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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였군요. 마트에 좀 들러 먹거리를 사다 놓고, 나간 김에 아점(brunch)를 밖에서 해결할 요량으로, 그녀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저나 그녀나, 오후 출근인 관계로 아침에 이런 외출을 합니다. ^^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향해 자동차 도어 리모콘을 눌렀는데, 평소 같으면 "틱틱!" 하면서 문이 열려야 할 녀석이 꼼짝도 안 하고 있습니다. "뭔 일이지?" 의아했습니다. 바로 며칠전까지 괜찮았던 리모콘이 왜 갑자기?

결론은 "난 데 없는 배터리 완전 방전"이었습니다. 에피소드를 재구성하면서 배터리 방전의 증세와 이유와 대처법을 적어봅니다. 곁들여, 알아두면 도움이 될 몇가지 관련 상식 혹은 팁도 적어 보지요.


    자동차 배터리 방전? 시동이? 비상등도? 완전 방전? 에피소드와 몇가지 교훈.

지난 번, 127500km에 DIY 교체한 배터리. ( http://befreepark.tistory.com/940 )
아직 1만km도 채 안 뛴 배터리에 문제가 생겼? (-.-)a



[ #1 ]  자동차 배터리 방전의 증세. 직접 겪어 보니.

"어, 문이 안 열려? 리모콘 배터리가 다 됐나?"

자동차 문을 열쇠로 열었습니다. 리모콘에 빨강색 표시등이 들어오는 걸로 보아 리모콘 배터리가 다 된 것 같지는 않지만, 뭐, 어쩔 수 없죠.


"키를 시동 위치까지 돌렸는데도 게이지들이 안 움직여?"

게이지에 불이 들어오든 안 들어오든, 냉각수 온도계와 연료 게이지 바늘은 움직이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계기판의 모든 게이지 바늘이 죽어 있습니다.


"비상등도 안 들어오네? 배터리가 나간?" (-.-);;;

비상등을 켜봤습니다. 안 들어옵니다. 운전석 도어 개폐 장치로 락(Lock)을 해제해 봤습니다. 안 먹습니다. 손으로 도어 락 레버를 젖혀야 합니다.


"모든 전기 장치가 OUT!!!"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거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원치 않은 결론인 거죠.

 

 
[ #2 ]  어떻게 해야 하지? - 보험사에 전화를! 긴급출동 요청.

"보험사에 전화를 걸자."

차가 꼼짝하지 않는 녀석으로 변신한 겁니다.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보니 옆집이나 앞집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고, 설사 그런 도움을 요청할 형편이 된다고 해도 차량간 배터리 점프선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결국 자동차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긴급출동을 요청하는 게 가장 빠릅니다.


"고객님의 핸드폰 위치를 추적하는 서비스 이용에 동의하십니까?"

보험사로 전화를 걸면, 긴급출동 담당 상담원이나 사고 접수 상담원으로 연결될 줄 알았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위치 추적 서비스 동의까지 몇번, 녹음된 목소리의 안내에 따라 버튼만 누르니 긴급출동 신고가 완료 되는군요. 편합니다.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빛의 속도로 말이죠.


"10분에서 15분 사이에 도착하겠습니다."

긴급출동 기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제가 어디쯤 있는지는 알고 있군요. "○○동 어디 계시죠?" 제 정확한 위치를 알려줍니다. 제 차량 번호와 차량 모델 같은 것도 다 알고 있을 겁니다. 왜 출동하는지도 다 알고 있을 거구요.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진짜 15분 안에 나타날 것인가?"

기다리는 동안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였습니다. 결과를 말하자면 "그렇다!"였습니다. 11시 47분에 제가 전화를 받았는데 12시 02분에 긴급 출동 기사분을 만났으니까요.



[ #3 ]  배터리 방전의 이유는?

긴급출동 기사를 기다리는 동안 슬슬 머리가 회전하기 시작합니다.

"근데 배터리가 왜 방전된 걸까? 배터리 수명이 다 했나?" 

