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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여행을 하는가.
나는 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가.

이 질문에 답하고 싶어졌습니다. 여행을 하는 이유, 여행을 하는 목적은 뭘까요.
"집 나가면 개고생인데 왜 여행을 하느냐"고 되묻는 분을 뵙고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과 '여행상품'을 구분하지 못한 채, 여행을 자본주의 경제의 여행상품에 농락 당하는 것으로 치부하는 분의 이야기를 접하고 보니, 과연 그게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비단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어도 한번은 정리하고 생각을 공유하고픈 질문이었습니다.
저에게 여행이란 것은 "확장"이기에, "여행은 ○○의 확장이다"(!)라고 압축되는 거 같습니다.
제가 여행을 하는 이유와 목적을 그렇게 네가지 "확장"으로 요약해 봅니다.



    당신은 여행을 왜 하십니까 - 제가 여행을 하는 네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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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 손톱만한 야생화는 크기가 아닌 색으로 눈과 가슴을 파고 듭니다. 2005 0424 일. 소요산 등산 산책로.


 1. 여행은 감각의 확장이다

여행하면, 역시 보는 것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하는 원색의 야생화,
고개를 들었을 때 우리 눈을 시리게 하는 새파란 하늘, ... 예를 든다면 끝이 없겠지요.
그리고 그러한 시각적인 것들 외에도 상당히 크게 다가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비가 뿌리면 피어오르는 산길의 또는 고궁 마당의 흙냄새라든가
고즈넉한 산사 대웅전에 한발을 들여놓았을 때 코 끝을 스치는 향냄새도 있고요. (후각!)
깊지 않은 개울, 돌 사이를 힘차게 흐르는 시냇물 소리나
숲 속 무성한 나무들이 촤르르 부딪히며 내는 이파리 소리도 있지요. (청각!)


 2. 여행은 느낌의 확장이다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을 바람쐰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한여름 계곡에서 능선으로 또는 능선에서 계곡으로 불어오는 바람의 그 시원함을 느낀다면
말 그대로 바람을 쐬고 있는 것이 됩니다. 그 느낌은 선풍기 바람, 에어컨 바람과는 다르죠.
한여름 좁다란 산길 옆으로 난 시냇물이나 개천에 발을 담갔을 때 느끼는
뼈 속까지 파고드는 듯한 그 차가움을 어찌 얼음물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이런 느낌을 잊지 못해 또는 그 느낌을 또 느끼고 싶어 여행을 떠나는 건지도 모릅니다.


 3. 여행은 미각의 확장이다

시내 수산시장에서 회 떠 먹는 도미와 해안 어시장에서 회 떠 먹는 도미의 맛이
서로 다름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시내 깔끔한 한정식 집에서 먹는 한상차림과
특산물로 유명한 지역의 식당에서 먹는 한정식 한상차림의 맛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여행을 미각의 확장이라고 보는 제 생각에 쉽게 동의하실 거 같습니다.
더 쌀 수도 있고 더 비쌀 수도 있지만 맛집탐방 여행을 떠나길 주저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4. 여행은 앎의 확장이다

여행이 그냥 휘익 둘러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면 여행은 앎의 확장입니다.
그곳에서 일상을 꾸리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변주를 알고
이 건축물과 저 구조물에 숨은 내력을 접하면서 우리 역사의 타래와 결을 접하는 것, ...
이런 앎과 지식은 책을 통해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앎과 지식을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여행은 그런 즐거움으로 충만한 경험이지요.



이렇게 적고 있으니, 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집니다.
여름휴가를 휴양으로 가지 못하고 또(!) 관광으로 다녀온지 이제 1주일이 지났건만
또 여행을 떠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일상의 무게 속에서 당분간은 상상만 해야합니다. ^^;

저는 이런 이유와 목적에서 여행을 떠난다 치고(!) ^^;;;
여러분은 왜 여행을 떠나시는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나는 이래서 여행이 좋다는 그 무엇을 적어주시면, 한 수 배우도록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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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808 토 00:10 ... 01:00  비프리박
2009 0808 토 08:08  예약발행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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