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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왜 지금의 청춘들을 '청춘답지 않다'하는가.
왜 현재의 젊은 층을 향해 생각없다 하는가. 그리고 그들의 사랑은 왜 사랑이 아니란 말인가.
그래서 이들은 사랑의 등가교환을 선호한다. 사랑에도 주판알을 튕길 만큼 계산적인 사람이기 때무이 아니다. 반대다. 그것이 서로를 배려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랑이 손해를 감수하고 일방적으로 퍼줌으로써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였다면, 지금은 등가교환을 통하여 서로의 곤궁함을 배려한다. 등가교환이야말로 동등성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새로운 형식이다. 이것이 문제인가? * 밑줄 강조는 비프리박. (이 책, 159-160쪽, <사랑, 비싸다>에서) "이것도 청춘이다"보다 몇배 강렬한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라는 제목, 제목의 도발에 일단 끌렸습니다. '지금의 청춘'들을 '청춘답지 않다'고 비난할 때 그것이 그들의 입장에 대한 헤아림 위에서 행해지는 게 아니라면 시대착오이거나 뜬구름잡기에 불과할 겁니다. 이 책은 '지금의 청춘'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떻게 하루하루를 헤쳐가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들에게 닥쳐올 암울한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고 듭니다. 엄기호,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20대와 함께 쓴 성장의 인문학, 푸른숲, 2010. * 총 267 쪽. 2011년 1월 10일(월)부터 2011년 1월 13일(목)까지 읽었습니다. 읽어내는 속도는 느렸지만 독서는 마른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는 듯 했습니다. 목 마른 사람이 물을 마시듯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엄기호의 시도도 신선했지만 책 속에서 접하는 '청춘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더 신선했고 한편으로는 슬펐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감정이입을 불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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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긍정의 세대론, 20대와 쓴 성장의 인문학 ▩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왜 지금의 청춘들을 '청춘답지 않다'하는가.
왜 현재의 젊은 층을 향해 생각없다 하는가. 그리고 그들의 사랑은 왜 사랑이 아니란 말인가.
1. 이 책은? 엄기호는? 이 책은 엄기호가 자신이 강의하는 연세대 원주캠퍼스, 덕성여대에서 학생들이 제출한 페이퍼를 토대로 이들의 구체적인 삶을 읽고자 한 시도입니다. 20대의 청춘들이 바라보는 정치, 돈, 사랑, 가족, ... 에 대하여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책에는 20대의 치밀하고 속 깊은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20대들의 증언을 중계하며 이들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그런 책이 아닙니다. 그동안 20대를 ‘위한’, 20대에 ‘대한’ 담론으로부터 소외되었던 청춘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책입니다. 2. 조한혜정 교수의 오버랩 제 개인적으로, <또하나의 문화>부터 시작된 조한혜정(당시엔 조혜정) 읽기는 최근에 <다시, 마을이다>를 읽는 것으로 주욱 이어져 오고 있는데요. 조한혜정 교수의 저서를 좀 읽었다면 읽은 입장이다 보니(?) 엄기호의 이 책을 읽는 내내 조한혜정을 연상했습니다. 시도 자체가 <또하나의 문화>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청소년 또는 청년들이 내놓는 원 데이터(raw data)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조한혜정 교수를 연상했습니다. 엄기호가 글의 도입과 말미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는 조한혜정 교수한테서 배운 제자이지 말입니다. 나[엄기호]는 이것을 대학에서 배웠다. 다행히도 나에게는 언어의 힘을 가르쳐준 좋은 강의와 좋은 책이 있었다. 조혜정 교수가 진행한 강의는 특이했다. ... 교수는 말을 하지 않았고 학생들만 계속 떠들어야 했다. ... 뭔가 이론을 배우는 것도 아니고 정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묘한 매력이 있었다. 학생들은 자기가 어찌 살아왔는지를 수다로 풀고 난 다음에 왜 그렇게 했는지를 스스로 해석하고 설명하였다. * [ ]는 비프리박.
(264쪽, <다시 교실에서>에서) 3. 신선한 시도, sample과 example 사이 어떤 이들은 여기 담긴 이야기가 그저 몇몇 학생들의 사례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말할지 모르겠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한국의 학문하는 풍토가 갑갑하다. 한국의 식민화된 학문 풍토에서는 보편적인 것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이상한 관념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례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것을 폄훼하는 경향마저 있다. 그러나 'sample'과 'example'은 아주 다른 것이다. 'sample'이 무작위로 뽑아내는 어떤 사례라고 한다면 'example'은 그 자체가 보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례로 사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이다. ... 학문이란 'sample'에서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인 'example'을 뽑아내는 과정이다.
