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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유시민은 불온했다. 지난 2003년 면바지와 캐주얼 재킷 차림으로 '신성한' 국회의 권위를 조롱하면서 등장한 이래로, 그는 끊임없이 정치권의 권위주의와 비정상적인 관행들과 위선을 상대로 발칙한 도발을 자행해왔다. ... 정치권이라는 집단의 암묵적인 규칙을 '어긴 자'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어길 혐의가 있는 자'이며, 그것이 그에 대한 집단따돌림의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 책, 93쪽, <이광철 _ 인간과 역사에 대한 희망을 간직한 휴머니스트>에서)


이번 책도 '유시민'입니다. 유시민이 쓴 책에 관해 리뷰를 좀 쓴 편입니다. 이 책이 다른 점이 있다면 유시민이 쓴 책이 아니라 유시민에 관해 쓴 책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위해 글을 썼거나 기존에 유시민에 관해 쓴 누군가의 글이 이 책에 묶였습니다. 이 리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 앞으로 읽을 유시민의 책이 몇권 더 있군요. 모두 유시민의 책입니다. 유시민이 다작(多作)이었음을 새삼 실감합니다
 
박찬석 외, 2007 대한민국, 유시민을 말하다: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 사람, 미디어줌. 2007.   * 본문 268쪽, 총 271쪽.

2010년 8월 14일(토)부터 8월 19일(목)까지 읽었습니다. 날짜로는 엿새에 걸쳐 있지만 그중 이틀은 책을 읽지 못했으므로 실제로는 나흘에 독파한 셈입니다.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게다가 유시민에 대해 관심이나 호감이 있다면 독서의 속도는 더 빨라집니다. 

 


2007 대한민국, 유시민을 말하다 - 10점
  박찬석 외 지음 / 미디어줌

* 출판사의 책소개를 보시려면 제목이나  표지를 클릭하세요.
 
 

    유시민이라는 사람을 읽을 수 있는 책, 2007 대한민국 유시민을 말하다. 

 

( "저는 붕어 몇 마리를 잡느냐보다 이렇게 낚시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요." - 유시민 )



 

1. 이 책은?

이 책은 유시민에 '관한' 책입니다. 유시민의 친구들, 주변 지인들, 그에게 관심이 있는 기자들, ...이 쓴 글들이 묶여 있습니다. 유시민이 쓴 책이 직접적으로 유시민의 생각을 담고 있다면, 이 책은 유시민이 아닌 사람에 의해 간접적으로 그의 삶과 생각이 진술되고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파트 4부(넷째마당)는 유시민이 쓴 글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역시 유시민의 삶과 생각을 알 수 있는 글이라는 점에서 책 전체의 흐름에서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요컨대, 이 책은, 인간 유시민과 정치인 유시민을, 주변 사람들의 목격담과 진술을 통해 소개하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유시민을 더 알게 되어 좋은 책이었습니다. 서울대 이준구 교수와 관련된 일화가 인상적입니다. 내용은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생략합니다. 그 외에도 유시민이 쓴 자신이 살아오는 동안 겪은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이 회고담처럼 기억에 남습니다.
 


 
2. 유시민의 '개혁 의지'
 
필자는 유시민을 보수주의자라고 믿는다. 그렇더라도 그를 별 고민 없이 그냥 우리 식의 보수주의자라고 규정하지는 못한다. 그러기에는 그의 개혁 의지가 너무 강하며, 원칙에 대한 집착이 너무 완고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에게서는 '꿈도 없고, 두려움도 없는' 무념의 보행이 느껴진다. 이 지점에 그가 우리에게 주는 희망의 일단이 있다.
(75쪽, <심재억 _ 지금, 유시민의 과오를 말하자>에서)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유시민은 '보수주의자'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유시민은 다분히 '보수적'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심재억의 말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수구꼴통이라 불러 마땅한) 그런 '보수주의'와는 다릅니다. 현 한국 사회에 대한 "그의 개혁 의지가 너무도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 책이 출간된 시점이나 2011년 현재나 큰 틀에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시민은 현 시점에서 우리의 '희망'과 상당 부분 겹칩니다. 
 
 

 
3. 유시민이 원하는 미래
 
나는 호주머니에 돈이 있는 동안에는 돈벌이를 안 한다. 그러나 건달은 아니다. 나는 내가 바라는 미래가 하루빨리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쓴다. 내가 원하는 미래란 별것이 아니다. 열심히 노동하는 삶들이 천대받지 아니하고 사람답게 사는 사회, 자기 생각을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말하고 쓸 수 있는 사회, 평생을 눈물과 비탄 속에 살아가는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그리운 혈육을 만날 수 있는 나라, 강대국에 매이지 않고 우리 운명을 우리 민족 스스로 결정하고 개척해나가는 나라, 이런 사회, 이런 나라가 바로 내가 간절히 바라는 미래인 것이다.
(205쪽, <유시민 _ 인간과 역사에 대한 희망을 갖기까지>(1989)에서)
 
유시민이 쓴 글의 일부입니다. 공감가는 대목입니다. 인용한 바와 같은 유시민의 소박한(!) 바람이 실현되기를 소망합니다. 그의 생각이 이 글을 쓸 때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담담하게 적고 있어서 울림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가 원하는 미래상은 서민들에게 환영받겠지만 이 땅의 수구적 지배세력에게는 '빨갱이' 소리를 들을 것 같다는 겁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과거에 그렇게 '빨갱이' 소리를 듣는 주장들이 현실이 되어 우리의 현재가 조금씩 더 나아져왔다는 점이겠죠. 그런 점에서 다음과 같은 김정란의 말에 크게 공감합니다.

 
 
유시민이 주장하는 내용 중에 이른 바 '급진적'이며 분열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는 자유민주주의가 정착되어 있느 사회에서라면 지극히 상식적인 가치들을 구현하기 위한 정치적 내용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급진적인가? 당의 의사 결정구조를 진정한 상향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 급진적인가?
(110쪽, <김정란 _ 유시민의 수난시대>(2005)에서)
 
  
 
4. 유시민의 낚시
 
"저는 붕어 몇 마리를 잡느냐보다 이렇게 낚시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요."
낚시꾼 유시민은 나의 말에 이렇게 대꾸했다. 그 강력한 말 펀치에 선배 낚시꾼인 나는 비틀거렸다.
... 그 즈음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하는 프래랜서로서, 지식의 소매상으로서, 여기저기 글 쓰고 방송에 불려다니는 그로서는 낚시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그렇다. 낚시꾼은 낚시 자체를 즐거워해야 한다.
(21쪽, <전영태 _ Let it be!>에서)
 
유시민의 책 「후불제 민주주의」에서도 유시민은 낚시를 이야기한 바 있죠. 그가 낚시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낚시에 조예가 깊단 느낌을 받습니다. 이 책에서 위에 인용한 부분을 읽을 때 그의 낚시에 관한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참고로 저는 낚시에 문외한입니다). 낚시 자체에 관해 어떻다는 게 아니라 그가 낚시에 관해 갖고 있는 생각을 통해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보여서 좋다는 뜻입니다.

이 책에는 이처럼 '유시민이라는 사람'에 관해 알 수 있는 부분들이 적지 않아서 이 책이 좋습니다. 물리적으로(?) 책의 제본 부분이 세로로 길게 깨져서 책을 볼 때마다 책의 소유주로서(^^); 가슴이 아프긴 합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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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328 월 00:10 ... 01:00 인용,서두
2011 0330 수 17:30 ... 18:2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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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한민국 유시민을 말하다 2007 대한민국 유시민을 말하다
박찬석 | 미디어줌 | 200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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