장착하고 그녀는 600D에 17-85mm를 마운트합니다. 향일암 들어가는 길과 향일암 경내에서 동백꽃을 찍을 때, 저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채로 200mm까지 당겼고 그녀는 가까이 다가가 80mm 이쪽저쪽으로 바짝 당겼습니다. 망원렌즈를 든 사람에게 피사체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고, 17-85 렌즈를 마운트 한 사람에게 피사체는 맘 놓고 가까이 다가서도 셔터가 눌러지는 대상입니다.

그녀가 담은 동백, 나무와 꽃들입니다. 제가 찍은 동백과는 사뭇 다른 구도와 감성입니다. 같은 대상을 찍어도 찍는 사람의 느낌과 생각이 사진에 스미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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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일암 가는 길, 그녀의 눈에 비친 향일암의 동백. 여수 가볼만한 곳. (2012 0325)
★ 드래그하고 계시는군요. 퍼가시는 걸 막을 수는 없으나 ★원문재게시는 불허★합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사람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고 렌즈도 더 당길 수 없는 곳에서 동백꽃은 크게 잡히지 않습니다. 그녀의 canon 600D에 마운트한 렌즈는 17-85mm입니다.






 






추워서일까요. 수줍어서일까요. 잎으로 꽃을 가린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동백나무 이파리는 반짝거립니다. 봄날의 햇빛을 받아 잎은 더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햇빛과 바람에 찰랑찰랑 반짝이는 동백나무 잎을 담고 싶었는데, 담았는 줄 알았는데, 사진을 뒤적여도 보이지 않는군요. 다행히 그녀가 이렇게 담고 있었. ^^






 






요 정도의 빛방울이 생기는 배경흐림이 좋은 것 같습니다. 배경이 너무 엉키지도 않고 초점으로 잡은 피사체도 살고. 이른 봄의 꽃임을 자랑하듯, 동백이 아주 화사합니다.






햇빛이 동백꽃잎을 거쳐 은은한 빨강색으로 비치는 게 아주 좋군요. 제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사진입니다. 폴더에 든 사진들 중에서 동백만 고르던 제 시선이 잠시 멈출 정도였습니다.  






 






그녀의 구도(framing)을 볼 때 제 구도는 너무 정직한(?) 거 아닌가 자각합니다. 때로는 사진에서와 같은 정도의 일탈된 구도(?)가 좋습니다. 저는 너무 가운데로 피사체를 배치하고 있다고 그녀께서 저에게 핀잔을 줍니다. 동의합니다. 언제 어떻게 습관이 붙은 것인지, 의식하지 않으면 어느 새 무의식적으로(!) 초점을 중앙에 놓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녀의 사진을 보면서 '파격과 일탈'의 신선함을 새삼 실감합니다.



10 


 

사진 중에 맘에 드는 동백꽃이 있으셨다면 어느 동백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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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330 금 10:40 ... 12:00 비프리박
 
  canon 17-85mm F4-5.6 IS USM, canon EOS 600D, 向日庵, 관광, 나들이, 동백, 동백꽃, 바람쐬러, 여수 가볼만한 곳, 여행, 여행기, 여행후기, 전남 가볼만한 곳, 전남 여수, 전남 여수 여행지 추천, 전남 여수 향일암,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산7번지, 주말 여행, 향일암, 향일암 동백꽃, 휴가, 캐논 600D, canon 600D, 캐논 17-8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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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ate 2012.03.30 13:24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끝에서 두번째, 파격과 일탈의 구도가 좋아요.
    동백은 밝은 곳 뿐만 아니라 어두운 곳에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군요:D

    • BlogIcon 비프리박 2012.03.30 13:5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역시 파격과 일탈이 주는 뭔가가. 그치?
      반가워! 블로그에선 얼미만인지^^
      자주 놀러오고 그랫! ㅋㅎ

  2. 2012.03.30 14:45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2.03.31 07:0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좀더 쨍해 보이나요?

      바짝 당겨 찍는 게 가능한 상황에서
      저는 크게 나오도록 찍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그녀는 과감히 크게 나오게 찍기도 하네요.
      저는 기껏해야 초점을 가운데에서 조금 바깥으로 빼는 정도인데
      그녀는 파격적으로 초점을 바깥쪽으로 밀기도 하구요.