(21쪽, <뒷문으로 성장하다>에서) 이 책에 관한, 이 책에서 엄기호가 시도하고 있는 바에 관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설명입니다. 저는 독자로서 이러한 시도에 '신선하다'는 평가를 얹고 싶습니다. 엄기호의 말대로 "한국의 학문 풍토"에서 엄기호의 이 책은 그야말로 '신선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비하는 생생한 사례를 접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지나치게 특수한 상황을 피하면서 보편성을 획득할만한 적절한 사례를 찾아낸다면 그것은 sample이 아니라 example이 됩니다. 이 책에서는 가히 '이 시대의 청춘'에 관한 온갖 example을 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생생함과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책의 내용 속으로 빨려들게 하고 그들에게 감정이입되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4. 청춘들이 처한 처지와 청춘들의 생각 젊은 세대(주로 20대 초반)의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들이 속해 있는 사회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할까. ... 엄기호는 이 책에서 이런 의문을 상당 정도 충족시켜 줍니다. 사회의 앞으로를 짊어질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처럼 철부지도 아니며 가볍게 살지도 않으며 생각이 없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처절히 겪어내고 있으며 철저히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엄기호가 인용하는 어느 대학생의 사회 인식. 누가 '요즘 애들'이 생각없다 하는가! " ... 우리에게 자유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것이다. 부자인 아이들은 하루 종일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을 수 있으니 좋은 성적을 맞을 수 있다. 그들도 절약이라는 단어를 배우지만 '살 수 없는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중산층의 아이들은 자신이 노력하면 어쩌면 삼성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삼성의 CEO가 되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가난한 아이들은 대를 물려 내려온 가난함이 자신의 것이 되리라는 것을 안다. 우리 세대의 자유란 그리고 지금 통용되는 자유란 '계층적, 경제적 차등에 따른 제한된 선택의 자유'라고 할 수 있다. ... " (자은)
(203-204쪽, <돈이 자유라는 말의 의미>에서) 5. 청춘들의 대응방식을 바라보는 입장? 그들의 대응방식은 기존에 없던 것이라 할만한데 이는 그들이 처한 처지가 지금까지 없던 것이어서 그런 것이죠. 자꾸만 예전의 잣대로 그들을 해석하고 가르치려 들지만 그것은 예전 것일 뿐입니다. 그들에겐 그게 '꼰대' 냄새가 날 따름입니다. 언제 기성세대가 1년에 천만원씩 하는 등록금을 대기 위해 시간을 쪼개가며 알바를 뛴 적이 있으며 언제 기성세대가 대학졸업 후에도 절반이 비정규직으로 취업해야 하는 현실을 맞이한 적이 있는가 말입니다. 지금의 '청춘'에 대해서는 지금의 청춘이 처한 입장에 서보고 나서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신영복 선생은 「처음처럼」의 <발>이라는 글에서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며,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하다"고 말씀하시며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이, 실천보다는 입장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입장의 동일함, 그것이 관계의 최고 형태라고 가르치셨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세상에 대해 동일한 답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241쪽, <다시 교실에서>에서) 6. 다양함과 산만함 사이.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어서인지 독자로서 접하는 영역은 넓습니다만 다소 산만한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별 다섯으로 이야기할 때 별 반개 정도 깎고 싶은 그런 느낌? ^^; 글쓴이 엄기호가 정리를 잘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정리가 간혹 깔끔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엄기호가 얻은 원 자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책의 목적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 자료를 책의 형태로 만들어 출간하면서 엄기호는 뜻한 바가 있었을텐데 간혹 그 원 자료들 주변을 맴돌 뿐 명쾌한 정리를 해내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엄기호가 이 책에서 해낸 만큼을 보여주는 책도 찾긴 어렵습니다만, 솔직한 심정은 그렇단. 그리고 말이 났으니 말이지 제 나름의 심리적 별점 별 네 개 반 정도의 책을 접하기도 쉽지 않죠. ^^ 2011 0113 목 17:30 ... 17:40 가닥잡기 2011 0113 목 19:30 ... 19:40 본문작성 2011 0114 금 14:30 ... 15:00 인용입력 2011 0114 금 16:30 ... 17:00 비프리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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