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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고대 그리스-로마쪽 책을 읽고 싶었는데, 김진경 선생의 고대 그리스 이야기라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 동합니다. 김진경 선생은 고대 그리스를 비롯한 고대 서양사에 관한 몇 안 되는 국내 학자.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위드블로그 리뷰 캠페인 신청했던 글의 일부) 제가 고대 그리스에 대해서 공부한 것은 중고교 세계사 시간에 배운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스-로마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적지 않았는데, 미처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습니다. 마침 위드블로그에서 김진경 교수의 이 책을 올려놨더군요. 김진경,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트로이 전쟁부터 마케도니아의 정복까지, 안티쿠스(ANTIQUUS), 2009. * 본문 429쪽. 총 439쪽. 3월 15일(월) 꼭두새벽에 리뷰어 신청글을 올렸고, 그날 선정된 리뷰어 명단(해당 페이지)에서 제 닉네임을 확인했습니다. 신청자가 60명이나 되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위드블로그에서 3월 16일(화) 책을 수령했습니다. 위드블로그가 책 하나는 정말 빨리 보내줍니다. ^^ 다른 책을 읽고 있어서 바로 읽진 못했고, 2010년 3월 26일(금)부터 읽기 시작해서 3월 29일(월)까지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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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 김진경 교수가 복원한 흥미진진한 고대 그리스사 ▩
역사와 신화는 고대로 거슬로 올라갈수록 서로 중첩된다.
신화는 역사의 반영이고, 역사학은 신화에서 역사를 유추한다.
고대 그리스 역사는 바늘에 실 가듯 그리스 신화를 자동연상시킨다.
1. 저자는? 이 책은? 김진경 교수에 관해서, 책 날개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고대 그리스 역사에 관한 일가를 이룬 분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애석하게도, 2005년도에 작고. 1931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사학과와 동대학원을 수료한 후 하버드대학에서 수학했으며, 경북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2005년 8월 75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그리스 비극과 민주정치』, 『지중해문명산책』, 『서양 고대사 강의』(공저) 등을 저술했고, 『고대 노예제』(M.I.핀리), 『그리스 문화사』 (H.D.F.키토), 『그리스 국가』(V. 에렌버그) 등을 옮겼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듯, 고대 그리스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책에서 김진경 교수는 그야말로 선사시대라 불러 마땅한 시기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폴리스와 아테네 그리고 스파르타를 거쳐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짚어낸 후, 알렉산드로스의 동방원정으로 이야기를 맺습니다. 마지막 6장은, 인류 지성사의 시원이자 보고라 할 그리스의 고전에 관해 작품별로 또는 작가별로 훑어냅니다. 그야말로 대작이 따로 없다는 느낌입니다. 2. 고수의 숨결이 느껴지는 글 평생을 고대 그리스 역사 연구에 바친 분이 쓴 책답게 김진경 교수는 핵심을 콕콕 짚습니다. 읽는 사람으로서는 그것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듭니다. 사건 전개의 맥락상 필요하다면 다른 시기의 사건도 적절하게 언급하는 모습에서 학문적 깊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고수의 숨결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고수가 전하는 말을 잘 흡수하려면 읽는 사람의 주변 지식이 그것을 뒷받침할만 해야 하는데, 제 공부의 깊이가 그것을 못 따라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대 그리스 역사에 관해 좀더 내공이 쌓이면 그때 한번 더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노트와 지도를 펴놓고 공부하듯이 읽어야 하는 책 이 책은 노트를 옆에 펴놓고 메모를 해가며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역별, 인물별 관계도를 그려가며 읽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상세히 나온 그리스 지도나 지중해-흑해를 아우르는 인근 지도를 옆에 펴놓고 지역을 짚어가며 읽는 것도 좋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리스 역사에 관한 내공이 부족할 때, 이런 준비 없이 읽으면, 다소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다가올 수 있다는. -.-a (예비 독자라면 참고하시길.) 4. 먼 과거의 이야기일수록 등장하는 흥미진진한(?) 온갖 가설들 우리가 역사적 사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 어떤 학자가 내놓은 가설일 뿐이라는 사실을 접하게 될 때의 놀람과 신선함과 배신감! 그런 걸 자주 접하게 됩니다. 김진경 교수는 하나의 역사적 사실을 놓고 다양한 가설들을 소개합니다.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그 가설들은 더욱 무궁무진해집니다. 아무래도 사료가 부족하다 보니 가설이 난무하는 것일테지만, 게다가 김진경 교수가 학문적 깊이가 심오하다 보니 뭐든 쉽게 단정짓기가 어려울테지만, 독자로서는 그 가설들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어떤 독자에게는 흥미진진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만 어떤 독자에게는 좀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중간 어디쯤에 위치할 듯 합니다. 확실한 건, 저에게 항상 흥미진진하지만은 않았다는. ^^a 5. 인상적인, 트로이 전쟁에 관한 김진경 교수의 설명 트로이는 다다넬스 해협 입구에 위치한 인도유럽계 왕국이며, 트로이 인은 루비아 어라는 아나톨리아의 인도유럽어를 사용했다. ... 트로이 전쟁은 이민족 간의 국제전이라기 보다는 같은 계통의 민족에서 발발한 내전이라는 인상이 짙다. 그러나 정작 호메로스가 그린 대로[의] 트로이 전쟁은 과연 있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확실한 대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 [ ]는 비프리박. (66쪽, <I. 그리스의 태동>에서) 너무나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트로이전쟁. 영화로까지 나온 바 있지요. 그게 이 전쟁의 기정사실화에 더욱 큰 몫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트로이전쟁이 기원전 12세기 또는 13세기에 발발한 전쟁이라는 점입니다. 온전한 현존 사료조차 없는 선사시대에 가까운 시기에 일어난 전쟁입니다. 쉽게 말해, 그냥 '까마득한 옛날'이라고 하면 알맞을 시기죠. 김진경 교수는 이에 대해 "전쟁의 연대에 대해서도 설이 구구해 헤로도토스는 기원전 1250년으로, 기원전 3세기의 박물학자 에라토스테네스는 기원전 1183년으로 생각했다"고 적고 있습니다(69쪽). 66쪽에서 69쪽에 걸쳐 트로이 전쟁에 관한 학자들의 가설들을 소개합니다. 김진경 교수가 소개하는 슐리만, 리프, 닐슨, 버묄, 페이지, 핀리, ...의 가설이 엎치락 뒤치락 합니다. 어찌 보면, 있었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트로이 전쟁보다, 이런 가설들의 경쟁이 더 볼만한지도 모르겠습니다. ^^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고대 그리스사에 관한 일가를 이룬 김진경 교수가 쓴 고대 그리스사. - 고대 그리스 역사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필독서가 아닐까 싶은 책. - 고대 그리스에 관한 내공이 부족한 사람이 읽으면 다소 지루하거나 힘들 수도 있음. - 가볍게 읽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노트와 지도를 펴놓고 읽으면 고대 그리스가 내 손에! - 마음을 비우고 김진경 교수가 소개하는 이야기를 좇아가기만 해도 의외의 흥미진진함이! 2010 0330 화 23:45 ... 02:30 뜨문뜨문 2010 0331 수 02:30 비프리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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