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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민주화운동을 만화로 담았다는 사실이 신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6월민주항쟁이 이제 '역사'의 일부가 되었구나 하는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6월항쟁을 최규석은 만화로 어떻게 작품화하고 그려냈을까? 궁금했던 책입니다.

최규석, 100℃ [100도씨]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창비(창작과비평사), 2009.
   * 만화책. / 본문 171쪽. 총 211쪽.

2009년 7월 4일(토)에 수령한 티스토리-알라딘 서평단 미션 도서입니다.
7월 14일(화)에 읽었습니다. 그날 두번을(!) 읽었습니다. 읽어내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책이어서 하루에도 두번 읽을 수 있는 책인 동시에 두번 읽어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입니다. 요즘 어디 두번 읽고 싶은 책 만나기가 쉽습니까. ^^;;; 워낙 쉬운 이야기 어렵게 하는 책들도 많지 말입니다. (며칠 전에 서평을 올린 바 있는, 읽느라 캐고생했던, 루이지 조야의 「아버지란 무엇인가」가 떠오르는군요. -.-a)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슴으로 읽고 감동으로 남은 만화책(!!!) 「100℃」의 리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제가 이 책에서 받은 울림이 워낙 커서 그걸 리뷰로 적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대략 열흘의 시간을 보내고서야 적는 리뷰라면 믿으시겠습니까. ^^;;;



        100℃ (최규석)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 최규석의 「100℃」. 별 다섯을 줘서 아깝지 않은 책입니다. )

 
1. 이 책은?

이 책에는, 2009년 현재 40대 이쪽 저쪽의 나이이거나 50 언저리의 나이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직접 겪고 보고 듣고 했을 6월민주화운동이 아주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거시적인 역사 기록물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 있을 것만 같은 등장인물로 이야기를 풀어가니까요.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형상화가 참 잘된 작품입니다. 흡인력이 뛰어나단 생각을 했습니다.


 
2. 최규석의 펜 끝에서 생명을 얻은 어머니의 존재

<100℃>에는 많은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하지만 제 기억에 남는 사람은 어머니군요.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극중의 어머니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아픔과 슬픔을 온전히 품고 있습니다. 최규석은 어찌 이리 형상화를 참 잘 해냈는지, 그를 다시 보게 됩니다.

이 책을 읽어가던 중에, 최규석이 한겨레21에 연재했던 <대한민국 원주민>의 작가였음을 기억해냈습니다. <대한민국 원주민>에 담겼던 가슴 밑바닥의 슬픔과 분노를 연상시켰기 때문이기도 하고 <대한민국 원주민>을 그려낸 펜의 독특한 터치가 기억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3. 기억과 감동은 오래 지속된다

이 책을 읽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들지 않습니다. 출근길에 책 읽을 수 있는 약 사오십분의 시간에 한번 읽었고, 그 감동과 울림을 다시 맛보려고 퇴근길에 한번 더 읽었으니까요. 읽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들지 않지만, 기억과 감동은 오래 지속되는 흔치 않은 책입니다.

만화책이라고 얕보고 내치면 아까운 작품 하나 그냥 놓치는 것이 될 거 같습니다. 또, 만화책이라고 우습게 보고 읽기 시작하면 가슴에 뭔가 쿵하는 울림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뇌리에 새겨질 6월항쟁의 역사는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음은 차치하고라도 말이죠.


 
4. 근데, "100℃"는 뭐야? ^^a

기억에 생생한 대목이자 이 책의 제목이 나오게 된 장면을 인용하고 리뷰를 맺도록 하지요.

범생이(모범생)로 자란 영호가 소위 빵(감옥)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벽을 사이에 두고 창살을 통해 어떤 선배와 주고받는 대화의 일부입니다.

영호 : 이젠 모르겠어요. 정말 이길 수 있는 건지‥‥ 끝이 있긴 있는 건지.
선배 : 물은 100도씨가 되면 끓는다네. ...
          불을 때다가 지레 겁을 먹기도 하고 원래 안 끓는 거야 하며 포기를 하지.
          하지만 ... 100도씨가 되면 분명히 끓어.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네.
영호 : 그렇다 해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남지 않습니까? ...
선배 : ... 그럴 때마다 지금이 99도다‥‥ 그렇게 믿어야지.
          99도에서 그만두면 너무 아깝잖아.
(92-93쪽에서)



 

 

   <리뷰의 결론>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만화책이라고 얕보고 내치면 아까운 작품 하나 놓칩니다. 두번 읽어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입니다. ^^
- 책 속의 등장인물들은 최규석의 멋진 형상화를 통해 생명을 얻습니다.
- 가까운 '역사'로서의 6월민주화운동은 이 책을 통해 감동과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 만화책 속에서 살아나는 6월민주항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광우병 미친소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에서 시작해서
  미네르바 구속수사와 살인적인 용산 철거민 농성 진압을 거쳐,
  미디어 관련법의 초법-탈법-위법 통과로 치닫는 2009년 여름에 이르기까지,
  역사는 이미 끓기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100℃를 향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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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723 목 16:10 ... 17:20  비프리박

 
100℃ - 10점
최규석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출판사가 제공하는 도서 정보를 원하시면 이미지나 제목을 클릭하세요.


 p.s.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하지만 리뷰의 내용과 방향은 Tistory나 알라딘과 무관합니다.
 한 명의 독자가 어떤 책을 읽은 후 작성하는 독립적인(!) 서평, 리뷰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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