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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은 얼마나 될까. 이건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에게는 세월의 변화를 읽는 좋은 기준이 되지만,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그야말로 뜨거운 핫이슈가 되고, 자식을 대학에 보내는 부모에게는 한숨만 나오는 물음이 됩니다.

몇달 전인가요? 청와대에서는 2mb님께서-.-a 대학등록금 걱정 없는 시대를 열었다고 했었죠. 내용을 들여다보니 결국 학자금 대출이 열쇠이며 더 잘 대출 받도록 해주겠다는(=더 많은 채무자를 양산하겠다는?) 말을 하더군요. 천문학적인 액수의 등록금에 대해서는 털끝도 건드릴 생각이 없는 것이죠. 기가 찼습니다. ( 관련기사 )


차가운 현실은 "대학등록금 천만원(연간) 시대"이자 "한학기 대학등록금 5백만원 시대"입니다. 지금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혼자 힘으로 대학을 다닐 수 없는 시대입니다. "88만원 세대"인 그들에게 대학등록금은 짊어지기 힘든 더욱 무거운 짐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한학기 대학등록금 5백만원! 과연 혼자 힘으로 대학을 다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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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 인상률은 물가상승률을 두배 이상 앞지르는데도 정부는 뭘 하고 있는 걸까. (관련기사)


하나.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학등록금 연간 천만원 시대!

대입 입시학원에서 일하는 관계로, 작년에 가르친 학생들이 가끔 놀러옵니다.
그들에게 슬쩍 물어봅니다. 등록금이 얼마나 되느냐고 말이죠.
국공립대에 진학했거나 사립대의 장학생이 되었거나 하는 운좋은(!) 친구들을 제외하면
공통적으로 500만원을 이야기합니다. 실로 한학기 등록금이 5백만원인 시대가 된 것이죠.
예외가 있긴 하겠으나 서울 시내 대학과 수도권 대학을 비롯해서 전국의 어느 대학이나 ...
다 거기서 거기,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한학기 대학등록금 5백만원이라면 두학기 연간 천만원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 것이죠.
과연 대학에서 그 돈을 받을만큼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지도 심각한 의문이지만,
학생들이 과연 그 돈을 매학기마다 낼 수 있는 것일까 하는 물음도 지우기 힘든 의문입니다.


둘. 알바를 해서 대학등록금을 낼 수 있을까. 부모님인들 내기 쉬울까.

학원에 인사차 들른 학생들에게 알바(아르바이트) 급여에 관해서 물어봅니다.
학생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시급 5000원이면 지극히 양호한 케이스이며
시급 7천원에서 만원을 받는다면 그 친구는 복받은 경우라는 말을 전해옵니다.

계산하기 편하게 시급 5000원을 기준으로 계산을 해봅니다.
학교도 다녀야 하니까, 알바를 하루 4시간 뛴다고 할 때 한달 100시간을 일하는 셈입니다.
월 50만원을 받는 것이죠. 6개월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모으면 3백만원입니다.
대학등록금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그렇다고 8시간 알바를 뛸 수도 없습니다.
학교에서 수업도 들어야 하고, 인간이기 때문에 잠도 자야 하니까요.
게다가 열심히 알바 뛰어 한푼도 안 쓸 수는 없는 노릇이죠. 돈 들어갈 데가 좀 많습니까.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는 경우라 해도, 한 학기 등록금 500만원은 큰 부담입니다.
부모님이 홑벌이를 하시든 맞벌이를 하시든, 월 소득의 일정액을 떼어놔야 한다면,
월 90만원 돈을 매월 따로 떼어놓아야 합니다. 근데 월 100만원 돈을 떼어놓기가 쉽지 않죠.
대한민국 노동자 평균 임금이 230만원 남짓이라는 올해 통계가 기억납니다. (관련기사)


생각은 한 곳으로 모아집니다.
알바 뛰어서 혼자 힘으로 대학 등록금 낸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부모님 도움 받아서 등록금 낸다는 것도 가정경제에 꽤나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부모님과 자녀가 등록금을 대기 위해서(!) 어떤 형태로든 함께 일해야 합니다.
금융위기에, 경제빙하기에,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결국 빚을 내는 방법이 남습니다.


셋. 대한민국의 대학을 '부자'들의 배타적 공간으로 만들 셈인가.

대학 다니는 중에는 열심히 알바 뛴 기억 밖에 없고
대학 졸업해서는 학자금 대출 갚느라 허리가 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 와중에 뇌리를 스치는 반문은 이렇습니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결국 서민 자녀에게 대학에서 '공부'는 뒷전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자국의 대학교육이 빈 껍데기로 전락하고 공동화 되어가는데 국가는 책임이 없는 것인가.
서구 선진국들 가운데 대학을 무상교육화 하고 있는 데에서 뭔가 교훈을 얻기가 그리 어렵나.
과연 대한민국의 정부는 교육과 학생을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면 대학교육 '업자' 편인가.
대한민국 정부는 대학을 '부자'들만 다닐 수 있는 배타적 공간으로 만들 작정인가.

대학등록금 천만원 시대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알바에, 시급에, ... 목매야 하는 대학생들 처지를 생각하면 그리고
자식들 등록금 대야할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부모들 생각하면, 마음은 한없이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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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10 화 09:15 ... 09:55  비프리박
2009 1110 화 15:00  예약발행


p.s.
오백만원 천만원 이야기하는 거 들으면서
대학을 이미 졸업했기 망정이지 대학 못 다닐 뻔 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게 되지만,
'우리들 중의 또다른 나'일 수 밖에 없는 '그들'을 생각하면 다시 마음은 무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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