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십 여 만원을 책구입에 쓰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난 12월부터 확실히 그렇게 된 것 같고요. 읽을 책, 필요한 책, 바로바로 사서 읽는 타입이 아니라(그랬음 좋겠건만), 앞으로 읽게 될 책을 삘이 올 때 몰아서 구입하는 편입니다. 읽을 책이 쌓여갑니다. 

읽어내는 책은 일 년에 백 권 이쪽저쪽입니다. 읽어낸 책이 쌓여가듯 읽을 책도 쌓여갑니다. 아직 소화는 못 하고 사들이기만 한다는 의미에서, 동면(冬眠)에 앞서 포식하는 곰을 연상합니다. 동면한 곰이 일정 기간 동안 다 소화를 시키듯 저 역시 시간이 지나면 책을 다 소화할테죠. 그래야만 하구요. ^^;;;

책 구입량이 조금 되다 보니, 책 구입과 관련한 나름의 고민이 없을 수 없습니다. 책이라는 것이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소비재이다 보니, 유한한 재원으로 가급적 많이 구입하려는 경제 본능도 개입하게 되고, 반면에 책이란 것이 경제적으로만 접근하기 어려운 면도 가지고 있어서 판단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새 책과 헌 책 사이. 인터넷 헌책방(중고도서샵) 애용자(?)의 고민

 
{ #1 }  가능하다면 헌 책을 구입합니다.

가능하면 헌 책을 구입합니다. 2010년 말 이 패턴이 정착된 것 같습니다. 구입량 대비 지출 금액을 줄이기 위한 것도 있지만 제가 헌 책을 꺼려하지 않기(오히려 좀 즐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구입하는 헌 책 상태가 새 책하고 엇비슷할 때가 많습니다. 가끔은 완전 새 책이 날아올 때도 있더군요.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책 구입 역시 생활비의 일부를 쓰는 것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옆의 그녀 눈치를 보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 그녀는 눈치를 준 일이 없음에도(!) 저는 눈치를 봅니다. ^^

애용하는 헌 책 샵은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있습니다. 알라딘에 많은 헌책방이 들어와 있습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가격과 배송비인데요. 저는 정가의 50% 이하의 가격으로 올라온 책을 선호합니다. 때로는 정가의 60~70%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책도 보는데요. 샵 별로 최저 2500원의 배송비를 책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소량 구매할 때는 헌 책으로 구입할 메리트가 사라질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새 책의 할인율이 높거나 무슨 이벤트 같은 게 진행중이면 헌 책 사는 게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습니다. 배송비는 샵 마다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하면 0으로 바뀌기 때문에 주문량을 늘리려고 책을 더 찾아보게 됩니다.

알라딘 자체 헌책방도 있습니다. 개인 회원에게서 책을 구매하여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헌 책 샵을 운영중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 알라딘 자체 헌책방에서 책을 살 때 책 상태 대비 가격이 가장 착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책 상태 평가도 열에 아홉은 정직하게 올라와 있습니다. 아직까지는(이라는 단서를 단다면) 만족할만합니다.



{ #2 }  새 책 구매 가격이 1만원이라면 헌 책 가격은 얼마면 살래?

책의 정가가 12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인터넷 서점을 이용할 경우 10% 할인에 10% 적립금이 보통이지요. 새 책의 체감 구매 가격을 10000원으로 본다면 헌 책 구입 가격은 심리적 마지노선이 얼마면 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6000원이면 구입을 주저하지 않는 편입니다. 새 책 정가의 50% 선이기도 하고 새 책 구매 가격에 비해 40% 정도 빠진 셈이니까요. 배송비가 붙지 않는 상황을 가정할 때 그렇습니다.

