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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Begin Again>. 2013년 작. 2014년 8월 국내 개봉.  
존 카니 John Carney 감독.
키이라 나이틀리 Keira Knightley, 마크 러팔로 Mark Ruffalo,
애덤 레바인 Adam Levine 출연.
 

비긴 어게인(이라고 쓰고 비긴 어겐이라고 읽는), <begin again> 영화와 관련하여 몇 가지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2015년 9월 26일(토) 방송된 MBC <무한도전>(447회)은 무도 멤버들이 잠시 성우가 되어 외국영화 더빙을 시도하는 '도전'을 보여주었습니다. 선택된 영화가 바로 <Begin Again>이었고요. MBC에서 2015년 9월 29일(화) 23:10~ 에 '추석특선영화'로 방영했습니다. 물론, 무한도전 멤버들의 목소리를 얹었고요. 무도 멤버들로만 더빙을 한 것은 아니었고(그건 사실 불가능하죠), 전문 성우들의 목소리 출연과 어우러져서 더빙이 완성되었습니다. 이후에 올라오는 기사들을 보니까 전체적으로는 good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이 포스트는, MBC에서 9월 29일 심야에 방영된 <비긴 어게인> 더빙판과 관련된 제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무도 멤버로 더빙에 도전하는 의미?
이번 '더빙 도전'에서 김태호 피디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김태호 피디는 그가 만든 무한도전의 어떤 에피소드들 때문에 제가 자주 다시 보게 되는 컨텐츠 제작자입니다! ㅎㅎ). 광복 70주년에 맞추어 일본의 '우토로'와 '하시마'를 대중의 관심영역 안으로 끌어들이고 일본을 다시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 낸 그는, 이번에 (어떤 이유에서든)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성우라는 직업군을 우리들의 관심영역으로 가져왔습니다.


좁아지는 성우라는 직업군의 입지?
무한도전 447회에 비쳐진 성우들의 모습은 젋은 세대를 (예전만큼) 충원받지 못하는 직업군으로 보였습니다. 외국 영화와 드라마가 성우들의 목소리로 더빙되어 방영되는 빈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만큼, 성우들의 충원 폭도 줄어들었을 텐데요. 저는 티비에서 외국 컨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더빙 보다 자막을 더 원해서 그리 된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회사(방송국) 운영진 측에서 컨텐츠 제작 원가 절감의 일환으로 더빙 보다는 자막을 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들의 의지만큼 더빙은 밀려나고 있는 것이겠죠. 더빙이 남아있는 곳이라고는 현재 '자막을 읽을 수 없는' 아동용 컨텐츠 정도가 고작입니다.


외국 영화나 드라마는 자막 보다 더빙이 답이다!
생각해 보면, 더빙 버전의 외국 영화와 드라마 같은 컨텐츠들이 방영되어야 할 이유는 여전히 많습니다. 외국어 대사를 모국어처럼 이해할 수 있는 컨텐츠 소비자의 절대적 크기는 매우 작습니다. 외국어로 제작된 컨텐츠를 자막으로 내보낼 때와 더빙으로 내보낼 때, 컨텐츠 소비자에 의해 더 잘 이해되는 쪽은 더빙 버전입니다. 나레이션이든 대사든 자막이 그것을 따라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쏟아지는 대사를 감당하지 못해 뭉텅뭉텅 잘라내고 한줄 두줄로 남은 앙상한 자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더빙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자막을 읽을 수 없는' 세대로는 아동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이 드신 노년층 역시 자막을 읽기 힘든 세대입니다. 아동은 '문맹'이어서 자막을 읽지 못하지만 노년층은 '문맹'이 아님에도 자막을 읽기 힘듭니다. 노년층이 우리말 컨텐츠를 소비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노년층의 컨텐츠 소비 폭을 넓혀 드리기 위해서라도 더빙이 필요하고 성우가 필요합니다. 제가 더빙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보는 또다른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빙 보다 자막을 택하는 데에는 (위에 말한 바와 같이) 회사 운영진 측이 외국 컨텐츠 재생산 제작 원가를 절감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봅니다.


자주 다시 보게 되는 김태호 피디!
김태호 피디를 비롯한 제작진의 눈에 성우들의 (예전에 비해 엄청) 좁아진 입지가 눈에 띄었을 것이고 그것이 무한도전의 '도전' 대상으로 끌어져 왔을 걸로 저는 해석합니다. 김태호 피디의 이런 노력 때문에 저는 김태호 피디를 다시 보게 됩니다.

영화가 방영되고, 제가 들르는 온라인 커뮤티니에는, 무도 멤버들이 더빙에 참여한 <비긴 어게인>에 관한 이야기가 올라옵니다. 누구 역할에는 누가 더 적절했을 거 같았다는 의견들이 주종을 이룹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또 한번 김태호 피디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그런 의견들의 적합성과는 별개로, 무한도전 시청자를 '감독'의 포지션에 올려놓고 있는 김태호 피디가 보입니다. 수동적 시청자에서 적극적 시청자로 말이죠. 그 의견들이 방송에 반영이 되든 되지 않든 시청자의 위치와 입장은 변화하고 있는 거니까요. 역시 김태호 피디입니다.


여배우 키이라 나이틀리?
남자 사람인 저는 영화에 나온 여배우 키이라 나이틀리(Keira Knightley)에 관심이 갑니다. daum 영화 검색 페이지에서 그녀가 출연한 작품도 훑고 그녀의 사진들을 봅니다. 1985년생. 우리 나이로 만 서른 살이군요. 이 여배우 외에 영화 <비긴 어게인>에 대한 별다른 감흥은 없네요. 무한도전 447회에서 무도 멤버들이 더빙 작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는 중에 간간이 나온 영화의 몇몇 장면들을 보았는데요.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다'는 유혹이 들질 않았습니다. ㅠ.ㅠ 그래서(?) <Begin Again> 영화가 방영되던 어제 밤 그 시간에 저는 티비 앞에 앉아 있지 않았구요.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이고 영화는 영화입니다. 김태호 피디를 다시 보고, 성우들의 좁아진 입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 하는 것과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니까요.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온 다른 영화를 찾아 감상할 가능성은 없지 않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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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930 수 16:40 ... 18:00  비프리박
p.s.
본문의 첫 사진 출처는 ☞ daum 영화, 해당 페이지 ☜ 
두번째 사진 출처는 구글 이미지 검색 - "keira knightley sungla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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