12만 7500에 갈고 이제 13만 5천km이니 배터리 교체한지 1만km도 안 되었습니다. 배터리가 수명을 다 했을 리는 없습니다. 요즘 나오는 승용차 배터리는 별 다른 변수가 없다면 6만~8만km 정도는 탈 수 있습니다. 지난번 교체가 8만 타고 했던 교체라죠. 문제가 생겨서 갈아준 건 아니었고 "대략 이쯤에서?" 하는 생각에 교체한 거였습니다. 


"응? 뒷문이 덜 닫혔던 거야?"

기다리는 중에 왔다갔다 하다가, 운전석 뒷문이 살짝 덜 닫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지난번에 차에서 뭔가를 내리고서 덜 닫힌 모양입니다. 이런 일 한번도 없었는데. 문이 덜 닫히면 실내등이 켜진 상태로 있게 되죠. 실내등이 켜진 상태로 며칠이나 있었다고 배터리가 나갈까?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4일 반나절 운전을 안 했군요. -.-;;;


"실내등 켜둔 채로 4일 반나절이면 배터리 완전 방전을 확인할 수 있다!" (ㅜ.ㅜ);;;

짐작컨대, 4일 반나절이 되기 전에 이미 배터리는 오나전(!) 방전되었을 겁니다. 맞습니다. 고작 실내등으로도 배터리를 완전 방전시킬 수 있습니다. (-.-)a 옆의 그녀도 기억을 더듬습니다. "예전에 전조등 켜둔 채로 세 시간도 안 돼서 방전된 적도 있어."


* 배터리의 용량, 60AH, 80AH는 무슨 뜻?

주변에서 배터리의 60AH, 80AH가 '힘'을 나타낸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그 숫자는 배터리의 '용량'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현재 저희 차에 낑구고 있는 80AH 배터리를 예로 들어 말하자면, 80A(암페어) 짜리 전기 기기를 1H(시간) 동안 쓸 수 있다는 뜻이 되는 거죠. 8A 기기이면 10시간을 쓸 수 있겠죠.



[ #4 ]  방전되었던 배터리를 다시 써?

"30분 정도는 시동 끄시면 안 됩니다."

긴급 출동 기사의 말입니다. 맞습니다. 완전 방전된 배터리는 배터리 수명이 다 한 것이 아니므로 다시 충전해서 사용합니다. 주행을 하거나 정지상태라도 시동을 켜두면 충전이 됩니다. 운전 중에 일정 정도의 전기를 소모해도 방전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이렇게 충전이 다시 되기 때문이지요.

배터리 수명이 다 했다는 이야기는 이 충전 능력이 바닥났다는 말과 같습니다. 배터리 수명이 다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시 충전해서 계속 쓰는 거죠. 기분이 찜찜할 필요도 없는 게, 원래 그런 시스템으로 매일 자동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셈인 것이니까요. (이후에 차를 운전할 때 전하고 달라진 점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1시간 정도 시동을 켜 놓으니 배터리 잔량 게이지가 녹색불로." (^^)

마트에 가서 건물 내 주차장에 시동을 켠 채 차를 두자니 다른 분들한테 좀 미안할 거 같았습니다. 밥을 먼저 먹기로 하고 건물 외 주차장이 있는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밥 먹는 동안 시동을 켜두었습니다. 마트에 가서 차를 대고 시동을 끌 때까지 대략 1시간 좀 넘게 걸렸는데요. 배터리 잔량 게이지를 보니 다시 녹색불(정상)로 바뀌었습니다.


"비상 키가 있으면 자유롭다."

긴급 출동 기사가 오는 동안 집에 다시 올라가서 자동차 비상 키를 가져왔습니다. 시동을 걸게 되면 상당 시간 동안 시동을 켠 채로 두어야 할텐데, 밥을 먹든 장을 보든, 어딜 가더라도 문을 잠그고 가야죠. 시동 걸어둘 키와 문을 잠글 키, 두 개가 필요한 것이죠. (스마트 키를 사용한다면 좀 달라지나요? ^^)


"전기 장치에 기억된 값이 초기화된다."

완전 방전 후에는, 트립 컴퓨터의 구간 거리계, 라디오 주파수 메모리된 거, ... 요런 것이 초기화되는 점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군요. 차에 전기가 끊어지면 일어나는 현상이지요. 배터리 교체 시에 발생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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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417 일 09:30 ... 10:00 & 13:50 ... 14:3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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