택배비가 붙게 되면 낱권으로 헌 책을 구매해야 할 메리트가 사라집니다. 최소 2500원의 택배비를 무는 경우 구매자는 1500원이 이익이란 이야긴데 1500원은 이 경우 제 머리 속에 500원짜리 동전 3개로 연상됩니다. 한없이 가벼운 금액으로 다가오는 것이죠. 그거 아껴 부자 될 거 아니므로(!) 굳이 헌 책으로 사지 말자, 그런 판단을 하게 됩니다. 새 책이 주는 '오감의 행복감'을 그 돈하고 바꾸고 싶진 않거든요. 제가 헌책방 애용자(?)이기도 하지만 새 책에 대한 과잉 애정(?)의 소유자이기도 하거든요. ^^




{ #3 }  강력한 유혹, 새 책이 주는 오감의 행복

새 책에서 풍기는 그 특유의 냄새를 아시나요? "책의 향기"라는 말을 '수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십분 동의하지만 저는 그 "책의 향기"라는 말을 '후각적으로'(=화학적으로) 사용해도 말이 된다고 봅니다. 새 책을 펼쳐 들고 촤르륵 넘길 때 코 끝으로 풍겨오는 그 새 책 고유의 냄새가 너무 좋습니다. 가히 '책의 향기'라 할만한 것이죠. 제가 좋아하는 새 책의 장점(!)입니다. 제가 좀 변태스러운가요? 큭큭.

새 책이 주는 포기하기 어려운 또다른 오감의 행복으로, '촉각적인' 것도 있습니다. 책의 '살아있는 각'(角)이 바로 그것인데요.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무디어지지 않은, 우측 단면과 위아래의 그 살아있는 각을 좋아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새 책에 난 벤딩 자국은 싫어합니다. 또한 제본면이 직각이 되지 못하고 기울어진 책도 싫어합니다. 그런 책을 보게 되면 "내가 이러려고 새 책을 구입했나?" 라는 생각을 한다죠. 그런 일이 잦은 서점은 이용하지 않습니다. 파본의 범위가 좀더 넓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새 책이 주는 오감의 행복은, 헌 책 가격이 새 책 정가의 50%를 웃돌 때 강렬해집니다. 바꿔 말하자면, 헌 책 가격이 새 책 정가의 50%를 훌쩍 넘어가 있다면 헌 책을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고 새 책이 주는 오감의 행복감이 크게 다가옵니다. 한 헌 책 샵에서 여러 권을 구입해서 최소 배춧잎 한 장이라도 메리트가 생긴다면 또 몰라. ^^;



한 달에 책 값으로 십 여 만원을 쓰고 있다고 했는데요. 중간값 15만원으로 가정할 때, 몇 권의 책을 구입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새 책의 경우 (제 경험상 평균적으로) 신간이면 요즘 대략 10권의 책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게 구간이 되면 12~15권 정도 살 수 있고요. 그런데 이것이 헌 책으로 바뀌게 되면 대략 30권으로 늘어나더군요. 헌 책은 그래서 늘 강력한 유혹이 아닐 수 없는 것이죠. 앞서 적은대로, 새 책이 주는 오감의 행복감 또한 강력한 유혹이다 보니 고민 아닌 고민이 몰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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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425 월 17:40 ... 18:2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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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소셜윈 2011.04.25 22:5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정말 책을 많이 읽으시네요
    저도 책좀 읽어야 하겠습니다.
    생각만 하고 실천을 안하는데
    이번에 꼭 책읽는 습관을 들여야 겠어요 *^^*

    • BlogIcon 비프리박 2011.04.28 09:3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많이 사고 많이 읽고 그래서 또 많이 사고 많이 읽고 ...
      악순환인 것 같습니다. 하핫. 사면 그게 또 압박이 되는 면이 있군요.
      저는 지하철 출퇴근이 계기가 되어 다시 시작을 할 수 있었어요.
      꼭 지하철이 아니어도 어떤 계기를 만들어보심이 어떨는지요?

  2. 마물샷 2011.04.26 00:01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저는 네이버의 중고나라를 자주 이용하는데요, 인문서적은 원하는 것을 구하기 힘들더군요.
    가끔은 제가 원하는 책이 올라와서 (무조건) 직거래로 삽니다.

