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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주도 여행은 3박4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늘 3박4일 여행을 다니는 건 아니지요. 당일치기 혹은 1박2일 여행을 하는 게 보통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주 드물게 맞이하는 3박4일의 여행은 이질감이 있습니다. 이질감은 간혹 익숙지 않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여행 준비를 완벽하게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한다고 리스트까지 적어서 준비물을 챙겼지만 역시(-.-); 빈 틈은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돌발변수들은 항상 그 빈 틈을 파고 든다는 겁니다.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그런 쪽으로 강렬한 기억을 남긴 세가지 에피소드를 적어봅니다. ^^;;;


이런 말이 있죠?
"작은 바보는 자신의 경험에서 배우지만, 큰 바보는 자신의 경험에서도 배우지 못한다."
작은 바보가 되더라도 큰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경험에서 뭔가 교훈을 얻어야겠지요.



    3박 4일의 제주도 여행, 눈앞이 캄캄, 머리 속이 하얘졌던 순간들 셋.


{ #1 }  사흘 중 하루를 보냈을 뿐인데 카메라 메모리 카드 여유공간 걱정을 해야 하다니. =.=a
  

이번 제주도 여행에는 짐의 양과 무게를 줄인다고 노트북을 챙기지 않았더니, 메모리 카드가 안습 상황을 연출합니다. 여행 첫날, 숙소에 돌아와서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다 보니, 3일 동안 찍을 사진인데, 메모리 사용량이 1/3을 넘어 거의 1/2 수준에 육박하고 있더군요. 노트북도 안 챙겨왔는데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피시방에 가서 사진 파일들을 메일로 보내거나 블로그 포스트에 첨부파일로 올려? usb to camera 케이블도 안 가져왔는데?

여행갈 때 DSLR 카메라 50D와 컴팩트 디카 V4를 가져갑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가져갔죠. 50D에는 2GB CF 메모리가, V4에는 1GB SD 메모리가 꽂혀 있습니다. 1박이 넘는 여행을 떠날 때는 차를 가지고 가기 때문에 짐의 무게 같은 건 고려사항이 아니어서 노트북을 가지고 갑니다. 밤에 숙소에서 그날 찍은 사진을 노트북으로 옮기고, 감상하고, 메모리를 비웁니다.

그간 문제가 된 적이 없으니, 이번에도 메모리 카드의 여유 공간 같은 건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것이죠. 제주도까지 와서 메모리 용량에 맞춰 사진을 덜 찍는 건 말도 안 되고, 화질이나 사진 크기를 포기할 수도 없는데, 그렇담, 이제 어쩐다? 참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카메라 가방을 뒤져보니, 안 가져온 줄 알았던 usb 케이블과 메모리 카드 리더기가 가방 앞 포켓에 들어있었습니다. 휴우!


{ #2 }  제주도에서 내비게이션 지점 찾기 에러가 나면 어떡해야 하냔! ㅎㄷㄷ

  


둘째날 저녁,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여미지식물원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내비게이션 위치 검색을 했습니다. 최근 목적지 리스트에서 저희가 묵고 있는 리조트를 클릭했습니다. 그런데 내비에는 지점을 검색할 수 없다는 에러창이 뜹니다. 두번 세번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내비가 에러를 내나? 지리도 잘 모르는데, 어찌 돌어간다?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일단, 내비를 지도 삼아 확대-축소를 반복하여 숙소 위치를 찾아내고, 그동안 내비 없이 여행했던 경험과 방향감각을 활용하여, 일단 숙소로 복귀하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휴우! 근데, 일단 리조트로는 복귀했지만, 하루 더 남은 여행 일정을 내비 없이 어찌 소화할까, 생각하니 머리 속이 하얘지더군요. 제주도 지도는 있다지만 도로와 지리에 익숙지 않은데 말입니다.

여행 떠난다고 짐 챙길 때, 괜히 기분이 땡겨서(!) 챙겼던 내비용 SD 메모리 카드 리더기 생각이 났습니다. 리조트 1층에 있는 피시방도 기억이 났고요. 피시방에 가서 메모리 카드를 포맷하고 아이나비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내비 구동 프로그램과 맵 파일을 내려받았습니다. 남은 여행이 여기에 달려있단 생각을 하니 얼마나 속이 타들어가던지. -.-; 그렇게 업데이트를 해갖고 자동차로 가서 내비에 꽂아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내비는 아주 잘 작동됩니다. 휴우!


{ #3 }  카메라 배터리 잔량 게이지가 갑자기 후두둑? (ㅜ.ㅜ)

  


전날밤 그녀가 저에게 "카메라(50D) 배터리 충전해야 되지 않아?"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게이지가 만땅^^이라며 충전 안 해도 될 거라고 했구요. 그런데, 다음날 여행을 나서, 일정을 반 정도 소화한 시점에서, 배터리 잔량 표시 게이지는 벌써 마지막 한칸으로 줄어 있습니다.  제 머리 속은 또 하얘집니다. 배터리 잔량이 얼마가 남았든, 충전을 했어야 했습니다. 이런, 젝일!

점심을 먹으러 들른 식당에서, 카메라 가방에 들어 있던 배터리와 충전기를 꺼내들고, 서빙하는 분에게 부탁했습니다. "이거 좀 충전해줄 수 있나요?" 서빙하는 분이 전원 컨센트를 찾아 충전기를 꽂아주었습니다. 식당에서 나설 때 충전기를 되찾았습니다. 만충은 아니어도 이 정도면 남은 반나절을 버틸 양은 충분합니다. 또 이렇게 고비(?)를 넘겼습니다. 휴우.



여행지에서의 위기 돌파에는 대략 세가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부수적인 물품을 챙겨온 행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 그리고 적당히 두꺼운 안면!
여행 전에 준비를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모든 걸 준비할 수는 없습니다. 그후 여행지에선 돌발변수들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항들이 어우러져 여행자의 머리 속을 하얗게 만드는 일들이 빈발합니다. 다행히 이 세가지가 잘 맞아떨어지면 돌파하지 못할 위기(?)는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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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808 일 04:00 ... 04:25  비프리박


p.s.
일단 CF 메모리카드는 8GB나 16GB 짜리로 하나 더 구입을 해야겠습니다.
3박4일로 여행을 갈 일이야 많지 않지만 이번 기회에 구입을 해두면 맘이 편할 듯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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