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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의 하버드 특강 <정의(Justice)> 시리즈를 EBS로 시청하고 있습니다. 트위터에 올라오는 기대 만빵 알림 트윗을 보면서 '그런가 보다' 하면서 지나쳤는데 지난주 어느날 퇴근 후 쉬는 중에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빠져 들었습니다. 현빈과 하지원의 <시크릿 가든>도 아닌데 빠져 들었습니다. ^^;
 
요 며칠 블로깅조차 뜸해질 만큼 저를 잡아끌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동안은 계속 저를 유혹할^^ 마이클 샌델 교수의 특강에 관한 몇가지 생각과 느낌을 적어 봅니다.


    ebs 하버드 특강 <정의>.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의 강의.

<EBS 하버드 특강 정의(Justice with Michael Sandel)>은 생각을 요구하는 강의입니다.
그의 학문적 깊이에서 그의 엄청난 공부의 양을 짐작합니다. 정말 대단한! 

 

 
{ #1 }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은 일부러 사 보지도 않았는데...


마이클 샌델을 국내에서도 일약 스타 교수 반열에 올려놓은 화제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를 일부러(!) 사 읽지 않은 것은 다분히 개론서 냄새가 나는 책인데다(개론서는 대부분 수박 겉을 핥죠), 현실의 정의가 질식사하고 있는데 역사 속 누군가 이야기한 정의에 관한 생각들이 무슨 힘이 있느냔 생각도 있었고, 미국의 보수적 주류 학문 풍토를 감안할 때 소위 그저 그렇고 그런 '정의론' 아니겠나 싶어서 였습니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어떻단 이야기가 아니라 그의 정의론 책이 저에게 별 어필이 안 되었단 이야깁니다. 



{ #2 }  우연히 보게 된 하버드 특강 <정의>, 이렇게 강렬할 수가!

마이클 샌델의 특강 <정의>가 신년 특집 기획으로 EBS에서 방송된 것은 2011년 1월 첫 월요일부터라고 나와 있는데요. 저는 1주에 3회로 편집된 방송분을 8회(3주차)부터 보게 되었습니다. <공정한 출발(What's a Fair Start?/What Do We Deserve?)>를 대략 중간부터 봤던 것이죠. 채널을 돌릴 수가 없더군요. 마이클 샌델 교수가 근본적으로 구성한 질문들, 첨예함을 드러내기 위해 끌어온 현실 속의 사례들이 생각을 요구하는 거 있죠.

제가 이런 요구에는 순순히 응하는 게 맞다는 지론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8회의 끝을 보고 다음날은 기다렸다가 9회분을 봤군요. ^^ 그리곤 트위터를 통해 지인들의 도움을 구했고 yourjune님(http://yourjune.tistory.com) 덕분에 지난 방송분을 챙겨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유어준님, 고마워요. 꾸벅). 앞쪽에서 정주행을 시작하여 토요일 심야에 3회차 <자유지상주의와 세금(Free to Choose / Who Owns Me?)>을 시청했네요. 




{ #3 }  마이클 샌델에게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 특강 혹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행복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샌델 교수의 수업을 들어서가 아니라 그의 정의론 수업을 들어서라고 말하는 게 정확하겠죠. 주제가 '정의'여서이기도 하지만 '생각을 요구하는' 강의를 듣는다는 게, 그것도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이라는 것이, 그저 부러움을 유발시켰습니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학문적 깊이가 가히 '하버드'라는 말을 떠올리기에 충분하고 역사 속 사상과 이론을 현실로 끌어오는 시도가 그의 공부량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런 교수에게서 수업을 받는 것은 축복에 가깝습니다.

카메라에 비치는 자유분방한 학생들의 모습도 좋았지만 그들은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 내용을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하버드 학생'들이지 말입니다. 이미 그들의 나이를 지나쳐 온지 꽤나 되는 저로서는 교수의 특강 내용을 이해하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지만 지금 저 나이 한국의 평균적인 학생들을 대입하면 아아. (많은 부분 이해를 못 할 거라는 말이라기 보다는 그들의 처한 현실이 그런 이해를 하고 있을만큼 그들을 한가하게 내비두지 않죠.)




{ #4 }  우리는 '폭력적인 날치기 예산안 통과' 후에 '이것이 정의다'라고 떠드는 대통령이 '통치'하는 사회에 살고 있을 뿐이고!

태평양 건너 어떤 나라는 이마누엘 칸트의 정의와 도덕하고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 사이에서 현실적 답을 모색하는 교수가 내는 정의와 도덕에 관한 책이 사회적 의제 설정을 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는 집권당에 의한 '폭력이 동원된 날치기 예산안 통과' 후에 대통령이 '이것이 정의다'라고 떠드는 사회입니다. 전과 14범을 가볍게 넘어섰다는 그 분이 '준법'을 강요하고 위장전입과 탈세로 범벅된 자들을 정부 요직에 앉히면서 '공정사회'(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노래합니다.

참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는 사회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극명함을 더욱 또렷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마이클 샌델 교수의 이 특강을 끝까지 보고, 그의 다른 강의 동영상이 있다면 그것도 좀 구해서 보고, 이미 출간된 그의 책도 (뒤늦게이긴 하지만) 좀 읽어보고 싶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시청하게 된 마이클 샌델 교수의 하버드 특강 <정의>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결국 만날(응?)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는 운명론도 떠오르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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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123 일 08:00 ... 09:00  비프리박


p.s.
이 특강의 간략한 회차별 정보는 다음을 참고하세요.
http://movie.daum.net/tv/detail/episode.do?tvProgramId=5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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