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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패스트푸드에서 내놓은 햄버거 중에 '웰빙버거'란 게 있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웰빙 + 햄버거]를 줄여놓은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 맘이다. ^^)
좀 우습다는 생각을 한다. 햄버거를 영어권 사람들은 정크 푸드라고도 부른다.
junk food... 즉, 쓰레기 같은 음식이란 뜻이다. 가급적 피해야 할 음식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 어차피 정크 푸드인데... 그 앞에다 웰빙이란 말을 붙이면 뭐가 달라지나...?
 
웰빙이란 말이 대유행이다.
뭘 팔아도 웰빙이란 말을 붙이지 않으면 잘 팔리지 않는다.
안 팔릴 상품도 웰빙이란 말을 붙이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어쩌면, "웰빙"이란 말이 "정력"이란 말이나 "다이어트"란 말을 대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웰빙이란 게 뭔가? 웰빙은 well-being 이다. "건강한 삶, 또는 잘 사는 삶"의 뜻이다.
"건강"이라든가 "잘 살기"라는 말은 매우 친숙한 말이다.
그런데, "웰빙"이라고 하니 뭐가 좀 달라보이나 보다. 좀 있어보이고 말이다.

 
그래, 웰빙에 관해 생각을 좀 해 보자.
 
웰빙하면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과연, 어떤 특정 음식이 웰빙을 보장해 주고, 어떤 특정 음료가 웰빙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일까.
무슨 음식이 몸에 좋고... 뭘 마셔야 건강에 좋고를 따지기에 앞서...
오히려, 된장국에 밥 한그릇을 먹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맛있게 먹으면 그것이 바로 웰빙이 아닐까.
그래, 하루에 두끼를 먹을 수 밖에 없는 생활이라도, 매일 때 맞춰 맛있게 먹으면 그것이 바로 웰빙이다.
식사의 규칙성은 내팽개친 채 무엇이 몸에 좋고 나쁘고를 따지는 것은 좀 우스워 보인다.
이 대목에서...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불가능한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웰빙하면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 즉, 향기요법이다.
침실에 거실에 욕실에 주방에 그리고 승용차 안에... 곳곳에 방향제를 두고 향기를 내야 한단다.
온갖 향기를 마셔줘야 한다. 그래, 웰빙을 향한 발걸음은 참으로 힘들고 고달프다. -,,-;;;
내 생각엔,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빨아 들이고 닦아내어... 먼지부터 덜 마시는 것이...
향기를 마시는 것 보다 웰빙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굳이 뭔 향기를 마실 필요가 있을까.
각종 먼지를 들이마시며 아로마테라피를 한다고 그게 웰빙이 되지는 않는다.
짧은 생각으론, 침대나 이불을 부지런히 빨고 털고 내다 말리어 해충과 세균을 멀리하는 것이...
진짜 웰빙이 아닐까 싶다. 온갖 해충, 세균과 동거하면서 무슨 향기요법을 쓴들 웰빙이 되겠는가 말이다.

 
요즘의 웰빙 바람을 마주하고 있다 보면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상술의 노예가 되어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제쳐둔 채, 자꾸만 피상적인 뭔가를 강조하는 것 같아...
내심 안쓰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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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25 토 10:40 ... 10:5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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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0731 금 19:20 ... 19:50  원글작성
 


p.s.
이 글은 예전 블로그에 올린 글의 수정 버전입니다. 일명 '울궈먹기' 버전...? 크.
 기본적인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기에, 내용을 손본 것은 없고요. 다만 문맥을 좀 다듬은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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