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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봉 친구들로 불리는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조영남, ...을 티비로 봤습니다. MBC <놀러와>에서 2011년 설 특집으로 내보낸 세시봉 콘서트를 감상했습니다. 2010년 언젠가 그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한 회 방송한 것이 여파가 컸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 후속이거나 그 완결이거나, 그런 거겠죠. 저는 세시봉 친구들이라는 그 분들의 노래를 들으며 자란 세대는 아닙니다. 그들이 전성기를 구가할 때 제가 학창시절을 보낸 게 아니거든요. 그들의 활발한 활동이 지난 후 그들의 그림자 정도를 티비를 통해 조금 접했다면 말이 될까요. 다른 사람에 비해 활동시기가 좀더 길었던 송창식은 코흘리개 때 접한 기억이 있군요. ^^ 어쨌든, 그렇게 세시봉 콘서트란 이름으로 방송을 탄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몇가지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쳤습니다. 노래와 가수가 갖는 본래의 운명 그리고 현실 속의 노래와 가수의 처지에 관한 생각들이요. 시청한지 일주일을 넘어 열흘로 치닫는데도 여전히 머리 속을 떠돈다면 '생각할 꺼리'이긴 한 것이죠. 글로 적어보고 싶어졌습니다. |
▩ 세시봉 친구들의 세시봉 콘서트 보다 떠오른, 노래와 가수에 관한 생각 ▩
노래는 불리어지고 기억되고 또 불리어지는 걸 제 운명으로 갖는다.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노래는 그런 운명의 궤를 벗어나 소비되어진다, 그것도 단기 소비되어진다.
지금 소위 아이돌이라는 집단에 의해서 불리는 노래들 가운데 30년 40년 후에도 우리의 정서를 자극하며 불릴 노래가 있을까. 지금 유행하는 아이돌이라 불리는 가수와 그룹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30년 40년 지나도 그 노래를 좋아할까. 좋아할 수 있을까. 지금 티비에서 상종가를 치는 저들이 자신(들)의 노래를 30년 40년 지난 후 티비에 나와 부르는 일이 있을까. 잘 부를 수 있을까. 노래도, 가수도, 아이돌도, 모두 상품이다. 그래, 맞다.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속에서 맞닥뜨리는, 그들이 처한 불가피한 운명이다. 그러면서도 씁쓰레한 여운을 남기는 것은, 그것이 '창작'과 맞물려 돌아가는 활동이 아니라 '기획'되고 '출시'되는 단기 소비재의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는 새로운 모델이라며 신차를 출시한다. 연예기획사는 새로운 그룹이라며 새 '아이돌'을 출시한다. 새로 출시된 자동차는 짧아지는 신제품 출시 주기 속에서 새 모델에 자리를 내어준다. 새로 출시된 아이돌은 짧아지는 아이돌 출시 주기 속에서 새 아이돌에게 밀려난다. 노래는 더이상 기억되지 못한다. 노래는 더이상 불려지지 않는다. 다만 소비될 뿐이다. 2000년 후 첫 10년을 보내는 대한민국 연예계의 슬픈 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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