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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 : 이젠 모르겠어요. 정말 이길 수 있는 건지‥‥ 끝이 있긴 있는 건지. 선배 : 물은 100도씨가 되면 끓는다네. ... 불을 때다가 지레 겁을 먹기도 하고 원래 안 끓는 거야 하며 포기를 하지. 하지만 ... 100도씨가 되면 분명히 끓어.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네. 영호 : 그렇다 해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남지 않습니까? ... 선배 : ... 그럴 때마다 지금이 99도다‥‥ 그렇게 믿어야지. 99도에서 그만두면 너무 아깝잖아. (최규석, 100℃, 92-93쪽에서) 피로 쓴, 최루탄 속에서 눈물과 콧물로 쓴, 6월항쟁이 벌써 23주년입니다. 기억이 선명하기론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도 더 지났다니! (라고 저희 삼촌이 그러시네요.) 20년도 더 지났건만 대한민국의 각 부문은 6월 항쟁이 있게 한, 20년 전 상황을 재현합니다. 6월 민주화운동이 20년도 더 되었다는 이야기는, 여전히 '현실'로 계속되는 6월항쟁의 조건 속에서 '역사'로서의 6월항쟁조차 알지 못하는 20대 젊은 층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사실로서 6월항쟁을 제대로 안다면 현실적인 어떤 운동이 가능할 수도 있을텐데. (라고 저희 삼촌께서. ^^ 제가 초큼 어려욤. 힛.) 그런 저런 맥락과 의미 속에서 책 소개를 해 봅니다. '기억'과 감동이 오래 지속되는 책입니다. 최규석, 100℃ [100도씨]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창비(창작과비평사), 2009. * 만화책. / 본문 171쪽. 총 211쪽. 6월민주화운동을 만화로 담았다는 사실이 신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6월민주항쟁이 이제 '역사'의 일부가 되었구나 하는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6월항쟁을 최규석은 만화로 어떻게 작품화하고 그려냈을까? 궁금했던 책입니다. 두번(!) 읽은 책입니다. 읽어내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책이어서 하루에도 두번 읽을 수 있는 책인 동시에 두번 읽어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입니다. 요즘 어디 두번 읽고 싶은 책 만나기가 쉽습니까. ^^;;; 워낙 쉬운 이야기 어렵게 하는 책들도 많지 말입니다. 참고로, 이 글은 기존 포스트( http://befreepark.tistory.com/662 )를 다듬고 살을 붙인 2010년 수정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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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0 항쟁 23주년, 최규석의「100도씨」로 읽는 6월항쟁의 역사와 현실. ▩
최규석의 「100℃」.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 별 다섯을 줘서 아깝지 않은 책.
1. 구체성 안에서 6월항쟁의 역사성을 복원하다 이 책에는, 2009년 현재 40대 이쪽 저쪽의 나이이거나 50 언저리의 나이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직접 겪고 보고 듣고 했을 6월민주화운동이 아주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거시적인 역사 기록물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 있을 것만 같은 등장인물로 이야기를 풀어가니까요.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형상화가 참 잘된 작품입니다. 흡인력이 뛰어나단 생각을 했습니다. 2. 최규석의 펜 끝에서 생명을 얻는 어머니의 존재 <100℃>에는 많은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하지만 제 기억에 남는 사람은 어머니군요.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극중의 어머니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아픔과 슬픔을 온전히 품고 있습니다. 최규석은 어찌 이리 형상화를 참 잘 해냈는지, 그를 다시 보게 됩니다. 이 책을 읽어가던 중에, 최규석이 한겨레21에 연재했던 <대한민국 원주민>의 작가였음을 기억해냈습니다. <대한민국 원주민>에 담겼던 가슴 밑바닥의 슬픔과 분노를 연상시켰기 때문이기도 하고 <대한민국 원주민>을 그려낸 펜의 독특한 터치가 기억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3. 기억과 감동은 오래 지속된다 이 책을 읽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들지 않습니다. 출근길에 책 읽을 수 있는 약 사오십분의 시간에 한번 읽었고, 그 감동과 울림을 다시 맛보려고 퇴근길에 한번 더 읽었으니까요. 읽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들지 않지만, 기억과 감동은 오래 지속되는 흔치 않은 책입니다. 만화책이라고 얕보고 내치면 아까운 작품 하나 그냥 놓치는 것이 될 거 같습니다. 또, 만화책이라고 우습게 보고 읽기 시작하면 가슴에 뭔가 쿵하는 울림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뇌리에 새겨질 6월항쟁의 역사는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음은 차치하고라도 말이죠. 2010 0610 목 07:30 ... 08:30 비프리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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