  3. 2011.04.26 05:16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BlogIcon ageratum 2011.04.26 10:3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생각해보니 저는 헌책을 사본적이 거의 없는거 같아요..
    심지어 전공책도 그랬으니..^^:
    돈이 많아서 그런것도 아니지만..
    웬지 헌책으로 사면 안보게 된다고나 할까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1.04.29 00:0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헌 책을 사본 적이 거의 없으시군요?
      저는 주로 헌 책을 사고 새 책은 가끔 구입합니다. ^^;
      헌책은 이름이 헌책일 뿐 요즘은 새책과 구분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죠. ^^

  5. BlogIcon 스머프s 2011.04.26 11:1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알라딘에 헌책샵도 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ㅡㅡ;;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새로운 일을 하다보니 시간이 여유치 못하네요.
    이번달 댓글랭킹에 낄수 있을려나 모르겠습니다. ㅋㅋ

    • BlogIcon 비프리박 2011.04.29 00:1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알라딘과 예스24에서 헌책 쪽으로 파고 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로 알라딘에서, 가끔 예스24에서 구입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만족할만합니다.

      덧) 랭킹 신경 써주시면 저야 반갑고 고맙지만 부담 갖지 마삼. 하시는 일이 먼저가 아니겠어요.

  6. BlogIcon 무예인 2011.04.26 12:30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아 책 한달에 한번 살까말까 ㅜ ㅜ 한 일인이요

  7. 2011.04.26 13:32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1.04.29 00:1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애착이 가는 대상일수록 생각할 갈래가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사진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흐으.

      마지막 한줄은 제 소망이기도 하네요. 듣기만 해도 기쁩니다.
      괄호 안에 든 말에서 또 마음을 읽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제가 보내드리게 될 듯. ^^

  8. BlogIcon DAOL 2011.04.26 15:5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저도 예전 생각납니다..
    회사생활할 때 페이의 10%는 뚝 떼어 도서구입비로 사용했지요..
    허나,지금은 그렇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생각나면, 갑자기 시집이 그리워지면 그때서야 검색해서 구입하는 형편입니당..

    요즘엔 사진관련 도서들을 구입하고 있슴돠..

    새로운 정보네요..
    헌책을 구입하여 읽는 방법도 있군욤..
    해리포터 마지막 시리즈를 구입해야 하는데 함 있는지
    검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당..

    • BlogIcon 비프리박 2011.04.29 00:1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급여의 10%를 도서구입비로 쓰시다니. 멋지셈.
      저는 현재 15만원을 쓰고 있다고 할 때
      그게 급여의 몇 퍼센트인지. 계산 좀 해봐야. 긁적.
      아. 시집에 삘이 꽂히시는군요? 저도 가끔 시집을 읽지 말입니다. ^^

      헌 책 구입하면 요즘 책 상태도 서너단계로 표시하고 있어서
      새 책과 비슷한 상태의 책을 싸게 살 수가 있어요.
      아마 해리포터 시리즈는 당연히 있을 듯. ^^

  9. BlogIcon 보기다 2011.04.26 16:3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제가 만약 집을 꾸미게 된다면(지금은 형님께 얹혀 살아서 불가능한ㅠ.ㅠ),
    서제는 없더라도 책장 두세개 정도는 책을 꽉꽉 채워두고 살고 싶어서인지,
    새책보다는 헌책을 더 선호할거 같아요.^^

    한때는 읽지 못할 책은 사지말자라는 마음을 가지기도 했는데,
    읽고 싶은 책들은 시간이 없더라도 미리 사주면,
    결국에는 손에 잡히는대로 읽게 되더라구요.

    비프리박님의 도서구매 철학(?)을 보니 저도 책 살때 비교 좀 하고 꼼꼼히 구입해야겠습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1.04.29 00:18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나중에 따로 사시게 되면 벽면 하나를 책장으로 채우시는?
      참고로 포스트 하나 보여 드립니다. ^^ http://befreepark.tistory.com/3

      저랑 같은 헌책 선호 쪽이시군요. 반갑. ^^
      읽지 못할 책은 안 사는 게 맞지만^^
      읽으려고 사둔 책은 결국 읽게 되더라구요. 공감합니다.

      책 구매에 돈을 좀 쓰게 되다 보니, 이것도 지출의 영역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따져서 구입하게 되는군요. 절약의 스킬을 가동. ^^

  10. BlogIcon Tiger Jump 2011.07.03 13:2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좋은 정보 잘 봤습니다. 책을 맣이 사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