      사진은 머리 이전에 가슴이 작용하여 찍는 거란 생각이 들어요.
      저는 어떻게 찍으면 좋을까 머리를 쓰고 있고
      그녀는 피사체에 대한 느낌대로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

  3. BlogIcon DAOL 2012.03.30 16:4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여수는 고사하고 서천에만 가도 동백꽃을 많이 만나 볼 수 있는데
    왤케 주말마다 일들이 잡히는지 일탈을 꿈꿀 수가 없다욧..ㅎ
    이러다 좋은 계절을 그냥 놓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아쉬울 따름입네닷..ㅠㅠㅠㅠㅠㅠㅠㅠ;;

    뭐니뭐니해도 꽃은 접사가 쵝오라지윤;;ㅎ
    5번에서 부터 10번까지의 동백꽃이 예쁘네요..
    고르긴 골라야 하는데 어렵당..
    게중에서 5번과 6중에서 갈팡질팡하다가 5번으로 낙찰;;ㅎ
    수술이 보이는 것보다는 슬며시 감추어진 모습에서 신비로움을 엿볼 수 있기에
    더 우위의 점수를 주고 싶다윤;;ㅋ

    주말, 잘 보내시와효..ㅎ

    • BlogIcon 비프리박 2012.03.31 07:1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주말에 시간 빼기가 쉽지 않지요. 공감합니다.
      이날은 아주 다행스럽게 둘다 하루 텅 빈 날이었어요. 흐으.

      서천 마량리 동백축제하는 곳에 두어해 전에 간 기억이 있는데요.
      웬만하면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었습니다.
      http://befreepark.tistory.com/953 포스트에 사연을 적었었네요. 그 포스트에
      "(마량리) 동백꽃 축제는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우리 속담을 일깨워줬고, 지역 '축제'라는 것의 현실은 어떠한가를 새삼 되짚게 했습니다.
      저와 그녀가 천천히 한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야트막한 동산과 축제장을 뒤로 하고 장항을 거쳐 군산으로 들어갔던 21번 도로가, 저에게는 36.5배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라고 썼군요. 어쨌든.

      이러저러한 일들로 한 몇 주 보내다 보면
      어느새 절정이 지나 버리지요. 맞습니다.
      그 와중에 틈을 내어 어디론가 한번 다녀오시길요.

      아. 5번부터 주욱 다 괜찮으시다구요. 그녀와 코드가 맞으시는? ^^
      그중 5번 동백사진이 맘에 드신다면 흠흠 그걸로 울 다올님의 감성을 미루어 짐작해야짓. 핫.

  4. BlogIcon Naturis 2012.03.30 17:0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저도 꼭 한번 가보리라 마음만 먹고 있는 여수 향일암인데 너무 멀긴 하네요..
    정말 한가할때나 푹 쉬고 오고 싶은 그런 곳일듯 싶어요..

    사진 구도는 많이 찍어보고 연습해야 늘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카메라고 플래시고 처음엔 정면밖에 모르죠.. 가끔은 엎드려서 찍고 그래야되는데 남의 시선이 의식이되고 쉽지만은 않은것 같아요 ㅋ

    • BlogIcon 비프리박 2012.03.31 07:1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그쵸. 여수는 전라남도 끝이죠. 꼭 땅끝마을이 끝이 아니고. 너무 멀지요.
      왕복시간 생각하면 한가할 때 1박2일 정도 맘 먹고 다녀올 만한 거리에 있습니다.

      사진을 담는 구도가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비슷한 구도 보면 친숙하고
      다른 구도 보면 신선하고 파격적이고 공부가 되고 ... 그래요.

      저 역시 엎드려 쏴 자세로 찍기도 하고 ... 그러고 싶은데
      남의 시선은 왜 신경을 쓰는지 말입니다. 옷 더러워지는 것도 괜히 신경 쓰이고. 비싼 옷도 아닌데. ㅋ

  5. BlogIcon Slimer 2012.03.30 23:54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동백나무는 속에 빈공간이 있어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다고 들었어요.. 덕분에 연인들의 비밀 데이트 공간으로 활용되었었다던데.. 들은 이야기 입니다.

    펜탁스의 붉은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줄 알았는데, 캐논의 붉은색 또한 만만치 않게 도드라지네요.

    그러고보니 사진보다는 동백을 보게 되어서 어느 사진이 특별히 마음에 남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빨간 동백이 남았네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2.03.31 07:2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아. 그런 것 같네요. 속에 빈 공간이 있어서 잘 파고 들면 들어갈 수 있는 그런. ^^
      연인들의 비밀 데이트 공간이 될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
      원천적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적은 곳이어야겠지만요. 쿨럭.

