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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차이가 난다면 품질에 차이를 내라. 적어도 차이가 나 보이게 해라."
"10만원짜리의 물건을 2만원 싸게 판다면 그만큼 서비스의 등급을 낮추어라."
굳이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를 끌어오지 않더라도, 자본주의 경제에서 상식이자 철칙이라고 할 수 있는 구별짓기 항목들이지요. 이런 구별짓기의 상식과 철칙은 항공사에도 예외가 아니리라 봅니다. 지난번 여름 휴가, 김포-제주 왕복에서 인상적인 구별짓기 체험을 했군요.

일단 표만 있으면 제주도로 날아간다, 라는 생각에 구한 티켓이, 제주 가는 대한항공 이코노미석 그리고 김포 오는 진에어 할인 티켓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갈 때는 일반항공, 올 때는 저가항공인 셈입니다. 얼마 걸리지 않는 시간이라면 충분히 저가항공을 이용할 생각이 있었지만 모두들 저희와 같은 생각을 할테니 저가항공부터 매진이 됩니다. 제주 갈 때 1인 편도 대략 2만원을 더 내고 대한항공을 이용했지만 불과 3일을 사이에 두고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것이니 그 둘의 서비스 품질을 비교할 수도 있겠단 기특한(?) 생각을 했다죠.

이스타항공(eastarjet), 제주항공(jejuair), 진에어(jinair), ... 국내선 저가항공사가 꽤 되지요. 들은 바로는 진에어는 대한항공의 계열사 혹은 자회사라던데, 이 포스트는 마침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비교가 됩니다. 이 글은 소비자가 느끼는 그 둘의 서비스에 관한 비교에 국한합니다.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 등등과의 비교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일반항공과 저가항공의 구별짓기,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국내선 비교


하나. 지정 좌석제와 섹터별 좌석제.

진에어의 경우 티켓 예약을 할 때 좌석 지정이 안 됩니다. 공항 청사 안내 데스크에서 실물 티켓으로 바꿀 때에도 zone만 정할 수 있을 뿐 좌석을 정하지 못합니다. 탑승할 때 비행기 맨 안쪽에 해당되는 C 섹터부터 탑승을 합니다. 약간은(?) 서로 먼저 타려는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어차피 사람수와 좌석수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치밉니다. 안 그러는 게 더 나은데도, 일반항공과 의도적으로 구별짓기 위한 것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두울. 비행기의 기체 소음과 진동.

비행기의 소음과 진동에 관해서, 대한항공이 최신 세단형 승용차에 비유된다면 진에어는 출시된지 좀 된 디젤 SUV 혹은 RV 차량에 비유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대한항공 기내가 정말 조용했냐면 그런 것도 아니지만 진에어 기내에 비교할 때 그렇단 이야깁니다. 진에어의 경우 착석해서 엉덩이를 뗄 때까지 비행기의 소음과 진동이 탑승자에게 우우웅~ 위이잉~ 그대로 전해집니다. 아마도 이건 비행기 동체에도 가격 차이가 나고 있단 이야기겠죠? 좌석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대한항공의 경우 2+3+2열의 일곱줄 좌석이 배치되어 있다면 진에어의 경우 3+3열의 여섯줄 좌석 배치를 보였습니다. 탑승시에 좀 좁다는 느낌을 줍니다.



세엣. 승무원의 유니폼, 정장과 평상복.



티케팅을 할 때나 탑승시에 접하는 승무원들의 정장과 캐주얼의 차이,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습니다. 사실, 여승무원이 왼쪽 대한항공의 경우처럼 블라우스와 재킷 그리고 치마를 꼭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닐테죠. 한편, 진에어처럼 모자와 티셔츠와 청바지를 꼭 입어야 할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탑승객의 개인적 선호도 역시 정장과 평상복으로 나뉘겠지만, 그저 상식적인 선에서, 격식을 차렸냐 아니냐(일반이냐 저가냐)의 차이가 느껴지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엣. 음료수의 종류와 선택의 폭.

이런 거까지 따지면 치사하지만^^ 이륙 후 착륙 전 중간 쯤 제공되는 음료의 종류 차이가 있단 이야기도 해야겠군요. 대한항공에서 제공되는 음료가 대여섯가지 중 선택이라면 진에어에서 제공되는 음료는 세가지 중 선택이지요. 대한항공 쪽이 델몬트 쥬스스러운 인상을 남긴다면 진에어 쪽은 (물론 쥬스도 제공되긴 하지만) 티백 녹차적인 인상을 남깁니다. ^^ (이 인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제 경우는 그런 인상을 받은 게 사실입니다.) 아마 이것도 일반항공과 저가항공 사이에 놓인 의도적인 구별짓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섯. 체공시간의 길이?

일반항공과 저가항공 사이에 이륙해서 착륙할 때까지 체공시간의 차이는 (그게 김포~제주 정도의 짧은 거리여서이긴 하겠지만) 미미합니다. 둘다 50분이 채 안 걸린 점은 같습니다. 지난번 경험으로 말하자면 (기장의 안내 방송에 따를 때) 최고속도는 진에어가 빨랐고 체공시간은 대한항공이 짧았습니다. 차이는 대략 5분이 안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구별짓기가 작용하지 않는? ^^


여섯. 탑승할 때와 내릴 때에도 구별짓기를?

대한항공의 경우 게이트에서 연결통로를 따라 걸으면 바로 비행기에 오르고 비행기에서 연결통로를 따라 걸으면 바로 게이트가 나오지요. 진에어의 경우 (항상 그런 건 아니라고 들었지만) 내릴 때 스텝카를 이용하여 비행기에서 내린 후 셔틀버스로 공항 청사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탑승할 때도 그럴 수 있다는군요. 결과적으로 어떤 게 승객에게 더 편리하냐 따지면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항공사별 게이트 점유 능력(?)의 차이로 읽힐 여지가 없지 않죠.


결론(?). 1시간의 단거리 비행, 편도 대략 2만원 정도의 차이라면 택할만한 저가항공.

포스트의 결론입니다. 일반항공과 저가항공을 놓고 고민을 한다면, 김포에서 제주 정도의 거리라면, 그리고 성수기가 아니어서 선택할 수 있다면, 저가항공을 택하는 것도 메리트가 있습니다. 승무원의 복장이야 뭐 승객에게 불편하거나 한 문제가 아니므로 제쳐둔다면, 그외 몇몇 불편한 점은 견딜만 합니다. 그럼으로써 (이코노미석 기준) 편도 대략 2만원의 세이브가 가능하다면 말이죠. 물론, "꼴랑 2만원 때문에?"라고 말할 수 있는 쿨한 분이시라면 그 비용을 치르시면 되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둘의 가격 차이가 편도 2만원을 훌쩍 넘을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겠죠. 제 경우 아마도 국내선을 이용할 때라면 일단 저가항공 좌석을 먼저 뒤적일 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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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902 목 07:40 ... 09:3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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