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폄하 발언으로 몇몇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던 정선희가... 7월 14일, 하차 37일만에 복귀했군요.
문제의 발언을 했던 그 프로그램, MBC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에 말입니다. ( 관련기사 )
저는 먼저 "난, 정선희 복귀에 반댈세...!" 라는 말부터 하고 싶군요.
"왜, 생각이 다르다고 사람을 말도 못하게 하냐"고 묻는 분들 계신데... 참 난감합니다.
"말도 못하게 한 거" 없지요. 이미 할 말은 다 했으니까요. ^^;
그리고 "할 말, 잘 했다"고 하는 분들도 계신데... 여기에 대해선 개념 좀 챙기란 말부터 하고 싶어집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무슨 도둑이나 절도범쯤 된답니까. "할 말, 잘 했다"라뇨...! 기가 찹니다.
정선희는 도대체 무슨 말을 했던가.
정선희는 지난 5월 22일 '정오의 희망곡' 진행 도중 자전거 도난 사연을 소개하다 "광우병이다 뭐다해서 애국심 불태우며 촛불집회해도 맨홀 뚜껑 퍼가는 것, 큰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범죄다. 큰일 있으면 흥분하는 분 중 이런 분이 없으리라고 누가 확신합니까"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 관련기사 )
"할 말, 잘 했다"고 하시는 분들...
지금 인용한 이 같은 발언은, 촛불집회에 대한 악의적 비방이라는 거 아시는지. 알고싶지 않으신 건지.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자전거 도둑, 맨홀 뚜껑 절도범들입니까.
촛불집회하는 틈을 타서 그런 짓 하는 종자들과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무슨 관계가 있길래...
"애국심 불태우는" 사람들이 "큰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걸까요.
그냥 촛불집회가 싫다고 하십시오. 이명박이 좋다...! 미국산 쇠고기가 좋다...! 라고 말하시던지요.
촛불집회에 사람들이 몰린 틈을 타서, 성추행이나 소매치기 같은 범죄도 신고가 잇따랐다던데...
같은 맥락에서 폄하발언도 가능하겠군요...!
"광우병이다 뭐다해서 애국심 불태우며 촛불집회해도 성추행하는 것, 소매치기 하는 것, 큰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범죄다." 라고 말입니다.
저따위 수준의 발언을 한 공공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라면, 하차하는 것이 맞죠.
아무리 촛불집회가 싫어도 저따위로 말하면 안 됩니다. 공공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라면요.
그래 놓고서... 복귀는 무슨 복귀입니까.
"사과를 하지 않았느냐?"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참 세상살기 편하군요. 재미있습니다.
뭔 말을 해도... 할 말, 못할 말, ... 안 가리고 떠들어도... 사과만 하면 만사 통과군요.
어차피 정선희의 사과라는 것도, 소나기 피하기식 사과라고 밖에 보이지 않지만...
사과만 하면 만사 통과라는 그런 행태 때문에, 잘못을 저지르는 데 거리낌이 없어지는 겁니다.
잘못을 저지르고, 사과 한마디 뚝딱 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은근슬쩍 복귀하는 거죠. ( 관련기사 )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 철저한 책임묻기가 부재한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봅니다.
허구한 날, 관대한 척~! 마냥,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 그러니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이번에 정선희 같은 잘못을 저지른 공인들, 공적 영역에서 퇴출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촛불집회가 싫을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자신이 싫다고 악의적 비방과 폄하를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죠.
마녀사냥... 운운할 분들이 나타날 수도 있겠군요. 뭐, 이미 한번 출몰을 했었죠.
정선희의 퇴출, 복귀반대, ... 이런 주장이 마녀사냥...이라구요? 참... 밑도 끝도 없는 발상입니다.
언젠가도 적었지만, 책임질 말과 행동을... 책임지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마녀사냥"인지... 재미있습니다.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책임은 어디다 쓰는 물건일까요. 답 좀 알려주시죠.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묻는 것, 질타하는 것이 "마녀사냥"이라면 맘 먹고 막 살아도 무방하겠군요.
마녀사냥 운운 하는 것, 그건 본질적으로 교묘한... 가해자 편들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선희는 마녀가 아닙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할 공공방송의 프로그램 진행자죠.
아, 저의 이런 반대 같은 것과는 무관하게 & 정선희 복귀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아우성엔 아랑곳하지 않고,
정선희는 복귀해서 활동을 잘 해나가겠죠. 그거야 정선희의 자유일테고, 정선희를 택하는 측의 자유겠죠.
하지만 그에 대한 반대 역시 자유지요. 혹시라도 티비나 라디오에서 정선희를 만나게 되면
채널을 돌리는 것도 불가침의 자유이듯이 말입니다. 정선희가 나왔다 하면, 그 프로그램은 안 볼랍니다.
제가 즐겨보는 MBC의 '불만제로'라는 프로그램에는 제발이지 정선희가 복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선희가 거기에 복귀하면 그것 역시 안 볼 작정입니다. 제가 애청하는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정선희 출연 프로그램 목록 좍 올려놓고 '불시청'운동 같은 거 벌이면...
검찰에서 위법이라고 할라나요? 그리고 저희 집으로 쳐들어와서 컴퓨터 압수수색 하고 그럴라나요?
엊그제 다음 아고라 좆중똥 광고주 압박하기 운동의 중심에 선 분들한테도 그랬다던데... -.-;
p.s.
정선희가 복귀한다는 소식을 접한 지난 월요일(7월 14일)인가 이 글을 작성하려 했습니다.
근데, 이래저래 밀리고 2mb 관련 포스트 때문에 치이고... 좀 날짜가 지났군요.
하지만 정선희 몫은 어차피 정선희의 몫이기에... 이삼일 지났지만 올리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감정과잉의 배설자들"이 등장하지 않을까 조금은 염려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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