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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걸 좋아합니다. 걷기가 건강에 이롭지만 제가 걷는 게 건강을 위해서는 아닙니다. 건강에 이로우냐에 관계없이 걷고 있을 겁니다. 제 옆의 그녀 또한 걷기를 좋아합니다. 얼마전까지는 '싫어하지 않는 쪽'이었는데 최근 들어 '좋아하는 쪽'으로 전향(응?)을 했습니다(제가 판단하기에 그렇습니다). 최근 들어 더욱, 가까이든 멀리든 산에 걸으러 가자는 제안을 서로에게 하고 있으며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데에 거리낌이 없어졌습니다. 

산행. 산을 걷습니다. 저희가 보통, 산을 타지는 않습니다. 꼭 정상까지 가야된다는 생각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상까지 가고 싶은 생각도 잘 없습니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맛(!)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저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일정한 지점까지 걸어 올라갔다가 걸어 내려옵니다. 시간이 허락지 않아 예정 지점까지 가지 못할 때도 있고 무릎과 발목의 아우성(응?) 때문에 희망 지점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돌아올 때도 있습니다. 그런들 어떠랴, 합니다.

지난 주말(5월 29일), 예정대로, 계획대로, 백담사 코스로 알려진 그 계곡으로 향했습니다. 그녀의 제안이 먼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 역시 그 코스를 걷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KBS 주말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2010년 가을(인가?) 이승기 팀이 걸어 더욱 유명해지면서 그 코스에 대한 궁금함은 더 커졌습니다. 그녀의 제안에 의기투합! 백담사로 향했습니다. 주저하거나 미루거나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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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담계곡~수렴동계곡 걷기. 백담사 코스 산행 15km의 복기. (2011 0529)

백담계곡~수렴동계곡~구곡담계곡으로 이어지는 백담사코스를 1년에 한번은 걷고 싶습니다.
지도에 나오지 않은 백담계곡은 가히 대한민국에서 몇 안 되는 절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 #1 }   7km 구간 백담계곡 - 주차장에서 백담사는 버스로 이동

아침 7시 20분에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간단히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때우고  백담사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주차장에서 백담사 사이에 버스가 운행됩니다(1인 2천원, 2011년 5월 현재). 편도 7km 구간입니다. 이곳을 걸을 계획은 없었지 말입니다. 버스로 백담사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길은 굽이쳤고 산도 굽이쳤고 버스도 굽이쳤고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들의 몸도 굽이쳤습니다. "와, 이 길은 계곡이 절경인데 걷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며 경치 구경에 푹 빠집니다.



{ #2 }   4km구간 수렴동계곡 - 백담사에서 영시암까지 걷다.

백담사 ~ 영시암 ~ 봉정암 코스를 걸을 계획이었습니다. 백담사에서 영시암 코스는 편도 4km 구간이고 영시암에서 봉점암 코스는 8.3km 구간입니다. 입구의 안내 지도에는 첫 구간이 1시간 코스, 두번째 구간이 3시간 50분 코스라고 나와 있습니다. 걸으며 이야기하며 꽃과 나무들 구경하며 경치에 감탄하며 걸은 저희에게 첫 코스는 1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이 속도라면 봉정암 구간은 왕복에 10시간 넘게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 #3 }   8.3km구간 구곡담계곡 - 영시암에서 봉정암까지는, 까지는.

영시암에 도착할 무렵 무릎과 발목이 슬슬 아우성을 시작합니다. 영시암에서 묽은 녹두죽을 한 그릇씩 얻어 먹으면서, 지금이 4km를 걸은 후인데 앞으로 8.3km를 더 가기는 무리라는 판단이 섭니다. 올라가는 것만 생각한다면 봉정암까지 가는 것도 괜찮겠지만, 갔던 길 다시 내려와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무릎과 발목이 그걸 온전히 버텨낼지 의문입니다. 내일 정상 생활이 가능할지. 으으. 게다가 왕복 시간을 계산하면 봉정암까지 왕복한 후 영시암 도착 예상 시간이 저녁 8시 쯤인데. 아아. 영시암에서 봉정암까지는 일단 고이 접기로 했습니다.



{ #4 }   다시 4km 구간 - 영시암에서 백담사까지, 수렴동계곡을 걷다.

올라갈 때보다 좀더 마음이 여유롭습니다. 꽃과 나무와 다람쥐와 계곡의 경치에 더 눈이 갑니다. 시간이 넉넉해졌기 때문입니다. 대략 11시 경, 영시암에서 봉정암 구간에 사람들이 몰려있을 터여서 이 구간이 올라갈 때와 달리 눈에 띄게 한산해졌습니다. 서로의 얼굴을 담은 풍경 샷을 날릴만큼 길이 한산하다면 말이 될까요. ^^ 평평한 흙길과 울퉁불퉁한 돌과 바위의 길이 반복되므로 무릎과 발목을 신경 쓰며 걷습니다. 동시에, 여유로운 만큼, 한산해진 만큼, 대화가 더 많아지고 깊어진 것은 당연지사겠지요.



{ #5 }   7km 구간 - 백담사에서 주차장까지, 백담계곡을 끼고 걷다!

백담사에서 주차장까지, 올라올 때처럼 버스를 타고 내려갈 생각이었습니다. 예상보다 일찍 산행을 마친 셈인데 남는 시간 어딜 들렀다 갈까, 후보지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웬 걸! 백담사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줄이 백담사 경내까지 뻗어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들 말로 이 정도면 두 시간은 걸린다고도 하고 한시간 반이 걸린다고도 합니다. 그녀나 저나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건 내키지 않지 말입니다. 7km면, 1km에 13~14분 끊는 그녀와 제 걸음으로 90분에서 100분 쯤 걸립니다. 줄 서서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느냐, 그 시간 동안 걷느냐? 저와 그녀는 선뜻 걷기로 결정합니다. 버스 타고 올라오면서 "걷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한 그 길을요.



4km + 4km + 7km. 해서, 총 15km를 걸었군요.
1:20 + 1:20 + 1:30. 해서, 총 4시간 10분을 걸었습니다.
길의 상태에 따라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게 보입니다. ^^ 



삼림욕을 하면서 산을 걸어서인지, 기분 좋게 구경하며 대화하며 걸어서인지, 다음날 몸의 어디가 뻐근하다거나 피로가 엄습한다든가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적절한 산행은 좋은 몸 상태를 선사하지 말입니다.

산행 후, 1년에 한번은 백담사 코스를 걷고 싶어졌습니다. 주차장에서 백담사를 왕복하는 14km 코스든, 이번처럼 15km 코스든, 아니면 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고 영시암까지 왕복하는 22km 코스든, 1년에 한번은 백담사 계곡, 수렴동 계곡을 걷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건과 상황이 허락한다면, 이번에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영시암에서 봉정암에 이르는 구곡담계곡도 한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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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530 월 17:40 ... 18:00  서두작성
2011 0531 화 12:00 ... 13:00  비프리박
2011 0531 화 16:50  예약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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