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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눈앞의 이익이야 어찌 되었든 일단 저쪽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고, 가보고 싶다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에 이끌려 사바나로 진출한 원숭이의 자손이라는 것이지요. ...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 그곳으로 나가는 것이 손해인지 이익인지 철저히 따져 보고 이익이면 가고 손해면 가지 않겠다는 것은, 정글을 떠나지 않고 남은 원숭이와 다를 바 없다 ...
(26-27쪽, <나의 지적호기심>에서)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이언숙(옮김), 청어람미디어, 2001.
* 본문+역자후기 291쪽 포함 총 306쪽.
* 원저출간 - I장~IV장 (1995년) & V장 (2001년 출간된 어떤 책의 서문).


이 책의 리뷰 1편(http://befreepark.tistory.com/918)에 이은 리뷰 2편입니다. ^^
서평이 길어지는 관계로^^; 가독성을 위해, 나누어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포스트 하나가 너무 길면 스크롤다운의 유혹이 커지죠. ^^a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 부러운 독서광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읽기 [2]


공감하며 한 수 배우며 읽은,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그리고 그 공감에 힘입어 구입하게 된 「사색기행:나는 이런 여행을 해왔다」.


 

1. 이 책은? 이책의 저자는? 이책에는?
2. 시시한 책이라면 읽기를 그만두자!
 → 이상 두 항목에 대해서는 리뷰 part 1 참조.
 

 
3. 독서가 곧 삶이 된다면? 진짜 독서란?

... 취재 혹은 집필을 위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자료를 읽고 공부를 하는 일이 저의 일상생활인 셈입니다. (18쪽, <나의 지적 호기심>에서)

... 지금 무엇을 읽고 있는지 말씀 드린다면, 최근 반 년 정도 ... <뇌사(腦死)>를 연재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구입한 의학서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50만 엔을 가볍게 넘어 버리고, 한 권 한 권 쌓아 올리면 높이가 3~4m 정도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테마가 큰 일을 맡게 되면 쌓아 올렸을 때 보통 높이 3~4m 정도 되는 자료를 읽는 습관을 가져왔습니다. (57-58쪽, <나의 독서론>에서)

첫 대목에서는 그야말로 부러움이 밀려들었습니다. 다치바나에게도 먹고 살아야 하는 긴장감이 없지 않으리라 봅니다만, 어찌 되었든 현실적으로 책을 읽는 것을 기본 축으로 삶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길이는 유한합니다. 주어진 자유시간도 그런 의미에서 유한합니다. 유한 소비재인 시간을 이용해서 책을 읽는다 할 때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독서를 하는 것이 '진짜 독서'일까. 저만의 고민은 아니겠지요. 제 나름, 그래서, 초점 있는 책 읽기, 테마를 정한 독서, 주제를 정해 파고드는 독서를 추구하고자 하는 편입니다. 두번째 문단에 인용한 다치바나의 독서법은 '진짜 독서'를 이미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 같아, 아직 거기에는 못 미치는 사람으로서 제 자신 스스로를 격려하게 됩니다.

 
 

 
4. 다치바나의 서평론에 전적으로 공감하다

서평에는 기본적으로 비평형과 소개형이 있는데, 나는 소개형을 채택하고 있다. ... 독자가 '와,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중요한 책이 나와 있네'라고 느낄 수 있도록 그 책에 대해 알려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역할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영화의 예고편과 마찬가지로 재미있는(중요한) 대목이라고 할 만한 곳을 발췌하여 제시하는 것과 핵심을 요약하여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38쪽, <우주, 인류, 책>에서)

좀 자본주의적으로 천박하게(?) 말하자면, '서평'이란 것은 이미 제품을 구입한 사람이 적는 제품 사용 후기라고 믿습니다. 이 '책'이 좋은 제품인지 내실이 없는 함량 미달의 제품인지, 예비 구매자를 위해 적는 정보제공용 사용후기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리뷰어로서 책을 무료 제공 받은 경우라 하더라도, 제품 제공자에 대한 예의나 내적 사전 검열 같은 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과 같은 지적 역시 서평을 쓰고 있는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또 한 가지 내가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점은, 비판할 것은 확실하게 비판하고 폄하할 것은 확실하게 폄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256쪽).

다치바나 식으로 말하자면, 제가 택하고 있는 방법은 소개형 서평쓰기입니다. 조금 더 파고들면 발췌형, 인용형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저의 소망은, 가능하다면 호의적인 서평을 쓰게 만드는 책을 만나는 겁니다. 그리 되면 들인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을테고, 누군가에게 '읽지 말아야 할 책'이 아니라 '읽어야 할 책'을 소개할 수 있으니까요. 이에 대해서는 다치바나의 생각도 저와 엇비슷합니다.

"좋은 책을 만나면 자신도 응원단이 되어 조금이라도 더 팔릴 수 있도록 그 책을 열성적으로 칭찬하는 서평을 쓰게 된다." (244쪽).

 
 
5. 음악적인 책 읽기와 회화적인 책 읽기

음악적인 책 읽기 방법에서 회화적인 책 읽기 방법으로의 전환...
음악은 시간 예술이기 때문에 신호를 연속적으로 들음으로써 비로소 의미 파악이 가능해진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연속적으로 문자 신호를 따라감으로써 비로소 의미를 파악하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회화는 공간 예술이므로 신호를 연속적으로 쫓을 필요가 없다. 먼저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그림 전체가 시야에 들어오게 한다. 다음에는 조금씩 그림 가까이 다가가면서 세부적인 부분을 들여다본다.
회화적 책 읽기가 갖는 음악적 책 읽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책 읽기를 통한 깊이의 자유자재성에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의 회화적 책 읽기는 누구나 일상적으로 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228-229쪽, <우주, 인류, 책>에서)   * 강조와 문단 줄바꾸기는 비프리박.

음악적인 책 읽기와 회화적인 책 읽기. 다치바나 다카시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강렬하고도 신선한 인상을 남긴 독서론이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소설 같은 장르의 책은 처음부터 읽어야 하므로 음악적인 책 읽기라 할 수 있고, 정보 제공을 위한 논문 같은 경우는 내가 원하는 곳을 바로 읽을 수 있으므로 회화적인 책 읽기라 할 수 있겠지요. 독서를 해나가다 보면 음악적인 것과 회화적인 것, 둘 사이에 적절한 배합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제가 소설과 비소설로 장르를 나누어 번갈아가며 책을 읽고 있는 것은 둘의 의도적인 배합이라 할 수도 있겠군요. 핫. ^^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다치바나 다카시, 일본 최고의 독서가이자 저널리스트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평론가이자 독서의 대가!
- 그가 쓴 독서에 관한 온갖 생각들, 서평에 관한 입장, 서가와 서재를 고르는 사람의 실제적 고민과 결실, ... 등등이 담긴, 책과 독서에 관한 책!
- 독서에 관한 깊이 있는 고민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수 배우며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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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309 화 14:30 ... 15:10  서두와 인용
2010 0309 화 18:30 ... 19:30  비프리박
2010 0311 목 14:30  예약발행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다치바나 다카시 (청어람미디어,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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