      아마 펜탁스로 찍으시면 붉은 색은 더 도드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캐논의 색감이야 니콘 유저들이 욕해 마지 않는 뽀샵 색감 아니겠습니까.

  6. 2012.03.31 10:44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2.03.31 16:4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피사체와 배경의 적당한 거리, 적당한 조리개 수치, ...
      적당한 정도의 빛방울이 나오게 하는 요소겠죠?
      근데 이게 상황이 다 다른데다 찍고 나서야 확인이 가능하다는. ㅠ.ㅠ

  7. BlogIcon 소인배닷컴 2012.03.31 18:1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오오~ 꽃이 피었네요. :)

  8. kolh 2012.04.01 13:27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순*샘도 수준급 안목과 손기술을 지니셨군요..ㅋ
    관점의 차이를 보여주는 각각의 포스팅...ㅎ
    동백꽃은 왜 보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주는지..
    화려함 그 자체인데도 말이죠~
    저에게만 느껴지는 감정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동백에게서 쓸쓸함을 느끼게 돼요..

    제게 꽂힌 사진은 6번..
    그림자만 없었다면, 참 걸작이었을 9번이 좋습니다..
    점차 출사여행으로 느껴지는, 사진이 꽤 멋져지고 있으십니다..ㅎㅎ

    • BlogIcon 비프리박 2012.04.04 06:4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가끔 언니의 감성과 스킬에 깜놀할 때가 있어. (마눌 자랑은 아니공. ㅋ)

      둘이 각각 찍은 사진들을 주욱 보다 보면
      보는 방식이 다르구나 하는 걸 느껴.
      배우는 점도 적지 않고. ^^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는 것도 그래서 좋지 않나 싶은. ㅋ

      동백은 빨강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만큼
      어딘가 아련하거나 여려 보이거나 뭔가 애틋한 그런 느낌이 있어.
      어쩌면 그게 쓸쓸함일 수도 있고.

      6번 사진은 뒷배경하고 어우러져서
      약간 수채화 같은 느낌이 나지?
      나 역시 좋아 보였던 사진. ^^

  9. 유리파더 2012.04.01 23:19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전 2 또는 3번입니다.
    그녀?인 형수님과 비프리박님은 보고자 하는 것이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형수님은 감성을 담고 비프리박님은 사물을 담아내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표현이 욕으로 들리면 안될텐데요.. -_-;
    (저는 지극히 현상을 담으려는 쪽입니다)

    무엇보다도.. 동백나무 이파리가 햇빛에 반짝거리는 건... 봄의 생기처럼 느껴져 기분이 상쾌해지는데, 그 사진을 최고점으로 주고 싶네요.

    • 유리파더 2012.04.01 23:20 | Address | Modify/Delete

      근데, 왜 향일암을 항일암으로 읽었을까요...






      생뚱 맞지만 시계는 그 날을 위해 열심히 꺼꾸로 달려가고 있네요. @.@

    • BlogIcon 비프리박 2012.04.04 06:5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2번과 3번이 괜찮아 보이시는군요?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3번으로 기울 듯. ^^

      집사람과 제가 사진으로 담는 것에 유사점도 보이지만
      때로는 차이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대상 자체가 다를 때도 있고 방식/스킬이 차이가 날 때도 있고요.
      흠흠. 그게 감성 vs. 포착이라면 이거 제가 아직 많이 딸리는 거잖아욧. ^^;

      동백 이파리. 맞습니다. 저 역시 그게 꽤나 기분 좋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감히 이파리 주제에(?) 동백꽃 사진 포스트에 끼게 된 것이기도 하구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2.04.04 06:5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해를 향하는 게 아니라
      일본에 저항한다고 읽으신 걸까요?
      그래서 일본출생 그 자의 카운트다운 시계를 보시고. ^^

  10. BlogIcon Laches 2012.04.02 14:0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9번이 좋네요 적당한 그늘이 져서 더 신비하게 보인달까요?
    6번 동백도 화사하면서도 소담해보는것이 좋습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2.04.04 06:5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9번에서 사진 찍은 분의 감성과 스킬을 새로 봤는데, 라키님도 일단 9번이시군요.
      6번 사진은 뒷배경 빛방울들과 어우러져 얼핏 보면 수채화 느낌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