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중의 「고민하는 힘」. 책 제목이 주는 무거움에 비해 다소 짧은 시간인 두시간 만에 읽은 책입니다. 책의 판형은 좀 작습니다. 글자 크기도 좀 큰 편이고 여백의 미(?)도 좀 있습니다. 그래서, 느리게 읽기의 달인이라 할 제가 책 한권을 두시간만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강상중, 고민하는 힘, 이경덕(옮김), 사계절, 2009. *원저출간 2009. *본문 총173쪽.
알라딘-티스토리 서평 미션꺼리(?)로 받은 책입니다. 5월10일(일) 수령. ^^ |
1. 삶의 근원적 고민꺼리들, 하지만 정해진 답은 없다 이 책에서는 서장을 포함, 총 10개의 고민이 등장합니다. 삶에 관한 근원적 고민들입니다. 인간의 이성이 발달하기 시작한 '근대' 이후 인류사를 수놓고 있는 철학적 고민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그런 고민들입니다.
"지금을 살아간다는 고민"(서장)
"나는 누구인가?"(1장) "제대로 안다는 것이 무엇일까"(3장) "믿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5장) "왜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8장)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이같은 질문은 유의미하다고 봅니다. 반드시 누군가에 의해서 물어져야할 질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동시에 이런 질문은 매우 공허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이지요. 강상중이, 질문은 하고 있으나 명쾌한 답을 내놓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단지 고민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했던 고민의 내용을 적어보자는 의도도 있는 것 같구요. 질문들에 대한 본인의 답을 명쾌하게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습니다. =.=a 현재의 종교는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종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계 그 자체였으며, ... / ... '개인이 믿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속해 있는 공동체가 믿는 것'이었습니다. / ... 그것은 매우 행복한 상태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 수많은 질문에 대해 주변에 있는 세계가 이미 해답을 준비해서 알려주었습니다.
... 신앙에 의한 은폐[보호]가 사라지고 '개인'에게 모든 판단이 맡겨진 근대 이후, 해결하기 힘든 고민이 시작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98-99쪽, 5장 <믿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에서) * [ ]는 비프리박. 근대가 시작된 것은 달리 말하면, '행복한' 시절은 가고, '고민'을 해야만 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이제 고민은 우리 개개인의 몫이란 겁니다. 고민을 해야하고,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된 것이지요. 그래서 강상중은 연속해서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삶을 영위할 수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a 사회현상에서도 백년 전의 것과 비슷한 것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 / 이런 의미에서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가 백년 전에 쓴 것을 다시 읽어보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4쪽)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는 '개인'의 시대가 시작되었을 때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 있으면서도 그 흐름에 따르지 않고 각각 '고민하는 힘'을 발휘해서 근대라는 시대가 내놓은 문제와 마주했습니다. ... 그런 그들을 실마리로 삼아 거기에 나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섞어서 '고민하는 힘'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 (26쪽) (24쪽, 26쪽. 서장 <지금을 살아간다는 고민>에서)
(엘리트 대학생들은) TOEIC이 900을 넘지 않으면 취직이 힘들다고 말하며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 나는 왠지 모를 위화감에 사로잡혔습니다. / 그들 가운데에는 아직 이십대인데도 "이미 나이가 많아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 / 분명 그런 학창 시절을 보내면 일류 기업에 취직할 수 있고 높은 월급을 받는 엘리트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대신에 청춘기이기 때문에 마음의 내면에서 솟아나는 열정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 / 우리 모두의 인생 속에 반드시 존재하는 '청춘'을 알지도 못하고 끝을 내거나 그 소중한 청춘을 매일 한 장씩 떼어서 버리는 것, 그것은 불행이 아닐까요?
(88-89쪽, 4장 <청춘은 아름다운가>에서)
<리뷰의 결론>
- '근대'가 시작된 이후로 '고민'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 되었다는 말에 공감한다. - 강상중은 고민을 해결해주지도 않고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도 못하지만, - 원래부터가 그런 질문들이고, 그걸 고민거리로 던져놓은, 「고민하는 힘」이다. -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는 강상중이지만, 그의 이 책에서 고민 해결의 힌트라도 얻는다면 그리고 고민하는 힘과 능력을 얻는 데 조금의 암시나 실마리라도 얻는다면 이 책은 아마도 자신의 목적과 임무를 다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2009 0419 화 07:00 ... 07:30 & 10:30 ... 11:00 & 11:40 ... 12:10 비프리박 |
![]() |
고민하는 힘 - ![]()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사계절출판사 |
p.s.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하지만 리뷰의 내용과 방향은 Tistory와 알라딘과 무관합니다.
한 명의 독자가 어떤 책을 읽은 후 작성하는 독립적인(!) 서평, 리뷰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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