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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수수께끼' 같은 것이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풀릴 때가 있습니다.
어떤 단서를 본 후, 과거의 어떤 일이 떠오르면서
현재에서 과거의 수수께끼를 푸는 거죠.
앞서 올린 바 있는 포스트 ▩ 경상남도 합천 해인사 (2007. 1013) - [1] ▩ 에서
일주문에 새긴 글귀를 놓고, 이런(↓↓↓) 사진과 코멘트를 올렸더랬습니다.
기둥의 구성방식도 색달랐지만, 새겨진 글씨체가 이채로왔습니다.
제가 한학을 공부한지라-.-; 한자를 좀 합니다만....
이런 글씨체는 이쁘기는 한데 도통 읽을 수가 없군요.
첫글자는 역사할 때 歷자 같죠? 이거, 쫌~ 읽어주실 분...!
이라고 말입니다. ^^
이 수수께끼같은 글귀는 정자체로만 써놓으면
뭔가 읽을 수 있을 거 같고, 뜻도 짚어볼 수 있을 거 같은데,
많은 아쉬움을 뒤로 한채 사진에만 담았더랬습니다.
그리고 저 포스트의 답글에서도 해결은 되지 않았구요.
참고로, 저 일주문 기둥의 맞은편 기둥에도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거기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죠.
찍은 사진이 있을텐데... 하면서 좀 뒤적여 봤더니,
인물노출-.-;도 있고, 비스듬히 찍은 각도가 심하군요. -ㅁ-;
그래서 인터넷 검색으로 가져와서 잘라내 봤습니다.
마지막은 '長今'처럼 보였지만, 전체를 읽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두번째 글자는, 한자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ㅋ
그러다가, 지난 여릅휴가 때...
▩ 전라북도 정읍 내장사 (2008. 0731) ▩ 에 들르게 되지요.
내장사의 일주문을 봤을 때, 그 해인사 일주문 주련의 수수께끼가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정자체와 거의 흡사하다 보니, 읽을 수가 있더군요.
근 1년 묵혀온 수수께끼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歷千劫而不古 (역천겁이불고)...!
" 천겁의 세월이 지나도 옛날이 아니다 "
'역사'할 때 쓰는 '歷'자는 '세월을 보내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
맞은편 기둥을 봤습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역시 정자체 가까운 글씨체로 써있더군요.
1년 가까이 끌어온 수수께끼의 나머지 부분도 풀렸습니다.
亘萬歲而長今 (긍만세이장금)...!
"만년 세월을 뻗어도 늘 지금이다"
亘(긍)이란 글자가 "뻗다, 걸치다"는 뜻이 있고
長(장)자에는 '늘, 항상'이란 의미가 있다고 하죠.
歷千劫而不古 (역천겁이불고),
亘萬歲而長今 (긍만세이장금).
"천겁의 세월이 지나도 옛날이 아니며"
"만년 세월을 뻗어도 늘 지금이다"
운율^^을 맞추어 대구(對句)로 나란히 배열한 표현이란 생각과
참 울림이 있는 글귀란 느낌이 듭니다.
오래 묵은 수수께끼가 풀릴 때의 그 짜릿함...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지요.
겪어본 사람은 그 짜릿함을 아시리라 봅니다. ^^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2편이 1편만 못했던^^ 영화...
'내셔널 트레져'(National Treasure)가 떠오릅니다.
단서를 찾아내고, 뭔가를 읽고 해독하고, ...
그 기분만큼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
2008 0915 월 06:30 ... 07:20 비프리박
지난 내장사 관련 포스트 ▩ 전라북도 정읍 내장사 (2008. 0731) ▩에서...
이 포스트에 지금 적은 내용을 쓰고 싶어서 손이 근질^^거렸으나, 참느라고 애먹었습니다. ㅋㅎ
포스트의 분량도 많은 것 같고, 여행 포스트에서 함께 적기에는 성격이 맞지 않는 면도 있어서...
일단 다음으로 미루었고, 흠~ 결국은 이렇게 별도의 포스트로 따로 올리게 되네요.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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